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불법파견 소송 7년째…“늑장 판결로 해고 이어져”

여러 차례 인정된 불법파견…노조 “더 이상 다툴 것이 없다”

7년 넘게 이어진 한국지엠 불법파견 재판이 결국 해를 넘긴 가운데,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노조는 두 달여 전 한국지엠이 노조에 요청한 사내하도급 노동자와 관련한 특별협의가 판결 지연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앞서 지난 2015년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57명은 불법파견 여부를 가리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 2심에서 모두 불법파견 판결이 났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지회)는 5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늑장 판결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지속시키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실제로 재판 기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러 이유로 거리로 쫓겨났다. 지난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위로금도 없이 전원 해고됐다. 이어 2019년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야간 근무가 주간 근무로 축소되면서 해고됐다. 창원공장에서도 2020년 공장 축소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창원부품물류센터 폐쇄로 지난해 3월 해고된 허원 부품물류비정규직지회장은 “물류 폐쇄를 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부터 소송을 걸었다. 소송을 제기하고 재판이 열리기까지 15개월이 걸렸다. 모두 해고된 상태에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라며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은 이미 여러 차례 인정됐다. 대법원 판결로 2013년에는 한국지엠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2016년에는 창원공장 비정규직 5명이 불법파견 소송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뿐만 아니라, 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명령도 이어졌다. 2018년 창원공장 774명, 2020년에는 부평공장 797명, 군산공장 14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이 이뤄졌다. 2020년 7월, 검찰은 한국지엠 카허 카젬 사장을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김경학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이 맞다고 시정명령 내린 것만 세 번이고, 대법원 판결만 두 번이다. 일곱 번이 넘는 재판에서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더 이상 다툴 것이 없다”라며 “하루속히 판결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수 부평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장은 “불과 2개월여 전, 한국지엠 카젬 사장과 키퍼 부사장이 한국공장을 방문했다. 노동자들이 항의 시위를 진행했더니 당일 한국지엠이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인용 결정이 났다”라며 반면 “불법파견 소송은 7년이 걸리고 있다. 대법원은 자본의 눈치 보기를 그만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불법파견 판결이 빨리 났다면 해고되지 않았을 이들이 많다”라며 “지난 10년 동안 한국지엠이 해고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천~3천 명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 사내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특별협의를 금속노조에 제안한 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판결 연기를 요청하는 이유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지회는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공장 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특별협의를 추진하는 것이라기보다, 재판의 진행을 늦추고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생색내기용 정규직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라며 때문에 “대법원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판결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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