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리점 폐업 방식으로 노조 탄압”

삼성역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앞 자동차판매연대 투쟁문화제에 100여 명 참가

[출처: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노동3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지난 31일 서울 삼성역 인근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앞에서 열렸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의 주최로 열린 이번 결의대회에 건보고객센터, 기간제교사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 기아차비정규직지회, 한국마사회지부, 아시아나케이오지부,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 학습지노조, 대리운전노조 등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 100여 명이 함께했다.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은 대리점주와 자동차판매 용역계약을 맺은 특수고용노동자들로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카마스터’라 불리는 현대차 대리점의 판매노동자들은 노조 가입 후 업체가 폐업하고 있다며 노조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은 대리점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어 원청인 현대차의 개입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엔 현대차 기흥대리점이 폐업해 조합원 15명이 사실상 해고됐다. 이에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원청인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은 “현대차는 조합원이 많은 대리점을 폐업해 조합원을 해고하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라며 원청인 현대차에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노동 3권 보장을 촉구했다.

지난해 5월 폐업한 송산대리점에서 일했던 노동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허남성 씨는 대리점 폐업과 함께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잃었고 16개월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허 씨는 “우리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아주 작은 것에서 출발했다”라며 “대리점 소장의 조변석개하는 대리점 운영방식과 그 찌질하고 후안무치한 것을 조금이나마 고쳐보고 싶었다”라고 입을 뗐다.

허 씨는 대리점주가 직원들로부터 걷은 상조회비로 회식비며 비품 구입까지 하는 착취 현장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대차에서 나오는 성과급은 소장 주머니로 다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이들은 현대차의 포상금도 지급하지 않으려고 온갖 꼼수로 옵션을 건다”라며 특수고용노동자를 만들어내는 대리점 구조가 비리의 온상임을 지적했다. 더불어 “대리점협의회가 직장을 옮기지도 못하게 하는 21세기의 노예법을 만들어 직장의 이전을 막고 있다”라고도 규탄했다.

[출처: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은 원청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 빅3에 진입했다는데 현대차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어떤가”라며 “생산현장에선 하청노동자들이 차별에 시달리고, 판매현장에서는 특수고용으로 내몰린 판매직 노동자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 어렵고 열악한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이 필요하지만, ‘특수’라는 모자를 씌워 놓고 노동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하이트 화물노동자들이 바로 옆에서 고공농성투쟁을 벌이고 있고 대우조선의 김형수 지회장은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모두 진짜 사장 원청이 탄압을 지시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이 처참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하여서는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 정의선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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