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31일 파업 돌입…전국 동시다발 총파업 대회 개최

하반기 대정부 투쟁 예고 “오늘은 시작에 불과, 7월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전진할 것”

[출처: 박다솔 기자]

금속노조의 총파업대회를 비롯해 민주노총, 건설노조 등은 31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과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정부는 집회·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대통령실이 도심 집회에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경찰 역시 캡사이신 분사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이날 사용되진 않았다.

금속노조의 이날 총파업은 7월 민주노총 총파업 전 열리는 선도투쟁의 의미를 가진다. 금속노조는 위원장 방침으로 지난달 총파업 투쟁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금속노조는 총파업 시기에 대해 “6월 최저임금 결정 시기를 앞두고 최저임금 인상 및 실질임금 인상을 위한 사회적 여론 형성, 본회의 상정을 앞둔 노조법 2, 3조 개정을 위한 대국회 투쟁 필요, 임금체계 및 노동시간 개악 입법에 맞선 사회 쟁점화 필요 등을 내세운 바 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금속노조는 31일 약 5만 조합원이 주·야 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날 금속노조는 전국 12곳에서 ‘노동개악·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금속노조 총파업대회’를 열고 “오늘 우리의 투쟁은 12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민중생존권 사수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시키는 길을 여는 투쟁”이라고 총파업 의의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서 열린 서울 총파업 대회는 서울지부, 인천지부, 경기지부, 기아자동차지부 등 약 5천 명이 모였다. 대회 시작 전 경찰이 집회 장소까지 펜스를 둘러 개회가 지연됐지만, 파업 참가자들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2개 차선을 확보하고 총파업대회를 이어나갔다.

[출처: 박다솔 기자]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고, 7월 민주노총의 총파업으로 전진할 것”이라며 “하반기 전체 민중의 대항쟁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총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노동탄압 분쇄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의 최전선에서 사력을 다하겠다. 함께 투쟁해서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라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이끌었다.

윤 위원장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살인정권의 다음 칼날이 그들이 말하는 귀족노조인 금속노조를 향하고 있다”라며 “공격적 직장폐쇄를 감행하고, 노동조합의 사내 활동에 광역수사대가 난입해 조합 간부들을 수갑 채워 연행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위원장은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기아와 금속노조 간 단체협약 조항 때문에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최근 입건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미래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고용 세습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라며 노조를 정조준한 직후 이뤄진 입건이었다.

윤 위원장은 “회계장부를 들여다보겠다며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국세청까지 동원해 타임오프, 우리의 전임자를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26일 고용노동부는 금속노조 총파업을 ‘행정지도’하겠다며 경찰까지 대동하여 지부 사무실 침탈 시도까지 했다”라며 “윤석열 정권은 단 1년사이에 민중의 피로서 만들어온 민주주의를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숨막히는 총체적 난국이다”라고 지적했다.

곧이어 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무대에 섰다. 이들은 정부의 노동개악이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한편,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권리가 축소되는 상황을 규탄했다.

설정석 LG전자지회 지회장은 사측의 일방적 탄력 근로제를 겨우 막았더니, 특별연장근로제를 추진하려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노동개악 시그널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설 지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LG를 더욱 날뛰도록 만들고 있다”라며 “LG 같은 대기업의 노동자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데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어떻겠나”라고 우려했다.

이영수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최근 1박 2일 노숙농성을 진행하던 중 경찰에 연행된 경험을 공유했다. 이 지회장은 “작년만 보더라도 10박 노숙 투쟁을 하기도 하고, 매달 한차례씩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에 대한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노숙농성을 진행해왔는데 지난 25일 상황은 달랐다”라며 “경찰서에선 투쟁문화제가 왜 불법인지 답을 못 했다. 윗선에서 불허한다, 투쟁문화제와 야간 집회 등은 불법 집회다라는 말만 건너서 들렸을 뿐이었다”라고 정부 강경 기조 하에 급속도로 축소된 집회·시위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회장은 “지금도 우리 노동자들 수보다 더 많은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다. 또한 상당수의 카메라로 우리의 모습을 채증하기 급급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5시 이후 집회도 안 된다, 야간 문화제도 안 된다, 노숙농성도 안 된다 하는데 법적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금속노조 총파업대회 참가자들은 ▲총파업 총투쟁으로 민주노조 사수하고 금속노조 강화할 것 ▲정권 하수인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장 규탄하고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책임자 처벌 투쟁을 전개할 것 ▲민주노총 7월 총파업 투쟁으로 민생파탄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이후 경찰청 주변 벽에 ‘윤석열 정권 퇴진’이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이 진행됐지만 경찰이 사전에 이중으로 벽을 둘러싸는 바람에 제대로 된 상징의식은 어려웠다. 이후 대회 참가자들은 광화문을 거쳐 숭례문 방향으로 행진 후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총력투쟁 서울 대회에 합류했다.

[출처: 박다솔 기자]

이날 민주노총 총력투쟁 대회는 전국 15개 거점에서 3만 5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고, 서울 대회는 약 2만 여명이 모였다. 금속노조 대오를 비롯해 총력투쟁에 돌입한 건설노조 대오가 삼각지역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모였다. 이밖에 14개 산별 조합원이 서울대학병원 앞에서 각각 사전집회와 도심행진을 통해 집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압수수색, 소환조사, 영장청구가 노동조합의 일상이 되어버린 참담한 상황이다. 우리가, 민주노총이, 노동자가 희망이 되어 투쟁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독주를 막아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최저임금 1만 2천 원 쟁취, 노조법 2·3조 개정, 건설노조 사수, 민주주의 사수 등을 과제로 꼽았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6월 다양한 최저임금 투쟁을 진행하고, 6월 24일엔 전국노동자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하반기 투쟁을 여는 총파업 투쟁은 7월 3일부터 15일까지 2주에 걸쳐 진행된다.
[출처: 박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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