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주일미군 재배치, 미 제국주의의 동북아 침략 발판

한미 전략적유연성과 본질 차이 없어, 한미FTA 즉각 중단해야

미국과 일본은 1일 워싱턴에서 미일안전보장협의회를 갖고 육해공군 통합업무 능력 강화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골자로 하는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를 확정했다. 주일미군 재배치는 2014년까지 끝내고, 미사일 방어(MD)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군사정보 공유폭도 확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3년간 협상 끝에 확정한 주일미군 재배치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미일동맹 체제는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 주일미군 재배치가 끝나면 주일미군과 자위대는 사령부를 공유하게 되며,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거점사령부(UEX)를 작전 거점으로 삼아, 미국 본토에서 편상된 실전부대를 한국에 투입하게 된다. 또한 육상자위대에는 테러 대응을 위해 신설하는 중앙기동집단사령부도 들어서고, 항공자위대도 비슷한 형태의 사령부가 주일미공군사령부(미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기지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는 자위대를 군대화 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겠다는 일본정권의 구상과 중국과 북한을 적대시함으로써 동북아에 정치 군사적 긴장을 확장하려는 미국의 동북아정책과 맞물려 작성되었다. 미일 양국이 이번 합의에서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일동맹 강화는 미 제국주의의 지구적 차원의 군사력 재배치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되어왔다. 미 제국주의는 초국적자본의 과잉생산 과잉축적의 위기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받아왔다. 이에 미 제국주의는 세계 질서 재편에 주도적으로 나서 정치적, 군사적 패권을 관철함으로써 과잉축적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지역 재편은 이라크 전쟁으로 치달았고, 미주 지역에서는 전미자유무역협정 추진으로 재편 구도를 그렸으며, 동북아에서는 중국과 북한을 적으로 놓고 한미일 동맹축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미국의 이러한 전략은 특히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통한 한미동맹 강화와 주일미군 재배치를 통한 미일동맹 강화로 이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봉쇄함으로써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패권을 장악해가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알려진 대로 미국이 자국 전력을 특정지역과 임무에 국한시켜 운용하지 않고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원하는 장소에 이동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의 기능 전환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병력 이동, 기지 사용, 장비 유연성을 내용으로 하는 이 합의가 성사됨에 따라 한미동맹의 수준 역시 한층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한미FTA가 초국적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전제한 협상이고, 협상 추진이 가파른 일정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 제국주의의 동북아 재편 전략이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우익세력의 발언처럼 미일동맹이 강화되는 데 비해 한미동맹은 불안정하다는 주장은 알량한 이데올로기 공세에 불과한 것이다.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 확정으로 미일동맹이 군사적 맥락에서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미동맹도 이에 못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익세력들이 근거로 삼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요구는 한미동맹의 유지 강화를 전제하는 가운데 논의되고 있으며, 주한미군을 한반도 밖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부정적이라는 목소리도 사실과 다르다.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가 미일동맹 단일 축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호들갑 역시 한미동맹에 목을 메는 우익세력들이 자기보존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벌이는 반동적인 작태일 뿐이다.

냉전 이후 지금까지 미일동맹, 한미동맹 강화 흐름으로 인해 동북아시아는 상시적인 전쟁 위협에 시달려왔다. 특히 전략적 유연성과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 합의에 따른 주한,주일미군 재배치는 한국과 일본 민중에게 커다란 슬픔과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이미 평택미군기지 확장으로 평택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의 터전이 군화발에 짓이겨지고 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노무현정권이 대화를 통해 평택미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제스추어를 내비쳤지만, 2일 돌연 태도를 바꿔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군 투입을 예고하고 있다. 노무현정권과 한미동맹세력들이 주도면밀한 전쟁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맹동적인 우익 한미동맹 강화론자들이나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한미FTA 추진에 속도를 더하는 노무현정권의 한미동맹은 본질에서나 현실적인 양상에서나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동맹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동북아에 대한 미 제국주의의 정치적, 군사적 위협과 침략을 중단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나아가 모든 장벽을 허물어 미 제국주의와 초국적자본에 모든 걸 내주는 한미FTA 협상을 중단하는 것만이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평화와 안녕을 구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거듭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