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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회의 유치를 위한 습지 심포지움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5) - 창년 우포늪, 순천만을 다녀와서

지난 2005년 9월 23일, 경남 창원에서 ‘습지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보전’을 주제로 열린 ‘2008년 람사회의 준비 및 한국의 습지보존을 위한 심포지움’에 참석하였다. 이 심포지움에 참석한 일본과 호주의 두 지역 발제자의 발표내용을 요약하거나 대담을 정리하였고, 다음날 우리나라 습지보호운동의 시발이 되었던 우포늪과 순천만을 둘어본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하나와 신이치 (WWF-Japan 자연보호실 주임)와의 대담 내용

요즘 일본에서는 간척사업, 댐 건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가?
- 간척사업과 댐 건설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가 재정이 부족하여 개발비용이 없고 주민단체과 환경단체의 반대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키나와만이 예외다. 정부가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아와세갯벌을, 미군기지를 확장하기 위해 해노코갯벌을 매립할 계획이다. 미군기지 반대 운동은 8년째 하고 있고 2년째 농성을 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습지보존 정책은 어떠한가?
- 일본에는 정부기관으로 환경성이 5년전에 만들어 졌다. 1972년에 환경청으로 있다가 30년가까이 지난 후였다. 아무튼 환경성이 만들어진 후 일본내 습지보존운동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환경성이 농림수산성과 국토교통성보다 힘이 없어 효과적인 보존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성은 일본내 주요습지를 500개로 정하고 List를 작성했다. 실제로는 513개이다. 아무튼 이를 작성할 때 전문가, 환경운동가, 행정기관들이 참여하여 작성하였다. 환경성 이외의 다른 기관들의 반대없이 합의속에 작성된 것이다.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려놓아 많은 환경NGO들이 자료를 활용하여 보존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해안과 하천에 있어 환경보전을 우성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간척사업과 댐 건설사업에 있어 주민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해안매립을 시행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운동단체들이 이 기관과 계속 접촉하여 문제제기를 하고 정책이 바뀌도록 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이 하는 댐 건설 사업은 반대운동으로 늦추어져 지고 있고 농림수산성은 쌀 문제만 주민들의 예기를 들어주고 이사하만 간척사업 등 사른 사업들은 의견을 듣지 않고 있다.

2001년에 일본 규슈지역 갯벌을 10일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가고시마앞에 인공섬을 건설할 계획으로 있었는데 지금 어떠한 상황인가? 방문했을 때 시장 선거에서도 쟁점 사항 중 하나였는데요.
- 결국 인공섬이 만들어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1992년 일본 구시로에서 제5차 람사회의 있었다. 이후 일본 습지보존운동과 일본 정부의 습지보존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 국민들의 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습지보존운동을 하는 국내외 NGO간 연대와 각종 포럼, 현지조사와 토론회 등 각종 활동이 활발해 졌다. 특히 국제연대가 활발히 진행되어 동아시아ㆍ오스트랄라시아의 이동경로상의 「도요새ㆍ물떼새류 보호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한편 일본 정부가 람사 사이트 지정 확대와 국가습지위원회의 구성 등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람사사이트의 국제기준에 해당하는 갯벌, 즉 이사하야만, 하카타만, 소네갯벌, 요시노가와강 하구, 후지마애, 삼반제 등의 갯벌이 공공사업에 의해 계속해서 훼손되고 있다.

2008년 람사회의 유치에 있어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유치운동에 전문가, 학계, 환경운동가, 행정 뿐만이 아니라 일반시민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시민과 행정, NGO, 전문가 등의 참여가 보장되고 정치적ㆍ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가습지위원회’ 도 구성해야 한다. 오늘 심포지움을 통해서 한국의 갯벌이 다양성이 있고 보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음을 알겠고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리고 람사(Lamsar)협약에서 중요한 것은 교류이다. 그래서 이번의 심포지움이 람사회의 유치에 있어 사전모임의 첫 번째로서의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국내외적으로 더욱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국이 국제적으로 모범이 되는 습지보존 국가가 되길 바란다.

