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를 생생하게 드러냅시다!

[기고] 1월 12일, 청년 발언대회를 개최하며

2016년 촛불 투쟁을 기억합니다. 당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청년들은 다른 한 편, 자기 삶의 문제 또한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삶,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로 떠밀려야 하는 삶, 학자금, 생활비로 수천만 원 빚만 줄줄이 져야 하는 삶이 제발 좀 바뀌기를 바라며 청년들은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투쟁에 나섰을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 투쟁 이후에도 청년들은 여전히 구직난에 시달려야 했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해야 했고, 좁아터진 방 한 칸에 몸을 구겨 넣어야 했고, 빚더미를 짊어져야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함께 끝장날 줄 알았던 지긋지긋한 삶의 문제들이 여전히 청년들의 삶을 옥죄었던 것입니다.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은 이러한 청년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본주의와 싸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2020년 4월 10일, <청년 발언대회>를 개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한 문재인 정권의 집회 시위 금지로 청년 발언대회는 수차례 연기됐고, 약 1년 9개월 지난 2022년 1월, 비로소 개최를 앞두게 됐습니다.

그 사이 청년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청년 넷 중 한 명이 실업자에, 청년 노동자의 40%가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청년들을 더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았습니다. 일자리 문제가 악화되며 소득이 없어진 청년들은 비싼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지다 신용불량자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도 없고, 제대로 된 방 한 칸 구할 수 없고, 빚만 가득 쌓인 청년들의 삶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 청년들의 우울증 지수는 전 세대 통틀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자살률이 OECD 1위인 한국, 자살 사망자 중 2030 청년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청년 자살률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이토록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우리가 못나서,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는 원인을 이젠 정확히 가리켜야 합니다.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청년들의 삶을 망친 주범, 자본주의

우리가 사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이 자본가들에 의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고,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들은 자본가에게 자기 노동력을 팔아야지만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체제입니다. 자본가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고, 더 많은 이윤을 벌어들이기 위해 기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체 자본 중 기계, 설비에 투하되는 자본의 비중이 늘어나고, 그에 반해 노동력의 구매에 투입되는 자본의 비중이 줄어듭니다.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발전하면 할수록 일자리가 그만큼 생기지 않거나 도리어 줄어드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의 국면에 접어들게 됩니다. 실업이 만성적인 것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자본가들이 벌어들이는 이윤은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이윤을 확대하기 위해 노동자 착취를 강화합니다. 때문에 장시간 저임금으로 쉽게 쓰고 쉽게 버릴 수 있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도리어 늘어나게 됩니다. 오늘날 청년들이 ‘실업, 혹은 비정규직’으로 고통받는 이유는 바로 자본주의 그 자체에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자본주의에서는 토지가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고, 토지 소유자들은 토지를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대를 수취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개발 등을 통해 토지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토지 소유자들은 지대를 인상합니다. 결국 지대와 지가는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토지 소유자들은 단순히 토지를 사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사회 발전의 성과를 자기 주머니로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토지와 주택이 가장 안정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써 투기꾼들의 투전판이 되고, 청년들을 비롯한 대다수 민중들은 주거문제로 고통받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부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것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생산되는 상품생산사회입니다. 먹거리, 의복 등 생필품은 물론, 몸 하나 누일 방, 심지어는 교육까지도 상품으로 판매되는 사회입니다. 청년들이 학교 간판 하나 이력서에 보태려 비싼 학자금 대출을 받고, 소득은 없어도 산 입에 거미줄 칠 순 없어 생활비를 빌리고, 몸 누일 방 한 칸 구하기 위해 거액의 빚을 져야 하는 현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청년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 주거, 부채 문제는 자본주의가 ‘잘못’ 돌아가서가 아니라 오히려 잘 돌아갔기 때문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문제입니다. 자본가들이 이윤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줄이고, 남은 일자리는 열악한 비정규직으로 채웠기 때문에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는 것입니다. 토지를 사적으로 소유한 지주들의 돈 잔치 때문에 청년들이 열악한 방으로 내쫓기거나, 집이 없어 피씨방, 찜질방을 전전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생산되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청년들이 빚쟁이가 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자본주의는 장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그리고 2020년 세계대공황의 발발로 이러한 문제들은 더욱 증폭되었으며, 앞으로도 더욱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악화일로의 청년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문제의 주범을 건드려야 합니다.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선 자본주의를 건드려야 한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 모두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호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 모두에게 민중들, 청년들은 불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령 자유주의세력의 경우, 조국 사태와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성폭력사건 등을 거치며 입으로는 개혁을 외쳐왔지만 실상 이 사회의 또 다른 기득권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고, 당헌까지 고쳐가며 지난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청년들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청년들의 역사적 경험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망언을 내뱉는 등, 전혀 자기 객관화를 하지 못하다가 민중들, 청년들에 의해 철저하게 심판받았습니다. 더 나아가 2021년 12월 24일, 적폐세력의 상징 박근혜를 사면하며 촛불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을 우롱하는 행태까지 일삼았습니다.

