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 경제적 효과 근거 없는 낙관일 뿐

아펙반대시민행동 토론회, 아펙와 부산시의 허구성 꼬집어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난 6월 1일 출범한 아펙반대 국민행동(준)이 아펙대응 투쟁을 준비하는 전국단위 조직이라면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곳은 국민행동(준) 소속 부산에 거점을 두고 활동을 총괄하는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시민행동’이었다.

  토론회 정면 장면

이날 토론회는 지역 활동단위들을 주심으로 ‘아펙 반대’라는 의제와 관련한 토론회인 만큼 아펙에 대한 그리고 이후 실천 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표출됐다. 대안담론 형성투쟁과 실천적 과제로 주한미군 철군 투쟁부터 하자는 제안에서부터, 대안적 동아시아의 연대 질서를 제안하자는 주장까지. 참가자들은 발제와 다양한 토론을 거치면서 ‘빈곤과 전쟁을 확산하는 아펙’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또한 선명한 향후 과제를 설정하기도 했다. 아펙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아펙에 반대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한국사회'에 대해 박노영 충남대 사회학교 교수와 '05 아펙 정상회의와 부산, 과연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에 대해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주 발제를 했다. 그리고 ‘아펙반대와 반부시 투쟁 그리고 반전평화 운동’에 대해 김어진 다함께 운영위원, ‘아펙의 반인권성’에 대해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 ‘아펙의 반환경성’에 대해 이성곤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아펙과 빈곤, 사회 양극화’에 대해 김둘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비정규국장의 보조 발제로 진행됐다.

아펙의 파급효과, 과잉 선전 말라

또한 이날 토론회의 쟁점은 '성공적인 아펙 회의'를 둘러싼 부산시와 정부 그리고 언론의 과잉 선전이 지적됐다.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신시당 위원장은 자신의 발제를 통해 “부산시는 2005년 아펙 부산 개최 효과를 경제적 파급효과와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로 두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며 반박 설명을 시작했다.

부산시가 주장하는 아펙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네 가지로 제기되고 있다. 첫째 2005 아펙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동북아 물류 및 비즈니스 중심국가 구상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부산시, 울산, 경남, 경북 등 동남권 4대 광역시·도가 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제적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동남경제권 전체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셋째, 아펙 개최효과 극대화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아펙 개최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4,021억 원, 취업유발효과 6,099명의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시의 이런 주장은 '바람직한 현상을 조합해 낙관적으로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시당위원장의 주장이다. 면면히 살펴보면 경제적 파급효과의 경우 네 번째 파급효과 예상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세 가지가 별다른 인과적 관련성이 없고 희망사항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부산지역 연간 지역총생산이 45조 원, 취업자가 159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아펙 유치 경제적 효과는 부산경제 비중의 1%에도 못 미치는 지극히 미미한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2004년과 2005년 동안 아펙 행사를 위해 국비 729억 원, 시비 1,729억 원, 민자 140억 원 등 합계 2,598억 원이 투입된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런 생산유발효과는 그다지 의미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산 아펙이 성공하면 부산의 장점이 세계에 선전되 간접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하지만 사실 가장 성공한 아펙 정상회의로 알려진 95년 오사카 아펙 회의 이후 오사카 시는 40-50억 엔의 도시 광고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는 부산일보의 05년 1월 10일자 기자를 인용했다. 그는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어마어마한 간접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주장도 '지나치게 과장된 것 아니면 근거 없는 낙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펙이 발전적 기재라는 환상에 중독된 사람들을 위해

이날 토론회의 자유 토론에서는 다양한 주장과 질의 응답이 오고 갔다. 다함께의 한 활동가는 ‘아펙 반대 투쟁의 초점은 부시에게 맞춰져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재배치 상황과 동북아 긴장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기수로써 부시가 가지는 상징성에 착목해 반부시 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99년 씨애틀에서 시작된 국제적 민중의 저항을 부산에서 다시 만들어 내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리인수 남국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토론회는 구체적인 방법을 논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너무 아펙의 성격, 개념을 나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어떻게 투쟁할 것이냐를 대안하고 논의가 부족한 것 같다”며 이날 토론회를 평가했다. 나아가 리인수 대표는 “개인적으로 다함께의 입장이 마음에 든다”는 의견을 밝히며 “신자유주의를 확산하는 결정적 역할을 미국이 하고 있고 아펙의 뒤에는 미국이 있다. 이런 경제적 수탈에는 군대라는 구체적 대상이 있다. 결국 주한미군 철군 투쟁에 사회운동 진영이 적극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구체적 실천 형태의 주한미군 철군 투쟁으로 집결되지 않으면 이런 토론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환경, 인권, 노동단체들이 더욱더 반미 운동에 매진해야 한다”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석운 아펙반대 국민행동(준) 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중요한 것은 담론투쟁의 장이다. 오늘 나온 얘기들을 민중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 있던 부산일보 기자가 처음 듣는 모양인 거 같던데 기자가 처음 들으니 시민들은 들어보지도 못 했을 것이다. 모두가 아펙이 발전적 기재라는 논리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이다. 중독이 됐다면 극약처방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들여 해독을 시키는 방법으로 보폭을 크게 갖자”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손희정 환경운동연합 상근 활동가는 “아펙회의 개최를 반대하는 것인지, 부시라든가 전쟁 첨병의 역할을 아펙의 역할에 대해 반대하는 것인지, 목표를 분명히 해달라”며 주최측에 요구했다. 이에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은 “아펙은 실체 자체가 전쟁과 빈곤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실체인 아펙에 반대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는 답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창우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은 “동아시아 새로운 대안적 질서를 만들고 제안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넘어서지 못한 제한성을 넘자”고 제안했다. 덧붙여 이창우 사무처장은 “우리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취해야 한다. 부산시가 친근한 NGO단체들을 끌어 안고 있는데,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단체들, 메이저 단체들과 공개토론을 해 보자. 태도를 정해라, 너네 입장이 뭐냐? 라면서. 공격적인 반 아펙 투쟁을 대오를 당당하게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후 활동을 결의하기도 했다.