크리스틴 프리토 (호주습지센타)의 발표 내용 요약

1996년에 호주 브리스번에서 제6차 람사당사국총회가 있었다. 호주의 습지보존 상황은 어떠한가?
- 호주는 60군데를 람사사이트로 지정하고 매우 적극적인 람사협약 가입국이다. 호주는 협약발전에 기여하고 기여해 왔고 오세아니아지역에서 람사협약 실행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호주 물새이동경로를 통한 협력을 지원하고 람사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시민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람사사이트를 지정하고 국가람사보고서를 완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람사협약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호주습지센타의 역할은 어떠한가?
- 호주습지센타가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의 헌터지방은 지난 50여년 동안 정부에서 지원하는 ‘습지관리트러스트’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5,000ha가 넘는 습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람사협약에 대한 이해와 습지 보존을 위한 람사협약의 유용성 등은 비교적 최근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센타는 지역공동체가 보전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보전할동을 도울 수 있도록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역할은 45ha의 기존습지보호구역을 헌터강하구 람사사이트로 통합ㆍ확대하면서 뉴사우스웨일즈주 전체로 확대하였으며, 오세아니아지역 습지센타들의 연대활동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호주습지센타는 람사사이트의 관리자 역할과 습지의 홍보ㆍ교육자 역할, 그리고 헌터지방의 다른 이해당사자, 행정, 전문가, 일반시민, 환경운동가들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습지는 새 등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장소이자, 습지는 교육장소이다. 습지가 사람을 가르쳐 준다.

이들 발표 후 한국의 각 지역 환경운동가와 전문가들은 한강하구, 새만금(만경강ㆍ동진강)갯벌, 낙동강 하구, 우포늪, 무제치늪 등 산지습지, 무안ㆍ신안갯벌, 경기만, 충남갯벌 등의 생태적 가치와 훼손실태 및 보존운동 사례를 발표하였다. (발표 내용은 자료 참조)

참석자들의 간단한 발언과 함께 이인식 마창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람사회의를 유치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에서 습지보존을 더욱 강화하고 제도화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오는 11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열리는 제9차 람사당사국 총회에 참석하여 정부와 경상남도, 시민환경단체가 협력을 통해 2008년 람사회의를 경상남도에 유치를 하도록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하였다.

한편 심포지움 참석 이후 다음날 이른 아침 우포늪을 방문하였다.
  우포늪 모습 (수생식물과 버드나무, 포플러가 보임)

24일 아침6시 방문한 우포늪은 힌빰검둥오리, 물닭, 외가리, 백로류 등의 새소리들로 가득하다. 늪 안쪽에는 가시연과 마름, 줄 등 여러 수초들이 가득하다. 원시적인 장소에 오는 듯하다. 갑자기 흰빰검둥오리 10마리가 우리가 온 일행을 알아차리고 힘컷 날아오른다. 진흙으로 덮인 비포장 도로에는 너구리 등 야생동물 발자국이 선명하다. 사람을 피해서 밤에만 돌아다니는 모양이다. 우포늪 가장자리에는 나무배 3척이 있다. 현지 주민들이 우렁이 잡이를 위해 사용하는 1인용 배다. 이날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예전에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긴 대나무로 바닦을 집으며 배를 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누군가 휘파람새가 날아간다고 한다. 뒤로 돌아 보니 어느새 새한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다. 꺼다란 나뭇가지에 노란색 한점으로 보인다.

우포늪을 안내해 준 한 환경운동가는 연신 우포늪의 아름다움과 지리적인 조건, 생태적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평상시에는 창녕읍 뒤를 병풍처럼 둘러처진 화앙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잠시 우포늪에 머무른 다음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형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비가 많이 내려 낙동강이 범람할 경우 물이 역류하여 우포늪으로 흘러들어와 물수위를 높이게 된다. 그래서 낙동강이 다른 저지대로 범람하는 것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이같은 지형이 강 하류로 갈 수록 많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농경지나 주택지로 개간하면서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이같은 전형적인 모습을 우포늪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우포늪은 수위가 보통 1m-2m 내외를 이루어 각종 다양한 수생식물, 수서곤충 등 휘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면서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겨울철엔 특히 고니, 큰기러기, 각종 오리 종류 들이 월동하는 장소로서 그 가치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주민들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해 가는 중요한 곳이다.

이러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0여년 전 일부를 매립하여 농공단지 조성 계획이 발표가 되면서 이인식 선생님을 중심으로 이를 반대하고, 우포늪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각종 활동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환경단체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내면서 보호운동을 하는 운동가를 폭행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환경부가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주민들의 전통방식의 어업은 보장하되 다른 개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정부는 1997년에 람사협약에 가입하고 람사사이트로 지정하여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정부가 적극적인 보존 약속을 하였다. 하지만 강력한 보호를 위한 강제 조항이 없고 정부 또한 적극적인 보존대책과 재정지원 등을 추진하지 않고 있어 많은 훼손위협을 당하고 있다.

