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NO-APEC”을 외치다

[NO-APEC FESTIVAL] 허경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 기획단장 인터뷰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철폐 프로젝트(국보철)’ 4명의 감독인 윤성호, 허경, 최진성, 김진열 감독이 ‘NO-APEC’을 외쳤다. 9일 늦은 4시 부산극장에서 상영된 ‘국보철’은 6명의 감독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엮어낸 영화이다.


‘나쁜피’, ‘남매와 진달래’,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 ‘우익청년 윤성호’, ‘저공, 원숭이, 그리고 상수리열매’, ‘Catch me if you can’ 등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낡은 표현방식을 벗어던지고 새롭고 흥미롭게 주제에 접근하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초청된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정관인 부산극장에서 9일, 13일 이틀간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O-APEC’을

2명의 감독이 불참한 가운데 상영 이후 열린 ‘감독과의 대화’에서 ‘우익청년 윤성호’의 윤성호 감독은 한 관객으로부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받았다. “영화가 코믹적이라 기억에는 많이 남으나, 국가보안법 철폐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 오히려 허망하게 끝내버린 것이 아니냐”는 질문.

윤성호 감독은 “그것을 유머러스하게 느꼈다면 그것 자체로도 이미 힘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유머러스하거나 코믹하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 기독교 집안,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내가, 일상에서 쓰고 통용되는 언어로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만약 그러한 나의 삶을 보고 코믹하게 느꼈다면 현재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관객 자신이 허구라고 느꼈기 때문이고 이런 나의 영화가 유쾌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것도 바로 힘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그저 일상의 용어들로 상황을 묘사한 것이 오히려 코믹적으로 느껴지는 것, 아이러니다. 그리고 ‘APEC 특별전’까지 기획하며 적극 홍보에 나선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감독들이 ‘NO-APEC’을 외치며 그 자리에 서있는 것 또한 아이러니다. 감독들은 버릇처럼 얘기한다. “이번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마지막이 되겠군!”

사실상 ‘NO-APEC FESTIVAL’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주도한 허경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 기획단장을 만나보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이곳에서 ‘NO-APEC’을 외친 이유?

국보철 프로젝트가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사회적의제에 대해 독립영화인의 다른 생각들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에 대해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고 이곳 부산에서 그것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국보철프로젝트와 같은 신자유주의세계화를 반대하는 영상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고 아펙을 반대미디어문화행동들도 펼쳐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함께 얘기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 소개를 부탁한다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정상회의는 세계경제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꾀하는 자본가들의 '그들만의 행사'로 전쟁과 빈곤을 부르고 전세계민중의 삶을 파괴하는 반민중적인 회의이다.

회의를 할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모인 민중들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이 아펙회의는 부산에서도 한국 민중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미디어문화활동가들도 스스로를 재조직하며 저항을 조직하는 활동을 하기위해 모였다. 한국에서 이러한 '종합적'인 미디어문화행동은 처음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미디어문화운동의 경험과 성과들을 바탕으로 반세계화라는 의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다양하고 실험적인 미디어문화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에는 한국독립영화협회, 문화연대, 민중언론 참세상, 노동네트워크, 진보네트워크센터, 비정규직완전철폐를위한 영상프로젝트, 우리만화연대 등 다양한 미디어운동단체와 다수의 개인활동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번 ‘NO-APEC FESTIVAL’ 기획 취지 및 의미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정상회의에 대한 다른 목소리를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에서 내기위해 해운대 백사장에서 아펙을 반대하는 취지를 담은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를 10월 7일, 8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페스티벌은 문화연대와 한독협, 아펙반대국민행동을 중심으로 8월 부터 준비를 해왔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즐겁고 신나게 아펙에 대한 다른 생각을 외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문화제의 공연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화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였고 공연 참가팀 역시 부산에서 활동하는 언더밴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의 시민들이 직접 부산에 열리는 아펙에 대해 발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11월 회의기간에도 이들을 주축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질 것이다.

부산영화제 기간에 하는 이유는?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는 11월 아펙을 기념하는 아펙영화특별전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영화제가 다양한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지만 문화의 영역에 까지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으로서 열리게 될 아펙을 기념하는 섹션을 프로그래밍한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에서 모인 영화제 관객들에게 아펙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것도 중요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응은 어떠한지요?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부산에서 아펙을 반대하는 많은 분들이 참석했고 해운대 백사장에서 밤늦게 까지 계속되었던 락밴드의 공연이나 힙합공연은 다소 낯설고 딱딱한 반세계화라는 주제를 신나는 공연과 함께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해운대 백사장에는 아펙을 반대하는 모래조각이 설치되었는대, 지나가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고 함께 나누어 드린 유인물들도 자세히 읽어 보는 등 아펙대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의 다른 활동들은?

8월 이후 전체기획단회의가 진행되었고 현재 팀별 활동계획이 구체화되어 11월 부산에서의 다양한 미디어문화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생방송팀, 민중프레스센터팀, 퍼블릭엑세스팀, 라디오팀 등이 각자 영역의 축적된 경험들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다양한 행동들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 활동계획

전체기획단회의와 팀별 기획 및 집행의 운영구조를 가동하면서 초기 기획들을 심화하고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종합적'인 미디어문화행동을 통해서 다양한 지역과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문화활동가들 사이의 소통을 시도 할 것이다.

또한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 아펙반대국민행동과 신자유주세계화를 반대하는 민중행동의 미디어팀으로 결합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현실사회운동의 주체들과 미디어문화활동가들과의 긴밀한 관계도 가져 갈 것이다.

지난 시기 국경을 초월하는 반세계화 투쟁에서 미디어문화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
다. 이번 한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회의기간동안 다양한 미디어문화행동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문화활동가들도 반세계화 투쟁의 일주체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11월 아펙정상회의가 끝나는 즉시 '홍콩WTO각료회의를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으로 전환하여 계속해서 반세계화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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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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