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보름 사이, '난자매매 여성'이 '숭고한 난자기증자'로

1일 언론사회단체, 황우석 교수 관련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한 토론회

<돈이면 뭐든....난자까지 판 여대생> 지난 11월 7일자 조선일보 기사다. “국내에서도 여성의 난자를 사고 파는 행위가 버젓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이라고 부정적으로 보도했던 조선일보가 11월 23일자 <난자 받을때 보상금 줬다> 기사에서는 “난자 기증자에게 교통비와 생계 차질 비용 등을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150만원을 지급했다”는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말을 실었다.

불과 며칠 사이 ‘난자매매여성’이 ‘숭고한 난자 기증자’로


1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문화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주최로 열린 ‘국익과 진실보다, 언론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황우석 교수 관련 조선, 중앙, 동아 등 일부 보수 언론들의 보도태도를 짚었다.

양문석 정책위원은 “불과 며칠사이에 뒤바뀐 조선일보 기사를 잘 살펴보면 난자기증 여성을 ‘난자매매’와 ‘난자기증자’로 분리하면서 한쪽은 파렴치한 인간으로 또 한쪽은 숭고한 연구에 난자를 기증한 기증자로 보도했다”며 “도대체 인터넷 브로커와 노성일 이사장이 무엇이 다르냐”고 되물었다.

중앙일보도 다르지 않았다. 양문석 정책위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지난 11월 7일자 기사에서 난자제공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난소과자극증후군으로 치료받고 있다. 이들은 시술 뒤 2~3주 동안 복통이 심해 거동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난자를 제공하기 위해 너무 많은 난세포를 적출한 휴유증이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보름 후 “난자 채취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난소과자극증후군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보도하면서 말을 뒤 짚었다.

양문석 정책위원은 “조중동을 비롯한 SBS등 방송까지 비겁한 기자정신과 비열한 보도태도를 이번 사건에서 보여줬다”고 맹비난하며 “방송에게 황우석은 두려움에 대상이었고 절대선이었다”고 주장했다.

신화의 폭력, 사유의 구속

양문석 정책위원에 앞서 발제를 한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황우석 교수를 둘러싼 논쟁의 모습을 1%의 이견을 허락하지 않는 전체주의적이고 닫힌사회의 전형적 얼굴"이라고 비유했다. 전규찬 교수는 특히 "애국주의, 국수주의, 국가주의 등의 담론은 매우 친근한 말투로 다가온다"며 중앙일보의 기사를 소개했는데, 중앙일보의 이 기사는 줄기세포 연구를 “한민족이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고 표현하거나 난자기증과 관련 “난자 기증 운동으로 겨우 16명의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한 사실까지 의심의 잣대로 들여다보는 선진국 언론을 머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난자기증을 부추기는 등 놀라운 업적으로 국익을 증진하자는 이른바 한국인으로써의 자긍심을 북돋고 있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전규찬 교수는 “국익을 위한 개인의 자발적 희생, 민족과 애국의 이데올로기로 ‘우리’를 전체로 통일시키려 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는 이미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진실의 이야기들이 사라진 예들이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규찬 교수는 “국익은 필요하다면 보도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체이고 누구나 합의할 수 있어야 하며 강제된 이데올로기가 아니어야 한다”며 “MBC PD수첩이 진실을 말했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중요한 것은 진실을 진실하게 보고자하는 노력의 과정과 태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는 김기식 사무처장을 비롯하여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이강택 PD연합회 자문위원,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김동률 KDI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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