  우포늪 모습 (주민들이 생태적으로 우렁이를 잡는 배)

그러다가 2003년 태풍 ‘루사’가 한국을 지나가면서 우포늪 재방을 넘어 들어 상류지역의 논경지에 침수가 발생하였다. 이때 침수지역 농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150억원을 들여 재방을 2m 넘게 높이게 되었고, 우포늪 보존 운동을 하고 있는 창녕환경연합 사무실인 우포늪자연학습관의 유리창이 주민들이 던진 돌에 깨지기도 하였다. 공사가 완료되고 다행히 서로 만남이 자주 이루어지면서 다시 주민과 지역 환경단체가 협력의 길로 나가는 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로가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하여 정부와 지자제로부터 지원을 얻어내고 스스로 찾아서 보존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주변 주민들을 만나 예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우포늪은 목포늪, 우포늪, 쪽지벌, 사지포늪 등 네 개의 늪을 합쳐 부르고 있는데 모두 재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방문한 사지포늪을 나와 차로 사지포늪와 목포늪을 나누는 재방으로 이동하는 도중 몇 명의 낚시객들이 새볔에 왔는지 벌써 자리를 잡고 있다. 어떤 사람은 10자루의 낚시때를 세워놓고 있다.

한 운동가가 이곳은 낚시를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하자, 순순히 걷는다. 재방에 오르니, 재방옆에는 사지포늪에서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장이 크게 들어서 있다. 2003년 태풍으로 일부 농가 침수피해 이후 새로이 들어선 것이란다. 설명에 나선 한 운동가는 너무 많은 물을 빼내어 일부지역은 건조해져 수생식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멀리 반대편 쪽 언덕을 보니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찾아온 새들과 우포늪 전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창녕군에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새나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볼때 위협스럽게 보여 오히려 새들이 가까지 오지 않도록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산 중턱에 들어 있으니, 산의 경관도 훼손되었다.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여러 지역에서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겠다고 자연학습관이 여러군데 설치되고 있는데 대개 과도하게 큰 건물로 인해 예산낭비는 물론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오히려 새들을 쫏아내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금강 철새조망대, 순천만 자연학습관 등 이다.

이러한 자연학습관은 멀리 떨어지거나 산언저리에 숨겨지게 지어야 하고, 철새를 쉽게 관찰할 수 있게 관찰데크를 나무와 갈대, 부들 등을 이용하여 야생동물이 알지 못하도록 슾지 가까이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주변 경관과 자연생태계에 덜 영향을 미치면서도 탐방객들에게 가까이에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는 지역 운동가의 안내로 재방 끝에 위치한 언덕에 올라 우포늪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아무나 데리고 오지 않는단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만 대리고 온단다. 언덕에는 할머니 당산이라는 팽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이곳에 온 사람은 이 나무에 먼저 기도를 올려야 한단다. 정말 아름다운 우포늪의 전경이다. 늪 표면에 각종 수생식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버드나무와 인공적으로 심은 이태리 포플러가 우뚝 솟아 있다.
  우포늪을 바라보면서 얘기를 나누는 참가자들


이곳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낙동강 하구는 대략 직선거리로 40km씩 떨어져 있다. 거울철새들이 이들 지역을 겨울철 기온에 따라 내려가고 올라오고 하면서 겨울을 지낸다고 한다. 주남저수지는 우포늪과 같은 범람원이었으나 주변이 많이 개간되고 낙동강물의 역류를 차단시켜 지금은 저수지 형태만을 띠고 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주남저수지 방문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순천을 거쳐 전주로 돌아는 길에 순천만을 잠시 들르기로 했다. 순천만을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데 순천만의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 군락지가 그립고 주변이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순천만 모습 (갯골과 염생식물이 보이는 모습)

두루미에 대해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차인환씨의 승용차 안내로 순천만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순천만에 토사 퇴적이 더 되면서 갈대와 나문제 등의 서식지가 늘어나고 있단다. 차인환씨는 떠나고 혼자 걸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재방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도둑게가 풀섶을 해치며 지나간다. 그런데 보트 소리가 요란하다. 요트장으로 생각하는지 수로를 휘젔고 다닌다. 한심스러운 모습이다. 도요물때새들과 갈매기들이 주변에 얼씬도 못한다. 갈대는 아직 누렇게 활짝 펴져지 않았다. 보름은 지나야 할 것 같다.

멀리 건너편 산 언덕을 보니 많은 사람이 보인다. 순천만을 조망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에 전망대를 별도로 만들려고 하다가 철회되었다고 한다. 걸어서 나오는 길에 재방엔 가족끼리, 연인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혼자 걸으니 쓸쓸하기만 하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사랑하는 사람과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옆 논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벼배기를 시작하고 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대대리에 사시는 한 농민이 트랙터를 새워놓고 재방에 앉아 계신다. 몇마디 여쭈어 보기로 했다. 벼농사를 얼마나 짓고 생산량은 얼마냐고 물으니, “2만평을 짓고 나락으로 300평당 30가마 정도 생산된다”며, “쌀값이 떨어지고 추곡수매도 하지 않아 농사로는 이제 별로 소득이 없다”고 하신다. 농촌의 현실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현실이다. 바다도 나가냐고 물었더니, “가끔씩 낚시로 문절이(문절망둑)를 잡으러 나가는데 얼마전 100마리를 잡았고 팔지않고 집에서만 먹는다. 팔아봐야 8,000원밖에 안된다.

