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으로 돌아보는 2020년의 국제연대

[INTERNATIONAL]

[출처: 로이터 화면캡처]

BTS의 노란 우산

BTS에게 2020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고, 동양인에게 폐쇄적이던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했다. 대중음악을 넘어 하나의 전 지구적인 현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BTS의 영향력은 세계 각국의 정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미국을 흔들었던 미국 대선과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시위다. BTS의 팬덤인 아미를 비롯한 미국의 케이팝 팬들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BLM에 맞서 만든 해시태그인 ‘백인 생명은 소중하다(#WhiteLivesMatter)’를 무력화하기 위해 좋아하는 가수의 팬캠(팬들이 직접 찍은 가수영상)을 #WhiteLives Matter 해시태그에 올렸다. 즉, 온라인에서 백인우월 주의자들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케이팝 가수들의 팬캠이 검색되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온라인 선동이 무력화된 것이다. 이 방식은 미국의 댈러스 경찰청이 인종차별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해 불법폭력 행위를 제보하라고 만든 전용 앱에 케이팝 팬들이 팬캠을 도배하면서 또 화제가 됐다.

아미를 비롯한 케이팝 팬들은 트럼프의 선거 유세마저 차질을 빚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했다. 트럼프의 6월 오클라호마 유세를 앞두고 케이팝 팬들과 틱톡(동영상 위주의 SNS) 유저들은 유세 티켓을 예매했다가 취소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캠프를 농락했다. 트럼프 캠프는 처음에 많은 선거 유세 티켓이 팔리는 것을 보며 흥행을 장담했지만, 실제로 참여한 인원이 얼마 되지 않자 혼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케이팝 팬들의 적극적인 온라인 행동을 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이렇게 케이팝 팬들의 활동이 미국의 정치와 사회운동에서 주목받으면서 케이팝을 대표하는 BTS의 정치적 영향력도 주목받게 됐다. BTS가 2020년 10월 한미우호 관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밴틀리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한다”라는 수상소감을 내자 중국 네티즌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그런데 이런 중국 네티즌들의 극성스러운 반응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정부는 BTS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은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입장까지 냈다. 이런 상황에서 BTS 멤버인 정국 씨가 검은 옷에 노란 우산을 쓴 사진을 내놓자 홍콩 네티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은 BTS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구속된 홍콩 활동가 조슈아 웡은 자신도 ‘아미’라면서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BTS 트위터 계정 화면캡처]

실제로 BTS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공격을 의식하고, 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의도했는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BTS의 행동과 말 하나 하나가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미-중 갈등과 홍콩 시위와 같은 현안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됐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BTS의 팬덤인 아미 내부에서도 BTS 행보의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BTS의 세계적인 정치적 영향력은 그동안 한국 사회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어서, 국제연대 활동가로서도 이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적어도 BTS가 팬들이 지향하고 참여하는 주장과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거기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사업적 측면에서 계획된 연출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국가, 종교, 블랙핑크

BTS와 더불어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국 아이돌 그룹이 또 있다. 바로 블랙핑크다. 블랙핑크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는 일화가 최근 한국에도 있었다. 지난 9월부터 태국의 10대와 20대가 주축이 돼 시작된 민주화 시위에서 태국의 소녀시대 팬덤을 비롯한 케이팝 팬들의 활동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태국 시위대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는 모습은 지난 기고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 청년들도 본국의 민주화 시위에 호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2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로 인해 99명으로 인원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 청년들은 세 손가락을 높이 올리고 조국의 민주주의와 왕실 개혁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날 행사에 한 태국 청년은 “국가, 종교, 블랙핑크”라는 피켓을 들고 참여하기도 했다.

