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진보정당, “CJ대한통운, 노동자 목숨값 돈벌이에 이용”

택배노조 파업 43일 차…진보정당들 모여 파업 지지 입장 발표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파업이 43일째로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정당들은 CJ대한통운에 ‘과로사 돈벌이’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4개 진보정당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4개 진보정당은 택배노조가 요구하는 부속합의서 철회, 저상탑차 문제 해결, 노조 인정 등의 내용은 정당하다며, CJ대한통운이 돈벌이에 혈안이 된 악덕기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요금인상분은 140원이며, 인상분의 절반이 택배기사 수수료에 반영돼 있다”라며 택배노조의 파업을 ‘명분 없는 파업’으로 규정하고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국민 사과와 파업 철회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것”이며, 사실이 아닌 경우라도 “CJ대한통운이 요금인상분의 절반을 어떤 형식으로건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한다면 마찬가지로 파업 철회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택배 요금 인상액이 140원이 아닌 240원가량으로 추정된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김기완 진보당 공동대표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멈춰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요금이 30년 만에 인상됐는데, 택배 노동자들은 유독 CJ대한통운이 인상된 택배요금의 절반 이상을 제 주머니로 넣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우리가 보기에도 맞다. CJ대한통운은 적극적인 반론을 통해 요금 인상분의 50%를 과로사 대책에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맞다고 해도 나머지는 어디에 쓰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국민을 속이는 짓을 CJ대한통운이 하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생계를 포기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데, 전폭적으로 이 투쟁을 지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응호 정의당 부대표는 “노조는 CJ대한통운의 주장에 대한 검증과 약속 이행을 촉구했는데 얼마나 합리적인 제안인가”라며 “노조 투쟁에서 쉽지 않은 노사 상생의 사례이고, 이렇게 양보를 했는데 거부하는 건 CJ대한통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대란의 책임은 노조에 있지 않고, 분명히 사측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예원 녹색당 대표도 “CJ대한통운이 노동자 목숨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김 대표는 “물류와 유통의 혁명이라는 시대에 택배회사는 천문학적 이익을 내면서도 노동자들은 죽고 있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사회적 합의까지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대화를 일절 거부하는 CJ대한통운은 국민과 노조 앞에 똑바로 서서 제대로 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형 택배사 중 왜 CJ대한통운에서만 이러한 착복이 일어나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다른 택배사들은 인상된 요금분을 과로사 해결을 위한 이행에 쓰고 있다는 게 택배노조의 설명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인상된 요금에서 회사가 가져가는 금액을 연 3,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기완 진보당 공동대표는 “3,000억 원이라는 목숨값이 CJ그룹의 신전략 이행과 그룹 경영 승계를 위한 밑천으로 쓰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 회장은 과도한 욕심을 멈추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진보정당들은 정부와 집권여당 민주당을 향해서도 택배노조 파업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요금인상을 용인한 것은 과로사 방지와 택배기사 처우개선을 위한 것이지, 택배사들의 배를 불리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합의 위반 문제인 CJ대한통운의 과로사 돈벌이 문제를 ‘노사 간 문제’라며 방관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오는 10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2박 3일 상경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11일엔 CJ본사 앞에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하는 CJ그룹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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