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대회 "민주노총 이름으로 윤석열 정부에 업무중지 명령"

화물연대 거점 부산신항서 동시 개최…전국민중대회 "윤석열 심판"

윤석열 정권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이 들끓는 가운데, 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됐다. 이번 노동자대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으로 보이는 윤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화물연대의 주요 파업 거점 중 하나인 부산신항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이어 전국민중행동 등의 주최로 진행된 전국민중대회에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요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서울 전국노동자대회, 영남권 노동자대회에는 각각 6천여 명, 5천여 명이 참석해 총 1만1천여 명이 동시에 △노동개악 저지 △노조법2·3조 개정 △민영화 중단 △화물노동자 총파업 승리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 결의를 모았다. 영남권 노동자대회에는 민주노총 영남권(부산·울산·대구·경남·경북) 조합원이 집중적으로 참여했다.




서울 전국노동자대회 본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집결해 대회 장소인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까지 약 30분 행진을 벌였다. 오후 2시 30분경 열린 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화물연대에 떨어진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윤석열 정권에게 업무중지 명령을 발동"한다며 대회 시작을 알렸다.

대회사에서 양경수 위원장은 지금의 정세와 관련해 "노동3권이 박탈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윤석열 시대를 살아갈 것인가. 우리의 힘과 투쟁으로 노동의 시대를 열어갈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과 여당은 민주노총을 눈엣가시로 여기며, 장관과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온갖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헌법을 부정하고 도를 넘는 저들의 행태는 오히려 우리의 투쟁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며 "해체해야 할 것은 민주노총이 아니라 적폐의 잔재 국민의힘이다.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우리의 투쟁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물연대에 대한 탄압, 화주의 이익 저해했기 때문"

이날 투쟁사에서는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과 지난달 30일부터 노조법 2·3조 개정을 요구하며 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공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이 나섰다.

정부가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등 탄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전날부터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화물연대의 불법 행위를 찾겠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어제(2일) 화물연대본부와 부산지역본부에 공정위 조사가 나와서 조사를 받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협박했다"라며 "화물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정당한 노동조합이고 사업자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공정위의 조사를 당당히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이봉주 위원장은 "(화물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 이상씩, 졸음운전을 하면서 위험하게 도로를 달리면서도, 수입은 300만 원 남짓이다.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화물노동자들은 '귀족 노동자' '이기적인 노동자'라고 하는 이유는 "감히 화주의 이익을 저해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임금노동자를 특수고용노동자로 만들어 모래알처럼 흩어놓았는데 허락 없이 모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기의 권리를 되찾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장시간·고강도 노동은 필연적으로, 각종 질병을 야기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사망한 운전자를 싣고 달리던 트럭이 앞차를 들이받아도, 산재사고로 집계되지 않는다. 그냥 ‘교통사고 사망자’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안전운임제도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그 사고통계에는 이렇게 장시간 노동으로 쓰러져간 화물노동자가 포함돼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를 언제는 노동자로 봤다가 어떤 때는 사업자로 봤다 하는 이중적 태도에, 원통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탄압해도 화물연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법 2·3조 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중인 6명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이김춘택 사무장은 "'이대로 살 수 없지 않습니까?'라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절박한 외침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노조법 2조, 3조를 개정할 기회를 우리에게 줬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법 개정을 극렬히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욕하기 전에, 법 개정 앞에서 주춤거리는 더불어민주당에 속끓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민주노총이 전 조직적으로 노조법 2, 3조 개정에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김춘택 사무장은 "노동조합법 2조를 개정해 특수고용 노동자도 노조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하청노동자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되지 않으면, 노동조합법 3조를 개정해 오직 노조 탄압이 목적인 손해배상소송을 금지하지 않으면, 다음에 또 어떤 비정규직 노동자가 투쟁하더라도 마찬가지의 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이번에 꼭 노조법 2·3조를 개정하자고 결의를 모았다.

"2022민중대회, 윤석열 정부 퇴진 투쟁의 마중물 될 것"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전국민중행동을 비롯해 지역, 빈민, 여성, 청년·학생, 진보정당 등의 주최로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윤석열 정권 심판! 전국민중대회'가 진행됐다. △민생파탄 국가책임 △민생개혁입법 쟁취 △이태원 참사 책임촉구 △민주주의 파괴 중단 △굴욕외교, 전쟁책동 저지 등 5개가 이번 민중대회의 실현 과제이자 구호였다. 1만여 명의 참가자는 2015년 민중총궐기 투쟁이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의 마중물이었듯, 2022년 전국민중대회는 윤석열 정부 퇴진 투쟁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이 6년처럼 느껴지는 동안 정부는 반민생·반민주·반평화·반통일·친재벌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과 노조법, 노점상특별법을 비롯한 민생 개혁 입법 투쟁, 불평등체제 타파, 한반도 평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다. 민중과 열사들이 열어 놓은 투쟁은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으며, 온갖 탄압을 뚫고 민중 승리의 역사는 거스를 수 없게 됐다. 이 사실을 아는 우리는 자주와 평등, 민주와 복지, 그리고 통일 세상을 향해 윤석열 정권에 맞서 힘찬 투쟁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회 발언에서 35년째 광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갑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도연맹 의장은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며 "요즘 임금 노동자들은 임금 빼놓고 다 올랐다고 하는데, 우리 농민들은 모든 것이 다 올랐는데 쌀값만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살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농사짓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잡초 뽑을 때 뽑고, 수확할 때 수확하는 것이다. 이를 골든타임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시기가 중요하다. 노동자, 농민, 빈민이 다 모여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하는 윤석열 정부를 갈아엎는 것이 진짜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이경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서부노점상연합 지역장은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간 제안을 했다. 그는 노점상생계보호특별법 제정을 통해 노점상도 사회·경제적 주체임을 인정받고자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돈이 많다고 떡볶이, 어묵을 백만 원, 천만 원씩 내고 먹지 않는다. 여기 있는 노동자, 농민, 민중들과 함께 반드시 투쟁으로 쟁취할 것"이라며 "예전의 죽 쒀서 개 준 항쟁이 아니라 이제는 대한민국 체제를 교체하는 항쟁으로 만들고 싶다. 10년 안에 우리 민중들이 집권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라고 외쳤다.

한편 대회가 끝나고 이들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분산 행진해 오후 5시 30분경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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