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쏟아지는 비판…"거대양당 공고해져"

이재명과 윤석열, 대선 막판까지 초박빙 구도 이어져

[출처: 국민의힘 홈페이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3일 새벽 단일화에 전격 합의하면서 대선 정국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단일화로 윤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 지지자들의 이탈과 단일화 반발 작용으로 이 후보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분석도 있어 단일화 효과에 대한 영향은 아직 깜깜한 상황이다.

대선에 출마한 진보 진영 후보들은 이번 단일화를 두고 거대 양당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비판했다. 2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직후 안철수, 윤석열의 단일화까지 이뤄지자 거대 양당으로 수렴되는 대선판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3일 오전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후보에 이어 오늘 안철수 후보도 단일화를 통한 선거중단을 결정했다. 양당정치 종식과 다당제 정치를 소신으로 밝혀왔지만, 결국 거대 정당 앞에 무릎을 꿇었다”라며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경쟁하고 협력하며 거대양당을 넘어서는 정치변화를 이뤄내기를 기대했던 저로서는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어 “거대양당은 이구동성으로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또다시 소수정당을 자신들의 발아래 무릎 꿇리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라며 “양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양당 독점 정치만 강화될 것”이라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를 위해 충청북도를 찾은 김재연 진보당 후보도 단일화에 대해 “정치권이 또다시 이합집산하고, 표 계산에 따라 가치를 내던지며 거대 양당의 공고한 벽이 더 단단해지는 것은 아닌가 국민들이 걱정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3일 충북도청 앞에서 열린 ‘충북 노동자, 농민 김재연 지지 선언’에 참가한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후보가 아니라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왔던 지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라며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70년 동안 견고하게 작동했던 거대 양당의 벽을 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도 3일 논평을 내고 “안철수의 철수로 노조혐오, 반노동, 친재벌, 성장주의 기득권의 카르텔이 완성됐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단일화에 대해 “예견된 결과”였다며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보면 오로지 성장, 노동 유연화, 규제 완화 등 도긴개긴 별반 차이가 없다. 또 선거 이전부터 경쟁적으로 쏟아 냈고 지금도 쏟아 내는 노조혐오와 반노동 발언은 우열을 나눌 수 없었다”라고 두 후보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보수 단일화 이후 민주당이 제기할 사표론에 대해서도 “일터를 떠날 때 던지는 것 말고 다른 사표는 없다”라며 “(민주당은) 정권교체론에 맞서 정치개혁을 주장하며 원조 태극기부대 조원진에게 구애하고 박근령과 손잡으며 김동연을 끌어들여 정치판을 잡탕밥으로 만들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 물결 후보의 사퇴에 따라 이미 완료된 재외국민 투표에서 이들을 찍는 표는 사표가 됐다. 재외국민 투표는 지난달 28일까지 닷새간 진행됐다. 4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선 사퇴 표기가 기재될 예정이다. 본투표에 사용될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됐기에 9일 사용될 용지는 두 후보의 이름이 적힌 채, 사퇴 안내 문구만 투표소에 부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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