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단체 ‘여성노동연대회의’ 발족 “구조적 성차별 맞설 것”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6개 여성‧노동단체 “여성노동자가 힘 모아야”

여성·노동단체들이 ‘구조적 성차별’에 더 거센 저항으로 맞서겠다며 여성노동연대회의를 발족했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1일 오전 용산 대통령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여성 노동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연대회의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6개 단위가 모였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코로나19 재난은 오랫동안 쌓여온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라며 “첫째, 대면서비스업에 주로 종사한 여성 노동자의 일자리가 가장 먼저 사라졌다. 둘째, 해고의 1순위는 또다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였다. 셋째, 돌봄은 가정으로, 여성에게 떠넘겨졌다”라고 했다.

이에 이들은 “정치가 외면하고, 혐오 세력이 부정해온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 노동자가 힘을 모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5대 요구와 11개 정책 과제에는 △성별 임금 격차 해소(최저임금 인상·성평등 공시제 도입)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개선·성인지적 산업안전 정책 추진·실질적 노동3권 보장) △사각지대 없는 일터(5인 미만 사업장 노동관계법 적용·초단시간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근로자 정의 조항 개정) △돌봄 사회로의 전환(노동시간 단축·돌봄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권리보장 및 처우개선 등 명시) △성평등 노동정책 수립 및 집행력 강화(범정부 차원의 여성 노동자 일자리 대책 및 고용노동부 내 성평등 추진체계 제고) 등이 담겼다.

기자회견에서 여성노동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은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구조적 현실을 지적하며, 각각의 요구에 힘을 실었다.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선 기업이 서열에 따른 임금, 근속연수, 승진 등의 현황을 공개하는 성평등 공시제를 도입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이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사회 진출은 늘었지만, 하위직이나 특정 직종에 집중돼 있다. 영세업체, 비정규직, 저임금 직종에 많이 종사하다 보니 여성은 남성보다 30% 넘게 적은 금액을 받고 있다”면서 “여성을 위한 안정된 일자리, 임금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 여성이 집중된 직종에 대한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헬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연대사업국장은 한국의 산업안전 정책이 남성 중심 사업장, 남성 노동자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며, 성인지적 산업안전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여성 노동자가 주로 종사하는 대면 서비스직 등에서는 산업안전 기준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또한 “밀착된 노동환경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콜센터 노동자들에 대한 산업안전 기준은 미비하다. 한 방향으로 틀어 앉아 일하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예방 대책은 없다. 물류센터 여성 노동자들은 방광염에 시달린다”리고 전했다.

이어 최순임 여성노조 위원장은 여성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조차 일부밖에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초단시간 노동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 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지난해 기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79만5천 명 중 여성은 약 55.4% 이상이다. 초단시간 노동자 185만 명 중 여성은 약 66.4% 이상인 120만 명”이라며 “현행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 및 주 12시간 연장 한도, 연장·야간·휴일 가산 수당 등의 근로기준법을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까지 예외다. 여성 노동자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시간제 노동자는 2008년, 전체 여성 노동자 중 12.75였지만, 정책적 효과로 무려 두 배나 증가했다. 특히 기업은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를 선호하는데, 이들에게는 주휴수당, 4대보험, 퇴직금 등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여성에게 집중된 독박 돌봄을 없애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는 왜 남성에게 장시간 노동과 가장의 책무를 지우고 여성에게 저임금 노동과 독박 돌봄을 강요하는가.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탄력근로와 성차별적인 유연 근무는 성별 분업을 고착화할 뿐”이라면서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노동시장의 차별적 이중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평등 노동정책을 수립하고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관련 국가 정책의 총괄 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 범정부 차원의 여성 노동자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또 “고용노동부는 여성 노동자의 차별과 불이익을 구제하는 기관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내부에 성평등국을 편제하고 각 지방노동청에 고용 평등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조직을 설치해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앞으로 여성 노동 이슈와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국정감사에 대응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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