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400원' 인상 요구에 구조조정안으로 답한 덕성여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5년간 12명 인력 감축안 규탄한다"

1년 넘게 ‘시급 400원’ 인상을 요구해온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에게 학교 측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덕성여대는 지난 9월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갈라치려는 시도로 논란이 된 사업장이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노조)에 따르면, 지난 1일 덕성여대는 5년간 12명에 이르는 정년 퇴직자 TO를 충원하지 않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앞서 노조의 시급 400원 인상 요구를 '4년간 10명에 달하는 정년 퇴직자 TO에 대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전제로 받아들이겠다는 기존 입장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앞선 대학의 입장에 대해 노조는 대학 구성원 4자(대학·교직원노조·청소용역회사·노동조합)가 모여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대학 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로 접점을 찾기보다 대화 자체를 파탄 내려는 것이 지금 학교가 보이는 태도"라며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덕성여대 평가 결과는 ‘낙제’"라고 비판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는 △시급 400원 인상 △휴게실 개선 △샤워실 설치 등이다. 이들의 '통상시급 400원(하루 3,200원, 월 8만3,600원)' 인상 요구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고작 230원 높은 임금 수준으로, 현재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통상시급은 9,390원에 불과하다.

관련해 이날 노조는 "학교는 청소노동자 외에도 수십 명의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정도만을 지급한다. 이것은 ‘부당’하다. 왜냐면 대다수 구성원에게는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이 지난 5월 '청소용역비 동결' 입장을 밝혔고, 오히려 노동시간을 줄이라고 했다. 학교는 직원과 청소노동자 모두에게 적용하던 방학 중 근무 시간 단축을 청소노동자에게만 폐지했다"라고도 전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지난 9월 28일 덕성여대 측은 "대학에서 중간 착취를 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학내에서의 쟁의 행위는 구성원들에게 불편해 보이지 않을 수 없다" 등의 내용이 담긴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덕성여대 학생들은 대학이 학생들과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2022년 서울지역 청소노동자 사업장(13곳) 집단교섭 중 덕성여대만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지난 10월 4일부터 32일 동안 덕성여대 총장실 앞 철야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 사이 9일간의 전면파업과 14일간의 간부파업이 진행됐다.

노조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원청이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진짜 사장에 맞선 진짜 투쟁, 청소노동자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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