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노동자 53일 단식 이어 5명, 집단단식 돌입

노조 “53일 단식 동안 사측, 협의 의사 없었다…투쟁 끝장 볼 것”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53일간의 단식이 마무리된 지 한 달 반 만에 5명의 노동자가 또 한 번 집단단식에 돌입했다.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단식을 벌이는 동안 노조와 사측 간의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 조차 임 지회장의 단식 종료와 함께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5명의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은 “단식인원이 1명으로 안 된다면 5명이, 단식 기간이 53일로 부족하면 60일이고, 70일이고 단식을 진행하겠다”라는 마음으로 단식에 돌입했다. 임 지회장에 이어 투쟁에 끝장을 보겠다며 단식에 돌입한 노동자는 최유경 수석부지회장, 나은경 서울분회장, 박수호 대의원, 서정숙 제주분회장, 김예린 대전분회장 등 5명이다.

  화섬식품노조가 4일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전국화섬식품노조]

화섬식품노조는 4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임 지회장은 단식을 끝내며 ‘투쟁을 포기해서가 아니라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기 위해 단식을 끝내는 것’이라 했다”면서 하지만 “회사의 태도를 보며 정말로 누군가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기든, 회사가 이기든 결판을 보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현장은 점심시간 1시간을 챙기지 못하고 연차휴가, 보건휴가 사용도 불가능하다. 이제 곧 다가올 휴가철에도 기사들은 휴가는커녕 휴무를 반납해가며 일해야 할 판”이라며 그런데도 “회사는 언론에 휴무가 30% 늘고 복지가 좋다고 언론플레이해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그동안 △부당노동행위 인정과 공개 사과 △불법, 부당노동행위자 처벌 △부당노동행위 피해 원상회복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 △2018년 사회적 합의 이행 등을 요구해왔다.

앞서 12차례 진행된 협의에 대해 노조는 사측이 실질적으로 협의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휴식권 보장 요구와 관련해 사측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라고 했고, 불법·부당노동행위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원에 대해서는 1심 형사재판이 이뤄진 이후에나 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에 따른 2018년 사회적 합의의 이행검증을 위한 객관적 자료 제출 요청에도 사측이 “이미 이행했다며 3년 내 본사직과 동일 임금 적용은 입사 후 3년 차까지 임금을 맞추기로 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단식에 돌입하며 박수호 대의원은 “2018년 사회적 합의를 뭉개버리고 민주노조를 없애버리려는 SPC에 맞서 지회장님의 뒤를 이어 단식에 들어간다”라며 “이 싸움 꼭 이기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김예린 대전분회장은 “피해자들의 원상회복, 불법행위자들에 대한 마땅한 처벌, 기본적인 휴식권을 요구하며 생명을 걸고 쟁취해야 하는 현재 상태가 회사가 얘기하는 진정한 ESG 경영이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SPC는 앞에선 억울한 척, 뒤에선 온갖 불법행위를 일삼는 파렴치한 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제빵업계 1위의 모범을 보이길 바라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나은경 서울분회장은 “조합원들, 전국의 수많은 동지와 시민단체에서 보내주시는 연대의 힘을 믿고 그 투쟁 저희가 이어가겠다”라고 했으며, 서정숙 제주분회장은 “소비자들은 바른 먹거리를, 노동자들은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인간이 인간답게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투쟁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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