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극한투쟁' 계획 있나?

60여 기자가 북새통을 이룬 홍콩현지 외신기자 간담회

반 WTO 싸움을 전개하는 홍콩투쟁 참가단 중 한국민중투쟁단의 참가자가 제일 큰 규모이다. 또한 그 중 농민들은 이경해 열사 투쟁의 여파로,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만큼 말 한마디, 이동 하나 하나에도 사회적 파장이 생길 만큼 모든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현재 민주노총과 전농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YMCA 숙소 앞에는 기자들이 서성대며 기사꺼리를 찾아 숙소 및 장소 주변을 배회하고 있기도 하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한국민중투쟁단 임원들

13일 개막 투쟁을 앞둔 홍콩에서 한국민중투쟁단은 12일 오전 10시 외신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국참가단에 대한 오해를 풀고, 왜 싸울 수밖에 없는가, 왜 대규모 투쟁단이 올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제대로 된 보도를 호소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의 자리는 홍콩 현지 언론의 분위기를 여실히 반영하는 자리였다. 빅토리아 공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장에는 60여명에 이르는 방송, 기자들은 마지막 인터뷰라도 할 요량으로 대방을 쫓아가며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예의 없는 투쟁 전술에 대한 질문도 쏟아 졌다. 그들이 궁금한 것은 '왜' 보다는 '얼마나,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에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또한 한축에서는 이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경찰의 감시가 계속됐다. 4명조로 구성된 이들은 POLICE라는 글씨가 적힌 옷을 입고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5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상주하며 수시로 전화로 이들의 동향을 보고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축에서는 시민공원인 만큼 방송 취재에 호기심을 가진 홍콩 시민들이 '뭔일인가' 싶어 발걸음을 멈춰 선전물을 구경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뜨거운 취재열기.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 강도를 높인다는 것이 무슨의미냐. 아쉽게도 대부분의 질문은 한국 투쟁단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싸울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에 맞춰져 있었다.

  취재열기가 뜨거운 현장. 60여명의 기자들은 대표단을 빙 둘러쌌다.

초국적 자본에 봉사하는 WTO, 민중의 적 일수밖에 없다

박하순 한국민중투쟁단 공동집행위원장은 "극심한 양극화, 전세계 민중들과 함께 연대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흐름을 역전시키고자 이 투쟁을 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병기 민주노동당 농민위원장은 "초국적 자본의 이익에 봉사하는 WTO 는 전 민중의 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민중투쟁단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우리 의사를 전하겠다. 홍콩 시민들에게 깊은 애정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홍콩 경찰 당국은 한국 민중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시를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해자 전여농 정책위원장은 15년 농사 끝에 진 1억 5천만원의 빚을 예로 들며 "농사 15년에 막막함과 절망만이 남았다. 나 만의 상황이 아닌 이는 한국 농민 전반의 상황이다. 농민은 이것이 한국 정부의 문제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WTO라는 것이 강대국 중심의 기구, 국제질서를 파악하게 된 것이다. 한국농민은 대 정부 투쟁도 하지만, 홍콩으로 와서 6차 각료회의 저지하고 한국 농민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농민들의 이러한 투쟁을 가십거리로 삼지 말고 '왜' 싸울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많은 질문과 인터뷰 공세를 받은 양경규 민주노총 참가단장은 "홍콩경찰과 언론의 폭력 투쟁에 관한 주장은 주관적이다. 폭력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경찰 당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냐에 따라 우린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홍콩정서를 고려한 시위를 진행할 것"이며 "17일 폐막을 앞둔 투쟁을 집중 투쟁으로 상정하고 최대한 규모있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외신기자는 "이번에도 자살 등의 극한 투쟁을 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반복 질문해 양경규 단장은 "NEVER"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오히려 그런 질문이 과도한 투쟁을 하라고 언론들이 주문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당황스럽다"라며 "그런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은 중앙일보 등 한국 언론을 비롯해 로이터, AP 기자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아사히 신문 기자를 비롯해 홍콩의 보수 일간지 기자들도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는 홍콩시민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