작년엔 실뱀장어를 3,200만원을 잡았다”고 하며, 가을철에는 뱀장어를 잡지 않느냐고 물으니, “예전엔 작살로 잡았는데 몇년 전뿌터 운이 좋아야 어쩌다 한 마리나 잡히지 거의 잡히지 않는다.”고 하신다. 과거엔 수로 준설 문제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는데 침수가 발생했었느냐고 물으니, “요 몇 년전부터는 침수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준설은 해야 한다”고 하신다. 그런데 그렇게 강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신 것을 보니 아직까진 문제가 없었는 모양이다. 과거보다 주민들과 대화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순천만 살리기 운동은 우포늪 살리기 운동 다음으로 알려진 활동이었다. 1989년 7월 3일간 재방안쪽 논경지 침수피해를 이유로 1998년 당시 순천만 하구로 흘러드는 ‘동천하류 하도정비겸 골재채취사업’을 하겠다는 순천시의 계획을 지역의 운동단체가 생태계 파괴와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반대하고 나섰고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준설을 바라는 주민들과 많은 마찰이 있기도 하였으나, 다행히 준설 계획은 철회되고, 몇 년째 순천만 갈대제가 열리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편 말씀하시기를 “강을 살려야 한다. 그래야 사람도 살수 있다. 우리 마을 노인들이 일, 월, 목요일에 나와 담배 꽁초를 줍는다”고 하신다. 대화를 나누는데 보트가 요란하게 지나간다. 이분이 갑자기 화를 내신다. 누가 하냐고 물으니, “마을 어촌계장을 비롯한 4명의 젊은 사람들이 시의 허가를 받아서 하고 있다. 45명의 어촌계원이 있는데 자신들 이익만을 생각했지 주민들 전체는 생각하지 않는다. 배를 저렇게 빠르게 몰고 다니다 보니 수로옆 갈대가 뽑혀 나간다. 다른 어민들의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돈이 무엇인지,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도 빼앗아 가고 있으니 말이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 전주에서 왔다고 하니, 젊었을 때 만경강변 대장촌에서 농사를 지었던 적이 있다고 하신다. 오토바이로 버스정류장까지 대려다 주겠다고 하셨지만, 걸어가면서 둘러보고 싶다고 하면서 작별인사를 드리고, 다음에 다시 방문할 때 전화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현지 주민의 예기를 들으니 뜻깊은 좋은 시간이었다.

낙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기다렸으나 서녘하늘에 온통 구름이 가득 끼여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없없다. 잠시 걸어나오니, 대대포구에 배들이 정박해 있고 많은 차들이 부둣가에 정박해 있다. 사람들은 새로 만들어진 구름다리를 걸어 수로 건너편 갈대숲에 들어가고 있다. 이 구름다리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커서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학습관은 거대하게 들어서고 있다. 과연 이렇게 큰 시설물을 포구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설치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순천만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매년 100여마리의 흑두루리(천연기념물 제228호)가 월동하거나 찾아오는 중요한 곳이다.

흑두루미는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른 아침이나 어두어질 무렵 논경지로 날아들어와 떨어진 나락을 먹는다. 이들과 다른 겨울철새들이 이동을 할때 학습관이 들어선 지역의 상공을 지나 순천시내 방향으로 날아가 논경지에 내려앉기도 한다. 그런데 이 학습관이 들어설 경우 새들의 이동 경로와 서식환경에 많은 변화를 주어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같은 일에 대해 지역 운동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어떤 문제제기를 하였는지 궁금하다.

  우포늪 모습 (수생식물과 버드나무, 포플러가 보임)

이와같은 학습관 위치 선정의 잘못과 거대한 신축은 문화관광부 지원에 의해서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남해안 관광밸트 사업의 결과이다. 이같은 일들이 노무현 정부들어서 추진되는 해남 J-프로젝트 사업과 서산 간척지, 무주 안성의 관광래저형 기업도시 건설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자연친화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주민의 삶이 보장되고 지역생태계를 잘 보존하면서 지역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정부와 자치단체도 이에 적극 협조하여 보존 정책과 제도, 예산지원 정책 등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두 지역을 돌아보면서 세부적으로 몇가지 문제는 있지만 새만금사업 처럼 거대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매립이나 준설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논경지 침수피해를 근거로 자치단체가 생태계를 엄청나게 파괴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새우는 것은 어디나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논경지 침수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지역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현명한 대안마련이 요구된다 하겠다.

최근 일어난 침수피해 해결를 이유로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우리 전북지역에서도 새만금갯벌(정확한 표현은 만경강ㆍ동진강 하구 갯벌)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전북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있기를 빌면서 기차를 차고 전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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