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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중투쟁단이 '반(反)WTO'에 대해 분명한 실천 투쟁을 시작했다. HKPA가 주최한 이날 'WTO 개막 집회 및 행진'에는 한국 참가단을 비롯해 일본, 인도네시아, 영국, 필리핀, 비아깜페시나 등 세계 각지에서 1만 여 명이 참여했다.

오전 투쟁 출정식을 시작으로 오후 1시 40분 경 진행된 행진 과정에도 모범적인 선전전을 진행했던 한국민중투쟁단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수중 집회를 전개하는 등 다국적 반(反)WTO 집회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1시 40분 경 빅토리아 공원에서 분산 집회를 진행하던 각 참가단은 HKPA측의 상황 설명과 행진 지리 설명을 들은 뒤 중앙 공원에 모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각국 참가자들이 다양하게 준비해온 구호를 같이 외치고, 준비해온 선전물들을 배치 선전하며 진행됐다.





4시 30분 경 빅토리아 공원에서 완짜이 부두까지 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던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된 구명복을 착용하고 각료회의장인 컨벤션 센터를 바라보고 1Km 가량 떨어진 완짜이(灣仔) 부두에서 'WTO 반대한다'는 구호와 차례 차례 바다로 뛰어 들었다. 농민 200여명과 학생 10여 명과 외국인 1명 가량이 바다에 뛰어 해상 시위를 전개하는 모습을 본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실천 전술에 놀라움을 표하며,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들이 줄을 이었다. 바다에 뛰어든 참가자들은 해상에서 'down down WTO' 'No to WTO'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컨벤션 센터 방향으로 헤엄쳐 갔다.

미리 해상 시위 정보를 입수한 홍콩 경찰들은 해상 경비정을 띄워 놓고 이들의 이동을 통제하거나, 불미스런 사고가 없도록 조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축북 음성 출신 유선씨가 저체온증을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농민들이 해상 집회를 전개하는 동안, 컨벤션 센터로 이동하는 막힌 길목에서는 한농연 소속 농민들이 WTO 체제 상징물로 들고온 상여의 종이를 태우고, 판목으로 경찰들과 밀고 당기는 싸움을 진행했다.

이후 민주노총 선봉대가 앞장 서 경찰들과 대치하며 '한국에서 온 한국 협상단을 만나기 위해 컨벤션 센터에 가야 겠다'고 주장하며 돌파를 시도하자, 격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투명 방패와 보호헬멧 방망이 등 기본 장비가 한국과 비슷한 홍콩 경찰이 이 과정에서 매우 냄새가 고약한 진노란 최루액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직접 뿌리며 몸싸움을 막으려 했다.




이후 해상 집회를 전개하던 농민들이 마무리 집회장소로 모이고, 몸싸움을 진행하던 다른 단위 참가자들과 민주노총 참가단이 모여 한국 투쟁단의 마무리 집회를 시작했다.

마무리 집회에서 허인 민주노총 참가단 부단장은 "그들의 WTO를 둘러싼 거짓을 폭로하고, 진실을 알려야 한다. 우리 반드시 컨벤션 센터로 가자"라고 참가자를 독려했다.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은 "오늘 고생했고, 승리했다. 내일의 투쟁도 잘 준비하자"고 힘찬 투쟁을 강조했다.

이날 해상 집회를 전개한 광주 당진의 한 농민은 "상당히 춥더라"라는 말을 전하며 "그래도 앞으로 남은 투쟁 일정 동안 저기(컨벤션 센터)까지는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리연설을 한 엘리자베스 HKPA 의장은 "반 WTO 투쟁을 준비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책임지고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투쟁단에 지지와 투쟁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WTO 대한 분노와 이렇게 희생하며 투쟁하는 것이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가슴이 아프다"고 솔직한 심정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 참가자들은 6시 30분 까지 정리집회를 이후 각자 일정을 위해 이동했다.

한편 경찰에 의해 억류됐던 5명의 참가단은 이후 풀려났고, 저체온증을 보인 유선 농민과 집회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이영빈 농협 노조 조합원도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