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벡스코 맞은 편 저항의 현장

수영강변도로 가득 메운 시위대, 부상자 100여 명 발생

18일 아펙반대부시반대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의 1차 국민대회가 진행됐다. 노동, 농민, 빈민, 여성, 학생 및 사회운동 단위들은 각자의 부문 마당을 마치고 행진하며 모든 참가자들이 수영로타리에서 조우했다. 각 부분의 참가자들이 플랭카드를 앞세우고 로타리에서 어우러지는 그 모습은 과히 장관이었다. 참가 소속을 떠나 '아펙' 반대를 요구하는 그들의 구호가 한 목소리로 외쳐질 때, 그 우렁찬 함성에 절로 힘이 나기도 했다.

  가장많은 취재진이 몰렸던 농민대회


  부분 결의대회 중 노동자 대회의 모습


  수영 로타리. 본대회 장소를 향하며 행진 선두에는 '선봉대'가 자리를 잡고 서 있다.

  수영로타리에서 만난 참가대오.



본대회로 장소로의 이동은 쉽지 않았다. 우선 좁은 골목과 아파트 단지들,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송차는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가고 우선 참가대오가 먼져 이동했다. 이동하며 마주친 곳은 바로 정면으로는 넓은 강이, 양쪽으로는 수영 1교와 수영 3교를 잇는 강변도로였다. 참석자들은 각자 알아서 양쪽으로 선봉대를 쫓아 갈라져 방향을 잡았다.

수영 1교 앞과 3교 앞의 모양은 같았다. 성냥갑 처럼 2층으로 빼곡히 쌓여있는 콘테이너 박스와 그 위에서 고무호수를 들고 방패를 앞세운 전투경찰들, 그 뒤로는 다리를 를 가득 채운 경찰이동차량들. 다리를 건너 정상회의가 열리는 벡스코(BEXCO)를 간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수영 1교의 모습. 물대포를 쏘기 위한 용도의 소방차도 보인다.

  수영 3교의 모습. 뒤로 빼곡히 서있는 경찰 병력과 차량이 보인다.

  이날 집회장소 근처에서는 저공하는 헬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경찰'자가 선명한 헬기에는 고성능의 카메라가 장착, 현장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어댔다.



참가자들과 선봉대는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수영1교와 3교 양쪽에서는 어디서 구해온 밧줄과 고리를 달고 물대포를 피해가며 코테이너에 연결, 합심해 콘테이너를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대나무를 이용해, 미리 준비한 여러 수단을 활용해 싸움이 시작됐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거대한 콘테이너에 줄을 묶기 위해 유인책을 쓰고, 줄을 달고 나면 그 줄에 득달같이 모여들어 '영차'를 외치며 줄을 당기기 시작한다. 이들을 막기위한 경찰의 물대포는 쉴새없이 쏟아졌고, 참가자들을 위협하며 저공하는 헬기는 고성능 카메라로 현장 체증을 마구잡이로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대한 콘테이너는 하나 둘씩 땅을 울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환호. 그러나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컨테이너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경찰들의 부상도 적지 않았던 것.









그러나 물대포를 사이에 둔 이런 실랑이는 계속됐다. 콘테이너가 무너진 곳 뒤에는 다른 준비된 콘테이너가 쌓여지기도 했다. 수영 3교에서는 끌어내린 콘테이너를 합심으로 밀어 강으로 던져 버리기도 했다. 마치 '아펙'도 이렇게 합심과 단결로 무너지길 바라는 바램을 담은 것 같았다.

싸움은 계속됐고, 어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경찰 병력들에 대한 긴장과 저공 헬기에 대한 긴장 그리고 외치는 구호가 강건너 벡스코에서 만찬을 즐기는 정상들에게 까지 전해지길 바라는 바램으로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외침.

이후 수영 1교 쪽에서 정리집회를 한다는 방송이 전해졌고 3교에서 대치하던 참가자들과 선봉대는 1교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보이는 무대에서는 정리집회가 한창이었고, 그 뒤로 대치한 선봉대들은 전경과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무너진 콘테이너 틈으로 대치한 이 둘간의 신경전과 오고가는 싸움속에 100여 명에 이르는 현장 부상자가 발생했다.

마지막 성명서를 낭독하는 과정에 콘테이너의 빈틈으로 경찰병력들이 쏟아져 나와 집회는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최측은 '경찰의 폭력'에 대한 경고를 하기 시작했고 집회참석자들은 분산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시 자리를 잡는 선봉대들은 대오정비를 위한 구호를 외쳤고, 뛰쳐나온 경찰병력들의 그들의 '괴성'에 가까운 구호를 외쳐 이런 불협화음은 기세싸움으로 이어졌다.

다시 자리를 잡은 선봉대는 참가자들의 이동시간을 벌기 위한 싸움을 진행했다. 마무리집회의 무대였던 방송차가 빠지고 참석자들이 흩어지기 시작하면서 경찰병력은 본대가 있었던 자리까지 쏟아져 나왔다.




마무리 집회를 마치고 10여분간 이런 신경전은 계속됐다. 결국 살수차가 도로를 정리하면서 이날의 국민대회는 모두 마무리 됐다. 집회참석자들은 부산대로 이동하며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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