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여성은 도구였다”

PD수첩 황우석 연구원 난자제공 강요 등 보도해, 여성단체들 입장

황우석의 뻔뻔한 거짓말은 어디까지

황우석 교수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185개의 난자를 이용해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미즈메디와 한나산부인과에서 제공한 1200여 개의 난자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가운데는 연구원들의 난자는 물론이며 연구원들의 난자채취 과정에서도 강압에 이루어 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지난 12월 27일,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여성 국회의원 6명이 난자채취와 사용과정에 대한 국정감사를 요구한 것에 이어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도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된 난자의 제공과정 및 절차, 제공기관, 제공인원, 난자개수에 대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진상규명”과 해당 기관 및 관련자들을 사법처리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PD수첩은 '줄기세포의 신화와 진실'을 보도했다.

난자 제공 연구원 “내 난자로 내가 직접 복제 실험 했다”

3일 밤, PD수첩은 ‘줄기세포 신화와 진실’ 편을 통해 연구원들의 난자 기증 과정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가 여성 연구원들에게 난자 제공을 강요한 것은 물론이며, 망설이는 여성 연구원에게 황우석 교수는 논문저자 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공공연한 협박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이 공개한 박 모 연구원이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박 모 연구원은 “내 난자로 내가 직접 복제 실험을 했다”며 “내 자신이 지독하게 독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박 모 연구원은 2003년 3월, 실수로 난자가 담긴 접시를 엎지른 데에 대한 보상으로 과배란 촉진 주사를 맞고 전신 마취 상태에서 난자를 뽑아 황우석 연구팀에 제공했다. 박 모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에게 대적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며 “이 방법은 아니었는데,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모 연구원의 동료 연구원은 난자를 제공하는 과정에서의 박 모 연구원의 심정을 담담하게 전했다. 동료 연구원은 “동료들이 수술을 말려 그 연구원은 난자 재취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심했으나 황 교수가 ‘왜 안하느냐’고 화를 내 거의 끌려가다시피....”라고 말해 황우석 교수가 연구원들의 난자 채취 과정에 어떻게 개입해 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 연구원은 “(박 모 연구원이) 고생해서 만든 줄기세포 관련 논문에 자기 이름이 안 들어 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난자 제공을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여성단체, “국익 앞에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는 없다”

황우석 교수는 2005년 11월 24일, 난자 채취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여성연구원 2명이 난자제공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해 뒤늦게 알았고 강요된 일도 없었다고 연신 강조해왔었다. 황우석 교수는 계속 그랬듯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난자, 여성의 몸은 얼마든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지극히 반인권적이고 비윤리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지적하고, “강압에 의한 여성 연구원의 난자기증은 헬싱키 선언을 위반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연구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이므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기했다.

정부, 황우석 감싸며 불법난자채취 모르쇠

또한 PD수첩은 “황 교수 측이 직접 돈을 제시하면서 난자를 구했다는 증언도 있었다”며 한나산부인과로부터 난자 기증을 제안 받은 윤 씨 부부의 말을 소개했다. 윤 씨 부부는 “병원 측에서는 10개 아니라 10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시험관 수술을 하게 되면 난자가 많이 형성되니 일부 추출 조건으로 치료비를 절감해 100만원 만 내라고 했다”며 “나머지는 황 교수 팀에서 지원해 준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처음 난자 문제가 불거졌던 2005년 11월에도 보건복지부는 단지 서울대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를 바탕으로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 수급과정이 법 규정에 위배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을 뿐이다”며 보건복지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비판하고, 불법 난자 제공 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 기관에 대한 엄중한 처벌, 해당 부처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생명공학연구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

여성단체들은 “황우석 연구 논란의 과정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여성의 인권은 정부와 과학자, 대다수 언론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짓밟혀 왔다”고 지적하고, “이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난자, 여성의 몸은 얼마든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지극히 반인권적이고 비윤리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여성의 몸을 과학기술과 국익의 도구로 치부하는 현실에 대해 분노했다.

배아복제연구 과정에 대해서 여성단체들은 “난자를 사용하는 배아복제연구는 근본적으로 인권, 윤리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생명공학연구는 국민적 공론의 장을 통해 그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하고 황우석 연구팀에 대한 정부 지원 철회와 배아복제연구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부의 지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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