3시간여 진행된 토론회는 아펙반대 국민행동(준)의 공식적인 첫 행사라는 현실적 조건에 기반해 조직 체계를 정비해 구체적 사업으로 대중을 만나자는 결의를 밝히며 마무리 됐다.

[인터뷰]최지웅 부산민중연대 정책국장, 아펙반대 시민행동 정책팀장

부산지역 활동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아펙과 관련해서 민중연대가 초기 고민을 시작했다. 올해 자체 워크샵도 수 차례 갖는 과정에서 아펙 반대 투쟁에 대한 외연의 폭을 넓히는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의사 타진을 통해 지난 6월 1일 전국적인 국민행동 결성 이후 부산에서도 시민행동을 구성했다. 부산의 시민행동은 민주노총, 민중연대,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환경운동연합까지 총 33개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다. 본격적인 첫 활동으로 오늘 토론회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조직체계가 완비 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팀, 조직팀, 국제포럼준비팀, 국제연대팀, 총부팀, 선전홍보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시가 아펙 효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오늘 토론회에서도 나왔지만 현재 정부와 부산시는 낙관적인 홍보만을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늘 토론회에서 내용과 활동 단위들의 시각을 맞추고 6월 부터 대 시민 홍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월 1회 대중 선전작업과 담론투쟁을 주요하게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제도권 언론 대응과 TV 공개토론, 신문사 독자투고 보내기 등 담론을 형성하는 투쟁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자료집이 나오면 단체 교양을 강화하는 사업도 포함되어 있다.

단체 명칭과 관련한 논쟁이 있었다던데
맞다. 논란이 됐다기 보다는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이라는 본질적 특성에는 동의하는데, 아펙 대응이라 할 것이냐 아펙 반대 라고 할 것이냐 라는 명칭을 두고 내부 논의가 한 달 정도 지난하게 진행됐다. 최종적으로는 선명하게 아펙 반대라는 기치를 걸어야 한다로 결정이 났다. 반대라는 기치를 걸었을 때 선명성이 더해져야 입장도 명확해 지고, 사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점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아마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이 노점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경우 노점하는 동지들이 오지 못했다. 대개의 일의 특정상 저녁에 활동을 하시기 때문에 현황 사업 때문에 못오신 것이지 지역활동은 같이 하고 있다.

부산 민중포럼은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은 비미하다. 지역의 의사 타진도 필요하고, 장소도 물색해야 하고 아직 팀장이 없어 구체적 진척사항은 없다. 6월 16일이 실무집행위 회의에서 팀장 선임을 마무리 짓는대로 구체적인 준비들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민중포럼이라고 하지만 실제 세계사회포럼과 같은 형식의 규모는 안될 것 같다. 전세계 운동 단위들이 12월 홍콩 각료회의 저지 투쟁에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많은 단체들의 참여도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해외 NGO들과 연대해서 진행하고, 최대한 참가조직을 조직할 것이다.

아펙 반대 투쟁이 가진 의의에 대해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장관회의 당시 제주도투쟁에 다녀왔는데, 그동안 반전 반세계화 투쟁이 사실상 구분이 많이 되어 있었다. 반전투쟁은 속칭 NL들이 하고, 반세계화 투쟁은 좌파 PD 등이 하는 형태로 투쟁이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갈 수록 우리 운동이 반전, 반세계화로 일치되어 가고 있고 공통의 적으로 미국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모아지고 있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아펙을 중심으로 정파나 생각의 차이를 넘어 반부시를 넘어, 이번 투쟁은 한국의 민중운동 진영들이 집결할 수 있는 계기들과 움직임들을 곳곳에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요대중조직들이 많은 결심을 보고 있는데 침체된 한국 민중운동이 아펙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간 관심을 두지 못한 국제연대에도 마찬가지로, 한국 민중운동이 국제활동에서도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이보다는 공통성을 중심으로 함께 동참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말

토론회에서 발표된 주 발제와 보조발제들의 내용은 각각 주제별로 기사화 될 예정입니다.

태그

아펙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문경락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