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학수 PD가 8일 오후 MBC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한학수 PD는 이 이메일을 통해 취재윤리를 어긴 데 대한 '사죄'와 함께 진실 보도를 위한 '의지' 표명을 분명히 하였다.
'거듭 사죄 드립니다. 그러나 진실이 묻혀서는 안됩니다'라는 제목으로 쓴 이 글에서 한학수 PD는 지난 10월 20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2005년 논문이 가짜로 판명될 것이고, 황우석 교수는 구속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MBC와 구성원 분들께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며 백배 사죄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그러나 한학수 PD는 YTN의 보도처럼 "황우석 교수를 죽이러 왔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학수 PD는 이메일에서 김선종 연구원이 3번씩이나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확인하고 나서 '중대 증언'을 했으며, 이에 대해 익명 보장을 약속했다고 썼다. 또한 '다큐멘타리 제작 중'이라는 말과 함께 취재 내용이 '2005년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추적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서술했다.
한학수 PD는 이어 "현재까지 취재한 바로는 환자의 줄기세포가 1개라도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 황우석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의 진위 여부에 더욱 큰 관심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확인된 사실만 보도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 한학수 PD는 지난 24일 황우석 교수의 해명 기자회견이 "중대한 거짓을 포함하고 있다는 증거와 증언을 확보하게 되었다"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메일 전문이다.
거듭 사죄 드립니다. 그러나 진실이 묻혀서는 안됩니다.
1. 취재윤리를 어긴 부분에 대해 사죄 드립니다.
저는 황우석 교수의 2005년 논문 진실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어겼습니다. 지난 10월 20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2005년 논문이 가짜로 판명될 것이고, 황우석 교수는 구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취재윤리를 어겨서 MBC와 구성원 분들께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입니다. 이 점 MBC 구성원들께 백배 사죄 드립니다.
다만 YTN에서 보도한 것처럼 '황우석 교수를 죽이러 왔다'고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김선종 연구원은 저희에게 3번씩이나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확인하고 나서 '중대 증언'을 했습니다. 저희는 김선종 연구원의 신원을 익명으로 보장해 드린다고 했습니다. 또한 저희는 이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 김선종 연구원을 만났을 때 저희의 신원을 분명히 공개했습니다. PD수첩 프로듀서들이며, 취재내용은 2005년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추적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2. 현재까지 취재한 바로는 환자의 줄기세포가 1개라도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것이며, 이에 대해 언론사에서 취재하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때 이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몇 개월 동안 2005년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취재를 해왔습니다. 지난 번 PD수첩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 방송에서 드러났듯이, 저희는 확인된 사실만을 보도합니다.
지난번 난자 관련 방송 이후 황우석 교수는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만, 저희는 그 해명내용이 중대한 거짓을 포함하고 있다는 증거와 증언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현재까지 취재한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긴 어렵지만, 저희는 황우석 교수가 논문에서 발표했던 환자의 줄기세포를 단 1개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3. 진실은 반드시 밝혀집니다.
저는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 책임지겠습니다. 회사에서 내리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취재과정상의 잘못이 진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어떠한 논리로도 진실 보도라는 언론사의 기본 정신을 훼손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내용은 '이 정도에서 대충 묻혀도 좋은 사안'이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제가 모든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양해해 주십시오. 많은 의문점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의문들도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는 날, 함께 공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학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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