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라미 WTO 사무총장과 마술상자

컨벤션 센터 안, NGO 단체들의 '반 WTO' 퍼포먼스

16일 세계적인 농민 단체 비아깜페시나와 식량주권네트워크(Food Sovereignty Network)는 오후 2시 30분 경 컨벤션센터 프레스 센터 입구에서 '파스칼 라미와 마법의 박스'라는 'WTO에 반대하는 상징적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상황극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의 퍼포먼스에는 유명세를 타는 조제보베가 함께해 많은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익살스런 초국적 곡물자본
파스칼라미 WTO 사무총장 역을 맡은 자크 차이 촘통티 남반구포커스 NGO활동가는 "나의 이름은 파스칼 라미"이라고 소개하며 기자들 앞에서 과장된 몸짓으로 라미의 외모를 본딴 분홍색 헤어밴드를 하고, 이마를 슬쩍 넘겨 보였다.

"나의 이름은 파스칼라미. 이것은 요술방망이. 너희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가지고 왔다" 라며 분홍색 요술 방망이를 흔들어 보여준다.

갑자기 나타난 살집있는 외모의 인물 등장. 초국적 곡물자본인 그는 카길, 몬산토 등의 이름표를 닥지 닥지 붙이고 있다. "저에게 멋진 선물을 주십시요.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님"

뒤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서 있고, 초국적 곡물 자본은 "저에게 상품이 될 수 있고,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제가 좋아하는 '모든 물(Water for all)'을 주십시요"라며 그 큰 덩치를 라미에게 흔든다.

라미는 "좋다. 내가 이것을 너에게 주마~ 뿅!(한국식으로 표현하면 푱임)"
'모든 물'이란 이름표를 단 여성이 초국적 곡물자본이 펼친 검은색 천막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아~~~~NO!!!'



덩치 좋은 초국적 곡물 자본은 둘러보다 욕심나는 것을 발견한다. "존경하는 라미 파스칼 WTO 사무총장님, 무한 자원을 상품화 하고 개발할 수 있는 이 '환경'을 저에게 주십시요"

파스칼 라미 (씨익 웃으며) "그래 내가 너에게 WTO의 이름으로 이 환경도 선물로 주마"

퍼포먼스는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 결국 떨고 있던 민중의 식량권(People's Food Sovereignty)도, 더 떨고 있던 일자리(jobs)도 초국적 곡물자본의 검은 주머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이들의 표정과 연기에 퍼포먼스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이 때 등장한 전투적 농민. "NO! 전세계 농민, 민중의 이름으로 너를 심판할 것이다"라며 약간(?)의 액션을 가미해 라미 파스칼이 가진 요술봉을 뺏어 파스칼라미를 개구리로 만들고(개구리사진을 이마에 붙여주고) 이후 검은 주머니가 갇힌 식량권, 환경, 물 그리고 일자리 를 끌어내며 초국적 곡물자본과 개구리로 변한 파스칼라미을 오리 걸음식 벌을 세우며 'No WTO!'의 구호를 외치며 퍼포 먼스를 마무리 한다.

퍼포먼스를 마친 NGO 활동가들은 각자의 언어로 WTO 사무총장으로 타결을 촉구하고 있는 파스칼라미의 WTO 협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저개발국가에 지원을 촉구하고, 농업을 비롯한 사회 기본 서비스에 대한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포커스온글로발사우스 활동가인 샤말리 구탈(Shalmali Guttal) 씨는 "식량을 상품화 하고 각국으로 개발되고 각국을 환상에 젖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협상은 전세계 수백만의 민중을 황폐화 시킬 것이다. 비아깜페시나와 식량주권 네트워큰 여기에서 함께 싸우고 분명 우리가 이렇게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정부 협상단을 주의 깊게 들어야한다"고 얘기했다.

뒤에서 플랭카드를 들고 있던 조제 보베 씨도 "초국적 곡물자본들의 반덤핑이 가족농 및 전세계 농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런 행보는 멈춰져야 한다. 또한 당국은 이런 협상을 멈춰야 한다"라며 "WTO는 모든 농업, 물, 환경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국제적으로 이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어제 밖에서 수백의 농민이 싸웠고 지금도 계속 싸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초국적 곡물자본을 위시로 한 그들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파스칼라미는 이번 DDA 협상에서 "magic Wand(요술방망이)'로 타결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 마술방망이는 오직 강대국만을 위한 관세자유화와 시장접근 방식"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들은 밖에서 싸우고 있는 농민, 한국 농민들에 대한 투쟁을 언급하며 'DOWN DOWN WTO'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다. 아래 사진의 뒷모습 주인공은 어제(15일) 한국민중투쟁단과 삼보일배를 함께한 비아깜페시나 회원이다.

  갑작스런 퍼포먼스에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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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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