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 “돌봄 정책 미비”…돌봄노동자, 국정감사 질의

공공운수노조 “정부 약속, 돌봄 정책 이행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필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돌봄 노동자들이 정부의 사회 서비스 정책 이행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원을 통한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지만,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6일부터 이틀간 이뤄질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하루 앞두고 공공운수노조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약속한 돌봄 정책 이행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혜영 의원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과 함께 질의서를 관련 부처에 제출한 상황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 국정과제로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확충’을 선정했다. 사회서비스원(당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사회서비스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직접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속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질 향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2019년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 추진계획’에서 2022년까지 광역시도별 사회서비스원 19개 설치를 비롯해 국공립 수탁 및 직영 설립을 통해 보육 시설 510개소, 요양 시설 344개소, 종합방문센터 135개소를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사회서비스원 직영 사회서비스 시설 확충 목표인 989개소 대비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44개로 4.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내년 2022년을 앞두고 노조에서는 “정부가 사회서비스 강화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지속해서 사회서비스(돌봄) 관련 예산을 늘려왔다. 하지만 그 예산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의 99%가 민간 사업자 및 법인인 상황”이라 “좋은 돌봄 확대와 돌봄 노동자의 처우개선은 요원한 것이 오늘날 돌봄 현장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저임금에 인력난 시달리는 돌봄 노동자

보육교사들은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 차별 문제와 함께 지난 2020년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보육교사 권익 보호 및 지원방안’ 추진 현황 등에 대해 질의를 넣었다. 지난해 노조의 조사 결과 보육교사의 89%가량이 최저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정 노동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현정 보육지부 조직국장은 “10년 차 보육교사의 경우 국공립, 법인, 직장어린이집에는 보건복지부 기준의 10호봉인 월 235만 원을 받지만, 민간·가정어린이집은 최저임금인 월 182만여 원을 받았다”라며 “호봉표를 적용받는 보육교사들 또한 호봉이 높다는 이유로 다시 민간·가정 어린이집으로 내몰린다. 보육교사 임금 차별 문제는 차별을 넘어 보육노동자의 고용안정까지 침해한다”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쉬기조차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은 현행 이용자와 요양보호사 비율(인력 기준)을 2.5:1에서 2:1로 축소해 나가야 하며, 무엇보다 야간에 요양보호사 2인 1조 배치를 의무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다.

또한 이들 조합원의 80.1%는 관공서 휴일을 근무일에서 제외당하고, 63%는 관공서 공휴일에 쉬었으나 이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관련해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 근로기준법상의 유급휴일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해석의 내용은 “휴무일 등 애초부터 근로 제공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날이 관공서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해당일을 유급으로 처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관공서 유급휴일 적용률 확대를 위한 방안을 질의했다.

배운태 의료연대본부 울산동구요양원분회장은 “우리 요양원은 입소 어르신 68명에 요양보호사가 28명이다. 요양보호사 28명 중 1일 근무자는 모두 12~13명이다. 요양보호사 1명당 5.6명에서 5.2명의 어르신 케어를 한다는 얘기가 된다”라며 더구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휴게시간과 관공서 유급휴일 적용을 받으려면 현재 인력 기준으로는 도저히 답이 없다”라고 했다.

“민간 운영, 서비스 질 향상은 역부족”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의 99.9%는 민간 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전국 장애인활동지원사 10만 명 중 58명만이 사회서비스원에 소속돼 있다. 여기서 일하는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에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에 “사회서비스원 설치 시 지역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의 활동지원서비스 제공기관(확대형 종합방문센터)을 설치하도록 표준사업 모델을 개선할지 여부”를 질의했다.

김완수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사무국장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대부분 민간기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기관 운영 및 서비스 제공 관리 등 중개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어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사회서비스원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를 촉구했다.

사회복지사들은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와 단일임금체계 적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가 민간위탁 사회복지시설의 실질적 사용자라며 노동자와 임금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정부·수탁자·노동자 3자 협의회 등의 소통창구 마련안에 대해서 질의했다.

관련해 박영민 사회복지지부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가 스스로정한 임금가이드라인마저 지키지 않는 주무시설을 지속적으로 방치한다”라며 또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중앙, 지방정부 차원으로 확대하면서 인력은 꼭 비정규직으로 뽑는다”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라정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정부가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시설 확충과 전일·월급제 직접고용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까지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493개, 국공립 요양시설 341개, 종합재가센터 111개를 지어야 하는데 가능하겠나”라고 물으며 “전국 설립의 사회서비스원 직영 종합재가센터의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월급제 고용을 50% 수준으로 하겠다더니 서울시가 직접 예산을 투입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빼고는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월급제 고용 달성률은 0%”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돌봄 노동자들은 내일부터 진행될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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