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친구들이 준 카드

"여러분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을 것입니다"

가톨릭농민회에서는 16일 저녁 촛불집회와 17일 낮 십자가 시위 및 풍선시위, 경찰에 꽃전달하기 시위를 선보였다. 주변의 홍콩시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몇몇 가농 팀들(한 조에 12명 정도씩 이동)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 홍콩 시민이 밥값을 대신 내준 적도 몇 번 있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17일 낮 빅토리아 공원에서 점심식사 중에 홍콩의 젊은 학생으로부터 받은 두 개의 카드를 소개한다. 이 친구를 비롯하여 많은 홍콩의 젊은 학생들은 이번 WTO 및 반세계화 시위에 대하여 매우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점점 보수화되어가는 우리 나라의 대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다음은 첫번째 카드 내용이다.

친애하는 모든 한국인 친구들에게

홍콩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제 이름은 제니 추(Jeny Chu)입니다. 제가 이 카드를 쓰게 된 건 용감하게도 일어서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 여러분 모두를 칭찬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당신의 나라와 사람들을 위해 담고 있는 사랑을 보았습니다. 당신들 모두 친절하고 아름답습니다.

홍콩에서 행진하고 계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시위를 전에는 보지 못했지만, 지금 제 눈에 비친 한국인들은 매우 질서정연하고 강한 단결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홍콩 사람으로서 저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당신들의 그러한 좋은 점을 갖고 있지 못하니까요.

부디 좌절하지 마세요. WTO에 반대하는 싸움을 위해 이곳에 온 여러분 모두를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당신 편에 항상 있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을 부디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을 것입니다.

제니. 2005.12.17

  첫 번째 카드 내용

겉면 : 당신들의 목표를 위해 계속 나아가십시오! WTO에 대한 싸움에서 승리하길 빕니다.

  첫 번째 카드 겉면

친애하는 친구이자 영웅들에게
한국인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미국과 EU에 대항하는 싸움에서 여러분들이 승리하길 기원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영광스런 행동을 계속해 주십시오. 제 눈에는 당신들 모두가 영웅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자 , 제니 추
홍콩, 2005.12.17


  두 번째 카드 내용

이러한 홍콩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이 17일의 폭력시위로 인해 완전히 차갑게 돌아섰다는 우리 나라 보수언론들의 기사와는 달리, 실제 홍콩 시민들과 언론의 반응은 여전히 한국 농민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아래 내용은 22일 홍콩의 한 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친구에게서 받은 메일이다.

나는 한국 농민에 대한 홍콩 민중의 변화를 알기 위해 뉴스를 확인했다. 그리고 매우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12월 18일 모든 신문은 그들의 태도를 바꾸고, 화난 농민들이 폭력을 사용함으로써 그들의 좋았던 인상을 파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12월 19일, 몇 신문은 태도를 바꿨다. 그들이 비록 폭력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국 농민들이 단지 WTO 각료회의장에 가깝게 다가가기만을 원했다고 표현했다. 게다가 한국 농민들의 행동이 서울에서보다 홍콩에서 훨씬 순했다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한 신문은 홍콩 민중이 WTO 개최 전과 후에 한국 농민에 대해 갖는 태도에 대해 인터뷰 조사를 했다. 여기서 홍콩 민중의 35% 이상이 한국 농민에 호감을 갖고 있고, 33%는 WTO가 나쁘다고 나왔다.

12월 20일 이후 홍콩 6차각료회의를 많이 다루면서, 대부분의 신문은 홍콩 정부와 NGO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부의 측면에 있어 각료회의는 농업협정의 진전을 가져온다고 말하고, 경찰은 그 상황을 조정하는데 업무를 완수했다고 말했다. NGO의 측면에서 그들은 WTO가 어떻게 세계 모든 나라와 농업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홍콩 민중에게 교육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두 개의 친정부 신문은 한국 농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태도를 취했다. 이 두 개의 신문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태도를 항상 배제할 것이다.


  WTO를 반대하는 한국 농민들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홍콩 시민

  16일 밤 촛불집회 때 끝까지 남아서 동참한 아이
덧붙이는 말

허남혁 님은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비상임 정책기획연구원으로, 대구대학교 사회교육과 지리교육전공 박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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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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