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농성 1회당 1백만원” 세종호텔 가처분 인용

“정리해고 철회” 세종호텔노조 측 ‘직장폐쇄 해제 가처분’은 기각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재판부가 사측이 낸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을 인용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심지어 노조가 신청한 직장폐쇄 해지 가처분은 기각됐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세종투자개발이 신청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에 대해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회사는 지난 12월 9일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재판부는 사측의 가처분에 대해 직장폐쇄 기간 중 조합원들이 노조 사무실을 제외한 세종호텔 건물에 출입하거나 점거할 경우 1회당 1백만 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세종호텔 반경 100m 이내 장소에서 쟁의행위를 위한 피켓과 현수막 등의 사용을 금지했다.

  현재는 철수한 세종호텔 로비의 농성장. 노조는 지난 13일부로 로비 농성을 중단했고, 세종호텔 앞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이에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는 14일 “(재판부는) 노동조합의 기본 활동과 쟁의행위를 부정하고 가로막았다”라며 “유례없는 재판부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노조가 농성을 벌인) 로비 옆의 베르디 식당은 이미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투숙객들은 아무 문제 없이 호텔을 출입할 수 있다. 해고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조합원으로서 정당한 노조 활동이었고, 부분적·병존적 점거였다”라며 그러나 “재판부는 사측의 주장을 인용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며 적극적·공격적 직장폐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재판부는 정리해고는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쟁의행위의 목적성이 위법하다고 확정적으로 판단했다”라며 그러나 “이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것 외에 다른 근거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을 들어 정리해고 등 기업 구조조정 시행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조가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해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이번 결정문에 썼다.

아울러 재판부는 직장폐쇄가 정당했느냐를 다투는 사건이었음에도, 정리해고에 적법한지에 관한 판단도 담았다. 정리해고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가 무급·유급 휴직, 연차휴가 소진,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노조는 “정리해고에 관해서는 별도의 법률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왜 재판부는 사측의 경영 상황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인정하고, 정리해고의 절차와 선정 기준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월권을 한단 말인가”라며 이후 “정리해고를 다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의도인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 결정문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인 정리해고와 민주노조 탄압에 맞서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중단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8일 재판부의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 13일부로 로비 농성을 중단했고, 세종호텔 앞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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