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윤 사회주의 대선 후보, 비정규직 투쟁 현장서 출마 선언

“자본주의 손잡는 가짜 진보 말고, 삶을 바꿀 사회주의 필요”


20대 대통령 선거에 ‘사회주의 후보’로 나선 이백윤 후보가 비정규직 투쟁 현장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백윤 후보는 “자본주의를 적당히 고쳐쓰자는 개혁이 아닌, 자본주의와 손잡는 가짜 진보가 아닌, 삶을 바꿀 사회주의라는 대안이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고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밝혔다.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이백윤 공투본)’는 12일 오전 서울 을지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사회주의 대선후보 운동 시작을 알렸다. 서울고용노동청 앞은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이 위치한 곳으로, 이들은 2020년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해고당한 뒤 아직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이백윤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라고 한다. 우리나라 총생산이 80조 원 늘어날 동안, 10대 재벌대기업은 영업이익으로 100조 원을 벌어들였다”라며 “청년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대한민국, 우리의 피와 땀과 눈물은 오늘도 재벌 금고에 차곡차곡 쌓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잇따른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사과 한마디 없던 재벌회장은 오늘도 멸공놀이에 여념이 없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우리의 삶은 대체 언제까지 ‘생존’이어야만, 그리고 ‘연명’이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보수 후보들의 말잔치로 전락한 이번 대선에서 민중을 위한 정치는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대선에서 보수정치는 정의와 공정을 화두로 삼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는 힘을 가진 자들에게만 적용되는 ‘특권’이었다”라며 “가끔 나오는 평등은 ‘능력’과 같은 말이고, ‘공정’은 곧 ‘경쟁’의 다른 이름이다. 세상을 아귀다툼 생존게임으로 만들어놓고 공정한 룰을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기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많은 말의 잔치 안에 정작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 삶을 바꿀 해결책은 빠져있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사회주의’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진정한 자유와 평등과 연대로, 공존과 존엄과 생명으로 저들의 말잔치를, 착취를, 차별을 뒤엎어야 한다. 바로 지금, 지역과 일터에, 우리가 발 디딘 모든 곳에 ‘사회주의 정치’가 필요하다”라며 “모든 사람과 함께 민주적, 생태적 사회주의 운동을, 과감한 혁명을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필요”

이날 기자회견엔 노동, 여성, 환경, 장애, 청년 부문의 활동가들도 참석해 이백윤 후보의 출마 선언을 지지했다.


지난해 해고 상태로 정년을 맞은 기노진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기 씨는 “이번 명절만큼은 추운 길바닥이 아닌 가정으로 돌아가 친지들과 따뜻한 떡국을 나눠 먹을 수 있길 희망한다”라며 “왜 우리가 이 추운 겨울 길바닥에서 노숙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바랐지만, 그것은 온전히 허구였다. 저녁이 있는 삶을 원했지만 그 또한 거짓으로 나타났다”라며 “우리 해고자들은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 명예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수철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대선 후보를 내세우고 이렇게 시민들 앞에선 이 자리가 자랑스럽다”라며 “우리가 설 곳은 국회 앞이나 청와대 앞이 아닌 소외되고 억압받고 있는 노동자, 기층민의 옆자리라는 것을 당당하게 알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온갖 종류의 어려움이 우리를 옥죄고 있다. 당연히 보장돼야 할 주거, 일자리 등이 복지라는 명복 하에 최소한의 것만 주어지고 있다”라며 “사회주의 정당은 이러한 것들을 권리로써 쟁취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수 가사돌봄사회화 공동행동 활동가는 대선후보들의 여성 혐오와 여성 배제적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수 활동가는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를 밀어 올리자 국가의 역할에서 여성을 삭제하고 가족과 저출산 관련해서만 여성을 호명하는 이데올로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라며 “여성에 대한 혐오와 배제적 방식으로 이대남의 지지를 결집시키려는 국민의힘의 행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면 여성의 권리마저 지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민주당 역시 이 이슈로부터 철저하게 거리를 두며 지지층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평등 임금공시제, 가사·돌봄노동의 가치 인정과 공적 공급체계 구축, 임신중지 등 재생산 권리 보장, 성폭력 가해자 중심의 사법 체계 전면 개혁 등 성평등한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며 “차별과 폭력을 넘어 평등과 연대의 대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이백윤 사회주의 대선 후보와 함께하겠다”라고 밝혔다.


서린 기후정의동맹(준) 활동가는 “많은 기후 활동가들이 사회주의 대선 후보 출마를 환영하고 지지하고 하고 있다”라며 “자본주의를 유지하면서 기후 위기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자고 외치는 대선 후보의 등장은 정말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서린 활동가는 “이번 기회로 자본주의 성장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자체를 중단시키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외치는 대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2022년 대선 시기 사회주의 후보 운동을 전개하는 이유도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수 체제전환을 위한 청년시국회의 집행위원은 ‘이대남’을 멋대로 소비하는 정치권, 언론의 행태에 분노했다. 김 집행위원은 “청년과 기성세대를 구분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성별 간의 이해관계로 젠더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한 인간의 삶을 한계짓고 축소하는 방식”이라며 “이런 방식으론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권이 갈등의 정치로 호명하고 소비하는 청년 당사자로서 이해관계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의 문제를 보기 위해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백윤 공투본은 재벌과 기간산업 국유화, 국가책임일자리 보장, 비정규직 제도 철폐, 기후총파업, 통합가사돌봄센터 구축, 재벌 투기부동산과 임대사업자 주택 환수를 통한 주거사회화 등을 요구하며 일터와 거리에서 사회주의 정치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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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이 후보는 보수 후보들의 말잔치로 전락한 이번 대선에서 민중을 위한 정치는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대선에서 보수정치는 정의와 공정을 화두로 삼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는 힘을 가진 자들에게만 적용되는 ‘특권’이었다”라며 “가끔 나오는 평등은 ‘능력’과 같은 말이고, ‘공정’은 곧 ‘경쟁’의 다른 이름이다. 세상을 아귀다툼 생존게임으로 만들어놓고 공정한 룰을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기만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