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해진 양당체제 속 진보정당 지지율 낮아져

정의당 득표율 약 4%p하락…진보당 소폭 상승, 노동당 하락

20대 대선에서는 공고해진 양당 체제 속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박빙 승부 속에, 유권자의 96.39%(윤석열 48.56%, 이재명 47.83%)가 양당에 표를 던졌다. 이는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1987년 13대 대선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거대 양당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이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득표율 51.55%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8.02%를 얻어, 양당은 총 99.57%의 득표율을 흡수했다.

반면 박근혜 탄핵 촛불 속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양당의 득표율은 65.11%(더불어민주당 문재인 41.08%, 자유한국당 홍준표 24.03%)에 그쳤었다. 이는 군정이 종식된 1992년 14대 대선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9대 대선 당시 24.41%를 얻어 득표율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진보정당의 득표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민주노총은 대선 방침에 따라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 노동당 이백윤 후보를 ‘지지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지난 대선 대비 득표수가 약 60%가량 감소했다. 촛불 정국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득표율 6.17%, 득표수 201만1,458표를 얻어 진보정당 사상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는 득표율 2.37%, 득표수 80만3,358표를 얻는데 그쳤다.

심상정 후보는 개표가 진행 중이던 10일 밤 12시 30분 입장을 내고 “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습니다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민심의 평가인 만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불평등과 기후위기,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로 분명하게 세워냈다”라며 “그 가치를 기반으로 정의당, 다시 뛰겠다”라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지난 대선에 비해 득표율이 소폭 상승했다. 19대 대선 당시 김선동 민중연합당(현 진보당) 후보는 2만7.229표를 얻어 0.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0.11%(3만7,366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입장을 발표하고, 이후 지방선거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연 후보는 “진보정치와 함께 걸어온 지난 20년, 이겨낸 상처는 자부심이 되었고 가시 박힌 발은 더 단단해졌다. 이제 그 역사를 품고 진보의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갈 모든 준비를 마쳤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우리에게 어떤 힘이 있고 또 무엇이 부족한지 알았으니 흔들림 없이 나아갈 일만 남았다”라며 “12번 김재연을 지지해주신 분들을 마중물 삼아 모두의 땀이 빛나는 세상, 노동중심의 자주평등국가를 향해 뚜벅뚜벅 걷겠다”라고 밝혔다.

‘사회주의’를 내걸고 출마한 노동당 이백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0.02%, 득표수 9,176표를 얻었다. 노동당은 18대 대선에서 김소연 무소속 후보의 출마를 주도했던 세력이 결합한 정당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약 45%가량 득표수가 줄었다. 18대 대선에서 ‘노동자 대통령’을 내걸고 출마한 김소연 후보는 득표율 0.05%, 득표수 1만6,687표를 기록한 바 있다.

노동당 이백윤 후보도 이날 “생소할 수도 있는 사회주의 후보와 정책이 많이 낯설고 또 한편에서 레드콤플렉스로 인한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께서 지지해주셨다”라며 “이백윤 선본과 노동당은 선거 때 가졌던 정책과 정치적 방향을 ‘한국 사회주의자 대회’를 통해 다시 확인받고자 한다. 또한 사회주의를 더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기본소득’을 내걸고 출마했던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는 0.05%(1만8,105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기본소득당은 18대 대선에서 김순자 무소속 후보의 출마를 주도한 세력으로, 이번 대선에서는 당시 득표율 0.15%(4만6017표)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본소득당의 전신인 사회당은 2002년 16대 대선과 2007년 17대 대선에도 후보를 냈었다. 16대 대선에는 0.10%(2만2,063표)를, 17대 대선에서는 0.07%(1만8,223표)를 득표한 바 있다.

한편 역대 진보정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대통령 선거는 19대 대선이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득표율 6.17%, 득표수 201만1,458표를 얻었다. 다음으로는 2002년 치러진 16대 대선으로,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3.89%(95만7,148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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