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그리고 매트릭스 시스템 속의 한국

12일 ‘줄기세포, 특허 및 의료산업화’ 토론회 열려

시스템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 ‘매트릭스’ 프로그램에 입력된 채 가상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은 시스템에서 설정해놓은 환타지와 장밋빛 전망 속에서 살아간다. 황우석 교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둘러싸고 드러난 한국은 흡사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2199년 '가상현실'을 연상케 한다. 우리는 때론 합리화한다. “뭣 하러 힘들게 벗어나려하지? 굶주리고 피폐한 현실보다 풍족하고 환타지 전망들이 쏟아지는 가상현실이 더 짜릿한데 말이야”

환타지, 장밋빛 전망.....거짓말

‘세계최초’, ‘국민과학자’, ‘희귀 난치성 질환자의 희망’ 등 이 모든 수식어의 뒤에는 늘 ‘황우석 교수’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활습관, 환경, 인체생리 등 순이다. 이에 대한 ‘보건의료서비스’는 불과 9.8%.


최근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의 ‘줄기세포연구, 특허 및 의료산업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진석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및관리학교실 교수는 ‘첨단의학기술이 국민건강 향상을 보장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분명하게 말한다. “아니오”

  이진석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이진석 교수는 앞선 대답의 근거로 미국을 들었다. “미국은 의학기술의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첨단의학기술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국가이지만 국민건강 수준은 유럽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심지어 미국에 비해 1/20 이하의 일인당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는 쿠바와 비교해서도 건강수준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 첨단의학기술만으로 국민건강 향상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돈을 쏟아 첨단의학기술의 수준은 높이고 있지만 가격대비 건강수준은 현저히 낮다는 것. 첨단의학기술의 수혜층이 앏고 또한 편중되어 있는 까닭이다.

이진석 교수는 “사회계층에 따라 의료이용량의 불평등의 심화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건의료서비스 지출액을 기준으로 소득계층별 의료이용량을 산출한 결과, 고소득층의 의료이용량은 97년 대비 21%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의 의료이용량은 97년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의료이용량 차이는 4배에 이르는 것.

미국의 경우, 1989년부터 2000년까지 5개의 첨단의학기술을 대상으로 인종, 사회계층간 이용 양상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 교육수준이 낮은 계층, 저소득층, 여성, 농촌지역 거주자의 첨단의학기술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의료체계구조를 따라가고 있는 한국의 결과도 뻔한 것. 제주도는 특별자치구를 형성하여 영리법인병원을 허용하는 특별법을 입법 예고한 상태며 이에 맞춰 인천 송도지역에는 이미 뉴욕 프레스비테리안이라는 외국병원이 선정, 입점할 예정이다.

“비극적 파멸로 향하는 달콤한 환타지”

  홍춘택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돈이 없어서 치료 못받는 나라” 홍춘택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황우석 교수 연구 성과는 앞서 설명된 의료산업화, 시장화를 위한 하나의 동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논란이 된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체세포 핵전 기술을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복제양 돌리와 같은 동물들이 거대증과 같은 기형 및 단명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안정성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하며 “황우석 교수 복제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가 희귀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대안으로 거론되나, 5000여종이 넘는 희귀질환 중 80%는 유전성 질환으로 환자 체세포를 이용하는 복제 배아 방식은 같은 희귀 난치성 질환 유발 유전자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과다한 포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분야의 연구예산 지원은 다른 분야에 비해 증가 속도가 빠르며, 그 중 줄기세포연구 지원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 황우석 교수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연구개발비만도 1998년부터 2005년도 현재까지 총 380억원이다. 연구시설 건립 등 인프라구축에만 295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2005년 국정감사 자료에서 나타났다.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세계최초’, ‘국민과학자’, ‘희귀난치성질환자의희망’ 등 각종 상징적 언어로 부풀러진 연구 성과는 의료를 산업화, 시장화를 추진하던 정부나 재계에게 훌륭한 명분이 되었다”고 주장했는데, 미국식 영리 의료와 민간의료보험 확대를 의미하는 의료산업화로 비용은 올라가면서 의료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하락하는 미국의 영리병원의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것이 홍춘택 정책연구원이 제시한 ‘달콤한 환타지’의 ‘비극적’ 결말이다. 덧붙여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이러한 영리법인병원을 “위법적인 돈벌이에 나서는 주식회사 병원”이라고 표현했다.

