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폐막, 부산민중선언문 채택

[부산국제민중포럼] - “평등과 평화를 향한 아름다운 저항을”

부산국제민중포럼이 17일 폐막식을 끝으로 이틀 간의 모든 일정을 끝마쳤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에서 모인 세계 진보진영 활동가들은 이날 부산민중선언문을 채택하고, “빈곤과 전쟁의 세계화를 확대하려는 아펙 정상회의에 맞서 평등과 평화를 향한 아름다운 저항을 펼칠 것”이라며 아펙 정상회의 반대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국제민중포럼 참가자들은 16일부터 이틀 동안 3차례에 걸친 전체토론과 9개 부문의제별 주제 토론, 그리고 특별토론과 영화제 등을 진행했다. 각국 활동가들은 국제민중포럼 기간동안 WTO와 아펙으로 표상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전 세계 민중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회운동의 과제들을 논의했다.


“인류의 행복과 존엄을 위해, 민중들의 참세상을 위해”

이종회 WTO반대국민행동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폐막식에서 정광훈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자연과 인간을 상품화하는 초국적자본과 WTO가 지배하는 오늘의 현실이 바로 자본주의의 말로가 될 것”이라며 “국제민중포럼을 통해 제기된 우리의 주장과 반세계화 투쟁이 전 세계 민중들의 해방을 앞당길 것”이라고 이번 포럼과 반세계화 투쟁의 의의를 짚었다. 그는 이어 “인류의 행복과 존엄을 위해, 그리고 민중들의 참세상을 위해 세계 민중들과 연대해 끝까지 투쟁하자”며 목소리를 높여 “희망을 가집시다”라고 외쳤다.


국제민중포럼 참가자들은 이날 부산민중선언을 통해 “우려한 대로 아펙 정상회의가 강자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더욱 확대하는 결론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WTO DDA 협상 타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이번 아펙 정상회의에 대해 “DDA 협상의 타결은 농산물을 포함한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강요함으로써 식량주권을 위협하고, 교육·의료·공공 서비스 분야도 초국적 자본에게 넘겨주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참가자들은 ‘반테러’ 의제에 대해서도 “파병추가 연장 논의를 통해 곤경에 빠진 미국 부시행정부의 부도덕한 이라크 침략전쟁을 지지하고 힘을 보태 줄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국제민중포럼 참가자들은 향후 더욱 거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선 이들은 18일 열리게 될 아펙 정상회의에 맞춰 수 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의 실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고, 이번 국제민중포럼과 연대투쟁을 기반으로 “전 세계 민중들과 함께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위기는 더욱 빠르게 반복되고 있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 앞서 참가자들은 이틀 동안 진행된 이번 국제민중포럼을 통해 다뤄진 각 부문영역별 주용 내용들을 짧게 정리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철호 범국민교육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외국의 교육시장화 현황을 살펴보고,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법이 국내 교육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 봤다”며 “일본과 뉴질랜드의 사례를 통해 교육의 시장화가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시키고, 교수가 재정확보를 위해 교수모집에 나서고, 인문학을 비롯한 학문 구조조정이 일어난다는 구체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형진 문화연대 활동가는 미디어문화 행동과 관련해 “미디어와 문화는 사람과 서로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 하에서 미디어는 오로지 상품이 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번 포럼에서 미디어문화 활동가들은 99년 시애틀 투쟁에서 독립미디어센터가 보여줬던 역할을 짚어보고, 미디어문화 활동가들이 향후 신자유주의 세계화 저항을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21세기 혁명’을 주제로 부문워크샵을 진행한 김용욱 다함께 활동가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역동적이지만, 순식간에 사람들을 빈곤과 전쟁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위기를 내포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시대의 위기는 더욱 빠르게 반복될 것이고, 이에 대한 운동진영의 공동의 대안이 모색되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부산민중선언문 전문

부산아펙정상회의가 우리가 우려한 대로 강자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더욱 확대하는 결론으로 가고 있다. 우리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회운동가들은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빈곤과 전쟁의 세계화를 확대하려는 아펙 정상회의에 맞서 평등과 평화를 위한 아름다운 저항을 펼칠 것을 결의한다.

아펙은 그동안 전 세계에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역할에 앞장서왔다. 아펙은 "인간안보"라는 미명 하에 군사적 패권주의와 비민주 악법을 확대하고 지지했다. 아펙은 부시의 부도덕한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침략전쟁을 지지하고 파병을 공모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전 세계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의해 자초위기에 빠진 DDA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하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펙은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한 '교토의정서'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아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각국의 강제 의무사항이 아니라 각국의 자발적인 노력에 맡기자고 하는 반환경적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부산 아펙 정상회의 의제들이 전 지구적 재앙을 불러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부산 아펙 정상회의는 "WTO DDA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특별성명", "아태지역의 무역과 투자의 완전자유를 위한 보고르(Bogor) 목표 중간점검 및 부산로드맵"등을 채택하려고 하고 있다. DDA 협상의 핵심은 "농업보조금 철폐, 관세철폐와 서비스협상의 진전"이다. DDA 협상의 타결은 농산물을 포함한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강요함으로써 식량주권을 위협하고, 교육·의료·공공 서비스 분야도 초국적 자본에게 넘겨주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 아펙 정상회의에서 다루는 '반테러' 의제는 파병추가 연장 논의를 통해 곤경에 빠진 미국 부시행정부의 부도덕한 이라크 침략전쟁을 지지하가고 힘을 보태줄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는 한국정부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한다.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은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을 막고 세계 민중들의 '노동권, 평등권, 환경권, 사회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이미 세계사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는 전 세계 NGO 활동가에 대한 입국 금지, 집회참가 금지와 사찰, 법적 강제력이 없는 특별치안지구 내 집회금지 등 독재정권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한국정부가 전 세계로부터 인권후진국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 전에 18일, 19일에 있을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과 부시에 반대하는 다양한 시위를 보장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리는 16일, 17일 이틀간 열린 국제민중포럼에서 아펙에 맞선 전 세계 민중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회운동의 과제를 논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18일 한국 부산에서 실천할 것이다. 얼마 전 아르헨티나에서 망신 당한 부시는 부산에서도 한국 민중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WTO DDA 협상에 반대하는 전 세계 민중들과 함께 12월 홍콩 6차 각료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아펙 정상회의는 꺼져가는 DDA 불씨를 살리려고 발버둥치지만, 전쟁도 없고 빈곤과 차별도 없는 세상을 건설하는 우리의 나아가는 힘찬 발걸음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 민중들의 연대를 강화하여 이윤이 아닌 민중들의 권리가 존중되는 새 세상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2005년 11월 17일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부산시민행동/ 국제 민중포럼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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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계화 , 신자유주의 , 아펙 , apec , 부산국제민중포럼 , 순수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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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종복

    막아야 됩니다. 살아 있는 것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돈을 버는 일이라면 살아 있는 것을 마구 죽이는 문화를 없애야 합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모임(아펙)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살아 있는 것을 무참히 죽이는 문화를 낳을 뿐입니다.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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