태국에서 국가, 종교(불교), 왕실은 태국을 지탱하는 3대 기둥으로 간주한다. 즉, 국가와 불교, 왕실은 태국에서 성역으로 여겨졌다. 그중에서 왕실은 국가와 불교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하며 입헌군주제 이상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한편, 군부 쿠데타와 독재를 사실상 묵인해왔다. 그런데 최근 태국 청년들이 왕실이 바로 민주주의와 불평등한 사회체제의 걸림돌이라고 지목하며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것은 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진행된 시위에 태국 청년이 들고나온 피켓이 얼마나 전복적인 메시지였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태국을 지탱해왔던 3대 기둥 중 왕실의 자리에 ‘블랙핑크’를 쓴 것은 블랙핑크에 대한 팬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K-POP보다 팬덤

그동안 한국의 소위 거대 연예기획사로 불리는 SM과 YG, JYP는 정치적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 문제에도 침묵을 지켜왔다. 특히 JYP는 지난 2016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트와이스 멤버 쯔위 씨의 ‘대만 국기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기에 거대 연예기획사 입장에선 더욱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BTS의 사례에서 보듯 케이팝을 소비하는 세계 청년 세대의 정치적 혹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케이팝 그룹들이 더는 침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블랙핑크는 지난 12월 9일 자신들의 공식 유튜브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올렸다. 블랙핑크 소속사인 YG 소속 아티스트들과 경영진이 그동안 여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음을 고려하면, 블랙핑크의 이러한 행보는 이례적이다. 기후 위기 문제가 정치적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블랙핑크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그룹이 이제는 더 이상 사회적 이슈에 대해 침묵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POP이 저항적인 것이 아니라 K-POP을 즐기는 청년들의 행동이 때로는 저항으로, 때로는 연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목할 점은 왜 이 시대 지구의 청년들은 노동조합이나 정당, 사회단체가 아닌 케이팝 팬덤의 형태로 사회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가이다. ‘왜 K-POP인가’보다 ‘왜 팬덤인가?’로 이 놀라운 현상에 대한 분석의 초점이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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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세상 독자

    한국 노동단체 별 다섯 개 능력 탄생. 축하합니다.

  • 역사 해설위원

    해설위원:네 왕끼선수와 멧돼지 선수가 링으로 올랐습니다. 양 선수를 비교분석해보겠습니다.

    왕끼
    주무기:잠수, 훅, 정통학자
    팔길이:보통
    키:작음
    몸무게:보통
    경험:일용직
    역대 전적:학창시절 주먹 좀 써 봄
    상대 전적:없음
    약점:술 취한 소리를 잘 하거나 건망증이 심함, 극빈한 생활에서 나오는 습관적 민족 극우 발상
    시중 평가:왕 거지
    한참 때의 주량:소주 1병+막걸리 2병+맥주 3병
    전문가들의 경기결과 전망:약세
    향후 희망:스딸린 유형의 한반도 왕

    멧돼지
    주무기:권투도장 출근율 개근상, 뒤통수, 정통적 욕설
    팔길이:보통
    키:작음
    몸무게:과체중
    경험:대공장 등
    역대 전적:군대에서는 누비고 놀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심부름도 못함
    상대전적:없음
    약점:과대망상이 심함, 극빈한 생활에서 나오는 습관적 세계 극우 발상
    시중 평가:담배 꽁초를 피워도 한번 쓸 때는 씀씀이가 큼
    한참 때의 주량:소주 10병+막걸리 5병+맥주 한 박스
    전문가들의 경기결과 전망:우세, 보합세
    향후 희망:빨리 죽거나 러시아 역사 유형의 세계적인 한국의 왕

    아나운서:네, 양 선수가 서로를 얕잡아 보면서 속으로 "네 놈 오늘 잘 만났다"고 하면서도 긴장하는 표정이 나는군요. 상대선수 비교분석을 볼 때 멧돼지 선수가 우세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비슷하군요. 멧돼지 선수는 15라운드를 다 마칠 수 있겠습니까. 멧돼지 선수는 초반 케이오 승을 노리고, 왕끼 선수는 15라운드를 다 채우면서 판정승을 노릴 가능성이 높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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