영리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의 천국인 미국은 OECD국가들이 국민총생산의 8% 정도를 쓰면서 대다수 국민들에게 양질의 평등한 의료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국민총생산의 14%를 의료비로 쓰면서도 4,500만명이 아무런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 △신의료 기술은 공공적으로 활용 가능해야 한고 주장했다.

비급여할 서비스만 지속적으로 창출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토론자로 나온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영리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의료체계는 지속적으로 비급여 서비스를 만들어냄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고 역설했다. “X-Ray가 보편화되면 MRI를도입, MRI가 보편화되면 또다시 CT, CT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니까 MDCT가 나온다. 공급자의 성향은 비합리적인 비용으로 접근성이 어려운 의료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형평성을 어긋나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주성 대표는 “골수기증자 20만명을 더 조직하는 비용이 300억, 이로써 골수 일치자를 찾을 확률이 80%로 증가함에도 정부는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을 쓰려하지 않는다”며 “매번 방송에 아이들과 병든 사람들은 방송에 내보내면서 앵벌이를 시키면서 황우석 연구에 모든 국민과 언론이 올인하는 것을 보면서 난치 치료에 대한 기본적 개념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최용준 민중의료연합 대표
최용준 민중의료연합 대표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논란이 파장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에 당부를 잊지 않았다. 최용준 대표는 "이 사태에 관한 반응자체도 컸다"며 "반응에 대한 평가 대응도 큰규모로 이루어져, 이러다가 급속도로 사태의 의미와 메시지도 상실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최용준 대표는 이번 배아줄기세포로 인한 여성인권, 윤리문제 등의 쟁점들을 꼽으며 "민주노동당이 이런 쟁점을 정리하고 독립적 발언을 했던 지식인, 사회단체를 모아주는워크숍을 열어 입법 활동 등 대안 마련을 위한 구체적 활동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최용준 대표는 △연구성과 확인작업필요 △과학기술 R&D 지원방향과 영향 평가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조차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없는..

  남희섭 정보공유연대 대표
한편, 첨단의학기술의 보편적 향유를 가로막는 중요한 장애요인으로 발제자들은 한결같이 ‘특허’제도를 꼽았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공중의 접근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온 남희섭 정보공유연대 대표는 “기술이전촉진법은 공공연구 성과 특허를 민간에게 이전하는 경우 아무런 조건을 부과하고 있지 않다”며 “기술개발촉진법은 산업발전에 특히 필요한 경우란 단서를 달아 공공연구 성과 특허를 민간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도록 하면서도, 이를 활용하거나 공익 목적을 위해 정부가 개입할 아무런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희섭 대표는 “민간기업에게 이전한 다음에는 공공기관이나 국가조차도 민간기업의 허락없이는 연구성과를 이용할 수 없다”며 “공공연구 성과 특허를 민간기업과 국가가 공유하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마치고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여의도 근처 설렁탕 집에서 점심을 청했다. 한창 설렁탕에 깍두기를 베어먹고 있는데, 갑자기 발제자에게 질문이 날아들었다. “만약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가짜로 판명되면 앞으로 의료산업화에 어떤 파장이 있을까요?” 이진석 교수, 홍춘택 정책연구원 왈 “변함없을 것”.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그저 의료산업화라는 목적을 위한 하나의 동력에 불과했었을 뿐이었기 때문에 현재의 진행되는 상황이 다소 지체될 뿐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정부와 자본은 또 다른 논리를 만들어 의료산업화의 명분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이 요다.

시스템의 다음 단계는 어떤 것일까? 복제된 제2의 황우석? 그때도 ‘매트릭스’는 여전히 우리에게 작동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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