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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 물떼새, … 불안한 마음"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1) - 위태로워진 새만금 갯벌의 봄 풍경

한 겨울을 지내고 조금씩 봄기운이 돌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종족을 번성하기 위해 움츠렸던 대지를 뚤고 하나 둘 야생초들이 꽃을 피운다. 이곳 부안에선 변산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등이 잔설이 남아있는 속에서도 피어나 있다. 혹시 올해도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피어났는지 궁금하여 찾아 나서곤 한다.

  만경강 하구에서 실뱀잡이용 배가 늘어선 모습

마찬가지로 새만금 갯벌에는 봄을 맞이하여 여러 가지 풍경들이 펼쳐진다. 쭈꾸미들은 산란을 위해 먼바다에서 갯벌과 가까운 바다로 이동해 와 산란을 준비하고, 실뱀장어 들은 먼 필리핀 앞바다에서 2년간에 걸쳐 강하구인 새만금 갯벌에 찾아온다. 이들도 생존과 종족 번성을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자신들의 조상들이 그랬듯이 그 계절에 그 자리로 돌아온다. 이들을 잡아 생활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은 배와 그물손질을 마치고 쭈꾸미 잡이와 실뱀장어 잡이에 나선다.

또한 추운 겨울에 추위를 피해 갯벌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던 백합들이 갯벌 표면 가까이 올라오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어민들의 숫자는 제법 늘어나고 그래질 모습도 더욱 바빠진다.

한편 겨울 철새들이 하나 둘 번식을 위해 북쪽 지역으로 떠나고 봄 가을에 잠시 쉬었다 가는 나그네 새들이 갯벌을 차지한다. 새만금 갯벌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지내고 번식을 위해 시베리아, 알레스카, 캄차카 반도, 아무르강 유역 등 툰드라 지역을 찾아가는 도요새ㆍ물떼새들이 이동하는 도중 우리 나라 갯벌에 잠시들른 것이다. 새만금갯벌엔 겨울철새 20만 마리가 찾아오듯이 물ㆍ가을 이동 철새들도 20여만 마리가 쉬었다 가는 중요한 중간 기착지다.

봄이 되면 이들의 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새만금 갯벌에 만원경을 들고 새전문 조사자들과 탐조객들이 발길은 더욱 바빠진다. 특히 만조이면서 사리때를 맞추면 새만금갯벌에서 먹이를 먹던 새들이 구 옥구염전으로 무리지어 이동하면서 나르는 모습(군무)을 가까이서 눈으로 볼 수 있어 자주 찾곤 한다. 오후 해지는 시기에 군무를 하게 될 때면 더욱 꿈속을 해매는 듯 황홀경에 잠긴다.

  구 옥구염전옆 만경강 하구갯벌에 찾아온 3만여 마리의 도요새 물떼새들

지난 4월 24일에도 이들을 만나기 위해 새만금갯벌의 일부인 만경강 하구 갯벌을 찾았다. 군산시 구 옥구염전옆으로 이동하여 대략 3만 마이상의 도요새ㆍ물떼새들의 군무를 보았다. 그런데 바닷물이 점점 차올랐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옥구염전자리로 자리를 옮겨 물이 다시 빠질 때까지 쉬든지 군무를 펼치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바닷물이 덜찬 김제시 화포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식지 변화로 이같이 도요새ㆍ물떼새들의 행동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구 옥구염전에서는 천일염이 생산되었으나, 작년부터는 염전을 포기하고 새우양식을 하고 있다. 작년에 불법적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에 대해 다른 새조사자들이 군산시에 고발을 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행동들이 있었으나, 벌금만 내고 새우양식장은 더욱 확대되어 계속할 예정이란다.

도요새ㆍ물떼새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도 곧 깨져버릴 것 같은 모습에 불안한 마음 가눌 수 없다.

발길을 돌리면서 올 가을에 그리고 내년에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어떠한 활동과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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