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관피아, 국민안전 위협”…국토부, 낙하산 인사 강행?

국토부 고위 관료들, 산하기관 임원으로…30일 취업심사 앞둬

국토교통부 출신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산하 공공기관에 취업하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 오는 30일 취업심사를 앞둔 국토부 퇴직관료들이 문제없이 임명된다면,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공공기관 혁신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내로남불’ 정권이 되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공사노조와 국가철도공단노조는 29일 오전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 낙하산 상임이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산하기관의 자율적 인사와 경영을 보장하고 공정한 인사를 추진해야 할 국토부가 낙하산 인사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라며 “국민 정서를 무시한 불공정한 인사이자, 기관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양 노조는 “국토부 퇴직 관료들이 산하기관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납득할 만한 답을 하지 못하고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다면 양 노동조합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낙하산 반대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낙하산 인사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한국공항공사 상임이사 본부장과 국가철도공단 상임이사 부이사장 후보다. 국토부는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한국공항공사에 낙하산 부사장을 계속 앉히려 했다. 지난해엔 노조의 반대 투쟁으로 결국 임명이 저지됐고, 당시 국토부도 한국공항공사에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다시 상임본부장 자리를 낙하산 인사로 채우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에서도 이사장에 이어 부이사장까지 국토부 출신 관료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부이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윤핵관 핵심 인물이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와 정권 차원의 보은 인사가 국토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다.

국토부는 최근 “대규모 예산을 관리하면서 많은 자회사 및 출자회사(총 181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퇴직자의 재취업 등을 통한 이권 관계 형성의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낙하산 인사 같은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자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9월 7일 국토부는 중앙부처로서는 처음으로 ‘산하 공공기관 혁신방안 마련’ 추진 상황을 발표하고 국토부 퇴직자가 자회사·유관 기관으로 재취업해 생기는 부당한 거래를 차단하고, 부당 행위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해충돌 방지제도 운영지침을 엄격히 적용하고, 계약상대 업체에 퇴직자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등 퇴직자의 재취업 등을 통한 불공정 행위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직후 한국공항공사와 국가철도공단 상임이사에 낙하산 인사를 시도했다. 더불어 꼼수로 법을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취업심사대상기관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면 취업할 수 없다. 이에 국토부는 ‘밀접한 관련성’을 피해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이석범 한국공항공사노조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 방법도 더 진화했다. 공직자윤리법 17조 적용을 피하고자 아예 항공 분야에 문외한인 인물을 상임본부장 자리에 보낸다고 한다”라며 “다른 주요 공기업 어디에서도 비전문가인 본부장이 상급기관에서 내려오거나 내정된 적 없음에도 항공 분야의 문외한인 비전문가를 본부장으로 내정한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너무나도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항공 분야 공기업의 상임 본부장 자리는 항공기 대형 사고를 예방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자리이고, 세계의 공항들과 경쟁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책”이라고도 덧붙였다.

신공항 사업들 또한 관피아 문제 속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덕도신공항, 울릉공항, 새만금공항 등 8개 이상의 신공항 사업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를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려는 정부 정책에 관피아가 발을 맞출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 내정되는 국토부 퇴직관료가 한국공항공사 2년의 짧은 경험으로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신공항을 지을 것이고, 민자사업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무지막지한 세금으로 그것을 충당하게 될 것임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이정욱 국가철도공단노조 위원장 또한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의 책임성, 자율성, 독립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구습이 반복되면 내부 구성원의 사기를 저하로 이어진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철도공단은 125년의 역사와 기술력, 우수한 인재들로 대한민국 철도 사업을 선도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라며 “조직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은 직원들의 자긍심에서 시작된다. 내부의 직원을 성장시킬 수 없는 조직은 발전할 수도, 경쟁력을 가질 수도, 미래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같은날 공공운수노조도 국토부의 낙하산 인사와 관련한 비판 성명을 내고 “검찰과 관피아가 판치는 정권이란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한국공항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의 상임이사에 국토부 퇴직 관련 인사 임명부터 철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윤석열 정부는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기관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혁신의 주체는 공공기관이 아니라 정부가 돼야 한다”라며 “퇴직관료들을 공공기관에 알박기하고,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부가 혁신의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공공기관의 주요 업무를 결정하는 상임이사의 자리가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공직사회 내 자기 전문 분야와 상관없는 자리를 차지하는 낙하산, 회전문 인사 관행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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