수구세력은 어떻습니까?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 수구세력은 최저임금제나 근로기준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여성가족부를 없애자는 등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반복하며 박근혜와 함께 무너졌어야 할 낡은 세력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며, 2017년 지방선거와 2018년 총선에서 참패했습니다. 최근 자유주의세력의 실정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정권재창출을 노리고 있지만, 대선후보로 나선 윤석열이 “120시간 일할 자유를 주어야 한다”, “임금만 같다면 비정규직-정규직 차이 없다”,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등 하루에 하나 꼴로 망언을 쏟아내는 등,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체 어느 청년이 일자리 문제로 힘든데 “임금만 같다면 비정규직-정규직 다를 것이 없다”(윤석열)는 등의 망언을 듣고 진지하게 이를 지지하겠습니까? 2021년 하반기에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채용계획을 못 잡았거나 아예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 하였고,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날이 갈수록 줄어들기만 하는 현실에서,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드는 것"(이재명)이라는, 현실에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하는 자들의 말을 믿겠습니까? 대체 어느 청년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재개발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며 입을 모으는 양대 정치세력들의 말을 진지하게 대안이라 여기겠습니까? 청년들의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건드려야 합니다. 하지만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 모두 자본가 정치세력으로, 자본주의를 건드릴 생각조차 없습니다. 이는 두 세력 모두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십수 년간 수구세력과 자유주의세력이 정권을 주고 받아왔지만, 청년들의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도리어 악화되어 왔다는 것을 청년들은 자기 삶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가령 한국갤럽에서 2021년 12월 셋째 주에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의 비율이 20대에서는 무려 50%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많다는 것은 청년들이 ‘자유주의세력도 수구세력도 넌덜머리가 나는 세력이다’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일자리 문제, 주거 문제, 부채 문제 등 청년들의 삶을 망친 여러 문제들을 해결 못한 낡은 자본가 정치세력들의 헛소리를 참지 말고, 청년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고, 반자본주의, 사회주의로 나아가자는 이야기가 청년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나와야 할 때인 것입니다.

1월 12일, 청년 발언대회에 모여 외칩시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사회주의가 답이다!”


1997년 세계대공황과 2008년 세계대공황, 그리고 2020년 세계대공황을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은 한 번도 자본주의의 호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채, 실업, 비정규직, 주거빈곤, 신용불량을 당연한 듯 여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가 역사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지금, 청년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 자본주의를 문제 삼아야 합니다.

최근 ‘MZ세대 청년들의 특징은 개인주의, 우경화’라는 주장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세계 곳곳의 청년들 사이에서는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의식이 고양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청년의 78%가 주거문제의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다고 답변했고, 67%의 청년들이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살고 싶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청년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2019년 58%에서, 2021년 49%로 감소한 데 반해,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19년 38%에서 2021년 46%로 증가하였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이라고 못할 것이 없습니다. ‘실업자냐 비정규직이냐’ 양자택일 선택지로 고통받는, 반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에 지친 몸을 쑤셔 넣는 현실은, 빚으로 빚을 갚으며 빈곤의 수렁에 빠져드는 현실은 한국의 청년들도 반자본주의, 사회주의를 충분히 외칠 수 있고, 외쳐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물에 다다른 자본주의를 뒤집어엎을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은 반면, 자본주의를 참아줄 이유는 단 하나도 청년들에게 없습니다.

2022년 1월 12일 저녁 7시 30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주최 <청년 발언대회 “청년이 말한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사회주의가 답이다!”>가 개최됩니다. 본 발언대회는 자유발언대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발언대회의 취지에 공감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든지 손을 들어 발언을 신청하여 자유로운 주제로 발언하실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참지 맙시다. 이제 자본주의로 고통 받아온 우리들의 분노를 숨기지 말고 드러냅시다. “문제는 자본주의다!”라고 속 시원하게 외칩시다. 청년 여러분들의 진솔하고 솔직한 발언들을 기다립니다. 1월 12일, 청년 발언대회에 함께 해주십시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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