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택시 저임금 구조, 시민안전 담보 불가”

“택시 월급제 요구” 고공농성 100일…사업주, 노동시간 축소로 저임금 양산

택시 노동자가 ‘택시 완전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100일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관련 법 조항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현재 명재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동원택시분회장은 세종특별자치시 국토교통부 앞 20미터 망루 위에서 9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9년 통과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택시발전법) 개정안이 택시노동자 임금 지급의 기초가 되는 노동시간을 ‘1주 40시간’으로 정했지만, 서울시를 제외한 지역은 적용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법의 제11조 2항에서는 법이 시행된 서울시의 성과, 사업구역별 매출액 등을 검토해 ‘5년 이내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같은 해에는 택시발전법뿐 아니라, 택시 노동자의 510일이라는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통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도 개정됐다. 이 법의 취지는 난폭운전 등의 원인이 됐던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택시 월급제를 시행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택시사업주들이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하고 배차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저임금 구조를 여전히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22개 시민사회단체들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하는 관련 법 조항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택시사업주들은 소정근로시간을 일 3.5시간 이하로 축소해 택시노동자들의 목을 조여 왔다. 월급 90만 원으로 한 달을 생활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물으며 “택시노동자들이 저임금 노동에 쓰러져 갈 때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선근 공공교통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택시 월급제 문제는 정부 여당인 민주당인 김대중 정권 때부터 국민에게 약속했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관련 법 개정안에 독소조항이 포함되며 법 통과 전보다도 열악한 상황이 됐다”라며 “대통령령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승렬 NCCK인권센터 목사는 “법안을 만들었음에도 시행을 보류하고 있는 것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임기가 종료될 시기임에도 택시노동자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재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다른 지역도 주 40시간을 적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기존 택시사업주들은 사납금제, 지입제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택시발전법 11조 2가 즉각 시행돼야 하는 이유”라며 “고공농성 하는 동지가 밑에서 죽으나 위에서 죽으나 똑같다는 심정으로 (고공농성에) 임하고 있다. 빠른 법 실시를 통해 이용객들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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