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망 없는 경제성장률 “‘국가책임일자리’가 필요하다”

공공운수노조 20대 대선 정책 토론회 열려

2050 탄소 중립이 이뤄지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가가 직접 고용을 창출하는 ‘국가책임일자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이 금융·자본 부양에 초점이 맞춰지는 문제도 지적됐다.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교육장에서 일자리 문제에 대한 국가책임의 필요성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구조 개선 방안을 주제로 ‘20대 대선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성장 요인을 종합하면, 어떤 경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석만 참세상연구소 연구위원은 “기후 영향을 배제하고 현재의 경제·사회적 영향만을 고려해도 GDP 성장률은 꾸준히 줄어 2050년 성장률은 1%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GDP 감소액은 연간 1%에 달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홍석만 연구위원은 “2050 탄소중립 시 2050년 실질 GDP 성장률은 ‘0’에 도달”한다며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2035~2040년 사이 ‘0’에 도달한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불평등이 확산하고 실업이 확대됐으나, 앞으로 더 악화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사라진 일자리 숫자가 2억2500만 개(8.8%)로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4배 많은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4월 ‘2021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했는데, 전 세계 억만장자는 2755명으로 전년 대비 660명 증가했다. 한국 역시 44명으로 지난해 28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실정이 이러한데 한국 정부는 기업 지원에 집중적으로 재정 지출을 해왔다. 코로나19 유행 후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 재정지출은 지난해 8월까지를 기준으로 약 277조 원(GDP의 14.4%)이었는데, 이 중 금융지원 관련 지출이 무려 200조 원 이상이었다.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부실장은 “정부가 제출한 하반기 경제 정책방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본 위주 조치를 폭넓게 제출했으나, 양질의 일자리 공급대책이나 노동권 증진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라며 “이와 같은 ‘자본 선별 국가개입’은 결국 ‘K자 회복’을 더욱 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이 부실장은 “정부 대책이 고용확장이 아닌 고용유지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라며 “불안정 노동의 일상화가 평균이 돼버리면 정규직은 자격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다. 건강보험고객센터처럼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또 “노조는 노동시장을 교란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배분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책임일자리가 △기존 공공부문 고용의 확대 △공공성 확장을 통한 고용 확대 △노동시간 단축 등의 방법을 통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책임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영역으로 에너지, 공공의료, 돌봄, 기간산업, 안전 관련 일자리를 비롯해 민영화 부분의 재공영화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서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다수의 노동자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강조됐다. 김경근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광범위한 예외 사유를 인정했기 때문에 제외된 경우도 있고, 기관의 임의적 기준으로 전환을 지연시킨 경우도 있다. 또 2017년 이후 신규 지정된 공공기관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전혀 포함하지 않기도 했다”라며 이 때문에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숫자를 줄이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비정규직 일자리가 더욱 증가하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지난 2월부터 파업 투쟁 등을 벌이며 직접고용 투쟁을 벌인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도 참여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알렸다. 이들은 민간위탁에서 최근 공단 소속기관으로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다.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장 직무대행은 “소속기관으로 고용이 될 경우 예산편성, 인사, 임금체계 등은 공단과 별도로 운영됨에도 공단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공정가치 연대’는 역차별이라 반발하며 소속기관 설립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때문에 노노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20대 대선 정책토론회는 “코로나 불평등, 공공성이 치료제다, 노동권이 백신이다”라는 제목으로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이날은 △운수부문 안전과 노동권 보장 △돌봄의 국가책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노조 20대 대선 요구 발표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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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코로나가 극복되는 과정처럼 비정규직 문제도 철저한 방역체계로 부작용이 없는 과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