15년 만에 제정된 반쪽짜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참담하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적용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유예

산재 유가족 및 노동계의 요구에서 대폭 축소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재 유가족 및 노동, 시민사회 단체 등은 15년 만에 제정된 중대재해기업특별법이 누더기로 전락했다며 정부와 국회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날 저녁,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국회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큰 문제는 ‘법 적용에서의 차별’”이라며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로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죽음조차 제외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을 유예하며 ’일터 괴롭힘에 의한 죽음‘은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처: 민주노총]

아울러 “시민재해도 각종 기준을 들이대며 협소하게 적용하고, 수많은 사고가 발주처의 무리한 공기단축에서 비롯되는데도 발주처 처벌을 제외했다”며 “불법인허가 부실관리감독에 대한 공무원 처벌 도입도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고 이한빛 PD 아버지)과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발전소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어머니) 등 산재 피해 유가족과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태의, 김주환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제대로 된 법 제정을 요구하며 길게는 한 달 넘게 국회 앞 단식 농성을 이어왔다. 현린 노동당 대표,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등 사회주의정당 대표들과 이진숙 충청남도 인권위원회 위원장 등도 지난해 28일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산재 피해 유가족들은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큰 아쉬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이사장은 “법안 논의 할 때마다 법이 깎여나가는 것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사람 죽는 것을 막지 못한 정부가 오히려 법안을 망치고 나서는 게 너무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태규 노동자 누나인 김도현 씨 역시 “너무 아쉽다. 벌금 하한선이 삭제되고, 일터 괴롭힘과 발주처 처벌도 빠지고, 인과관계 추정도 빠졌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제외되고 유예됐다”며 “죽음마저 차별하는 법이 돼 너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와 민주당의 기만적 행태”라며 “이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죽는다면 그것은 온전히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다. 산업재해로 사망해도 온전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온전히 민주당의 책임이다.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역시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과정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거대 양당, 문재인 정권과 관료집단 등 기존 정치세력은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자본가들을 위해 존재하는 세력들이라는 사실”이라며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제 더 큰 투쟁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린 노동당 대표는 “죽음 앞에서도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 민중이 아닌 자본의 편에 섰다. 누더기가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죽음에서마저 차별과 불평등을 남겨 뒀다”며 “이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죽음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노동자 민중의 몫으로 남겨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말부터 단식에 돌입한 산재유가족 및 노동계 등은 8일 단식을 중단했다.

한편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은 자본의 요구에 굴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온전한 제정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규탄의 입장을 밝힌다”라며 “성과와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취지를 받아 안고 더 이상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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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날 저녁,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국회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큰 문제는 ‘법 적용에서의 차별’”이라며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로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죽음조차 제외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을 유예하며 ’일터 괴롭힘에 의한 죽음‘은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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