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장기화에 건보고객센터지부 “500리 걸어 청와대 가겠다”

경찰, 차벽과 병력으로 도보행진 시작부터 가로막아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3차 파업 34일 차를 맞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 거점인 원주부터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에 나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객센터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요구를 회피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정부에 직접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3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있는 원주를 출발해 여주, 이천, 용인동부, 인천경기, 강남서부지사 등을 거쳐 오는 8월 10일 청와대에 도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약속 이행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핑계로 과도하게 집회를 제한하는 정부에 노동 탄압 문제를 직접 따지겠다고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단 하나도 누릴 수 없어 노동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간다”라며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했던 그 정책은 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 왜 넘지 않으려 하는 건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묻겠다”라고 밝혔다.


12일째 단식 중인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를 탄압하고 소리조차 못 내게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석부지부장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공단은 공단이 단독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제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이 되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라며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는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면서도 집회에 대해서만 4단계를 적용해 노동자들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집회를 막고 있다. 이게 올바른 나라냐”라고 따져 물었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더 이상 정부의 약속을 믿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약속을 길게는 4년씩 기다렸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무려 6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용익 이사장이 한 약속을 기다렸다”라며 “더 이상 곡기를 끊은 노동자를 두고 볼 수만은 없어 가장 평화로운 방식인 도보행진을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의 말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논의의 진전도 없이 기다리기만을 강요당하고 있다. 파업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대화 국면이 막혀버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부가 3차 파업에 돌입하자 직접 교섭을 중단했고,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대화 국면이 아니라며 회의 개최 주기를 늘렸다. 매주 진행되던 회의는 2주에 한 번으로 느슨해지더니, 8차 회의(7월 23일) 이후엔 3주 뒤에 회의를 재개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노동자 손발 묶는 경찰 통제 지속돼


한편,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를 향한 경찰의 통제는 여전히 인권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도보행진을 선포하고도 경찰에 막혀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국민건강보험 공단 정문 앞 농성장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앞서 원주시는 집회에 대해서만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 모든 집회를 불법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차벽과 병력을 동원해 지부의 모든 집회 개최를 막고 있고,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소환해 지부를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조합원들의 1인 시위에 대해서도 ‘변형된 집회’라는 이유로 종료를 강요하는 등 편법을 동원해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3일 기자회견 역시 경찰 병력에 둘러싸여 진행됐다. 기자회견을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원주 경찰서는 불법 집회를 이유로 세 차례의 해산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진행돼야 할 도보행진 역시 막아섰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이 한 사람씩 거리를 둔 채 빠져나가려 했지만 경찰은 통행을 막았다. 지부에선 경찰이 노동자들의 통행을 가로막을 이유가 없다며 반발했지만, 경찰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박준선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해산하려는 노동자들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떤 모순이냐”라며 “충분히 거리두기하면서 한 명씩 걸어가는 것이 코로나 확산에 문제가 있다면 증거를 가져오라. 다른 노동자들도 지하철 타고 버스 타면서 이동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펴지 말라”라며 경찰에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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