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3] 수백 촛불 수 놓은 완짜이 부두

1.2km 를 3시간이 넘게 삼보일배로 행진해 온 한국민중투쟁단 그리고 함께 참여한 각국의 참가자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 건너로 보이는 각료회의장 컨벤션 센터를 바라보며 수백의 초를 들었다.

  구호를 외치는 모습.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이 각료회의장인 컨벤션 센터 이다.

모두가 삼보일배로 하나된 이날 저녁 전세계의 반세계화 활동들은 신명나게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다. 손에서 손으로 초를 나눠주고, 불을 나눠 붙여주고. 함께 웃고 함께 구호를 외친 이날 만큼은 다른 언어가 장벽이 되지 못했다.

삼보일배 뒤에서 노래를 부르고, 함께 묵념의 기도를 하면서 행진 해 왔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비아깜페시나의 농민 조직단위들도 이날 투쟁 문화제에 함께 했다. 완짜이 부두의 자리가 비좁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웠다.

학생 참가자들은 바위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신나게 율동을 선보였고, 청보리사랑 노래패는 신명나는 노래로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을 하나로 엮어냈다.

  양경규 민주노총 참가단장
양경규 민주노총 참가단장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한국 농민, 노동자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세계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민중과 노동자들과 함께 이곳에 온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단결과 연대로 그리고 가장 평화적이고 위력적인 방법으로 가장 폭력적인 WTO 를 박살내자"라며 이날의 삼보일배를 마치고 흥에 겨운 참가단을 독려했다.

헨리 사라기 비아캄페시나 사무총장은 "지금도 이 시간에도 저 컨벤션 센터에서 우리를 대표한답시고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가지고 멋대로 거래하고 있는 자들이 있다.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과연 각료회의를 성사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절대로 성사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투쟁을 호소했다.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은 "WTO 10년이면 충분하다. 홍콩에서 너희들의 패배를 인정해라. 우리, 홍콩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중간 고개를 넘는 홍콩에서의 반WTO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결의를 모아내는 발언을 쏟아냈다. 만국 공통 구호가 된 'Down Down WTO'는 수천번도 넘게 외쳐졌다. 그리고 이어진 김재임 순천여성농민회 회장. 김재임 씨가 마이크를 잡고 말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우리 한국 여성 농민들이 몸뚱이만 와도 힘든 이 먼곳에 많은 짐을 지고, 이고 참이나 힘들게 들어왔습니다. 살기 힘들다고 다들 농촌을 떠나고 쭉정이만 남은 늙은 이들만 남아 농사 짓고 사는데 젊은 여성 농민들 보고 하니 반갑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한 어머니 어머니가 자식들 다 가르쳐 객지로 보내며 '너만은 나같이 살지말라'고 했던 그 얘기, 그리고 결국 홀로 남은 그 어머니는 홀로 죽어 썩어있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이것이 우리 농촌의 현실입니다. 농촌을 떠날 수 없다고 말할 때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기 협상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우리를 울리지 말아주세요. 우리 농민이 살아야 국가도 삽니다.

우리가 홍콩에 와서 집회를 하고 모든 분들이 우리의 절규와 우리의 한을 담아서 오늘 까지 해 왔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으니 우리의 함성이 헛되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나의 딸같은 오추옥, 나의 아들 전용철 열사는 지금도 싸늘한 영안실에서 한을 품은 혼이 떠돌고 있습니다. 전용철 동지의 한을 풀기 위해 지금도 한국에서는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동지들을 생각하면 그냥은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기필코 WTO를 박살내고 돌아갑시다"
  울먹이는 김재임 순천여성농민회 회장.

  촛불 문화제의 모습


컨벤션 센터를 마주한 전세계 민중투쟁단은 반WTO, 이경해 열사 추모 촛불 문화제는 전여농 문예단의 춤과 투쟁가로 더욱 분위기를 더했다. 처음 대동놀이를 접한 외국인들도 대동놀이에 합류하며 '익싸이팅' 괴성에 가까운 신나는 함성을 질렀다. 한국민중투쟁단 이렇게 홍콩에서의 3일째의 투쟁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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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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