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와대 인사개편과 팽성 행정대집행

국방부 대충격, 청와대 주문은 무엇이었나

평택 팽성읍 대추리 도두리에 대한 군경 합동 행정대집행의 결과는 참혹했다. 경찰, 용역경비업체, 중장비, 공병대, 심지어 특공대까지 투입된 행정대집행과정에서 경찰 폭력으로 100여명의 시민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으며 민간시설의 피해도 매우 컸다.

국방부의 이번 행정대집행은 말 그대로 충격적이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국방부와 평택 범대위 사이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대화 중 행정대집행 보류, 지속적 대화추진이라는 합의를 이루었다. 그러던 것이 바로 다음날 국방부는 평택 범대위와의 합의를 뒤엎고 공사준비 활동 보장을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대화 파기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이번 행정대집행을 보는 사람들은 국방부의 이러한 행동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배경에 의문을 갖게 된다.

국방부가 시민사회와의 합의를 파기하고 대화단절을 선언하며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일련의 일들은 다른 무엇보다 최근 청와대의 인사개편과 무관하지 않다. 2일 청와대는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등 5개 수석보좌관을 교체했다.

그런데 이번 인사개편에 대해 노대통령의 측근들을 전진배치 시켜놓은 정실인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해철 민정수석, 박남춘 인사수석, 이정호 시민사회수석 등 이번에 교체된 핵심 수석보좌관들은 청와대도 밝혔듯이 노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핵심 측근들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시민사회수석의 교체다. 황인성 시민사회수석의 교체 이유가 평택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청와대 일부의 설명도 있었다. 때문에 시민사회 수석의 교체는 평택문제는 물론 정부와 시민사회와의 관계 변화를 예고하는 일이기도 했다. 게다가 신임 이정호 시민사회수석은 전 국토를 토건국가로 만들어 왔던 국가균형발전위 기조실장 출신임을 감안해 본다면 이번 전격적인 행정대집행의 과정에 과연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했고 무엇을 주문했을지 뻔한 일이 아닌가.

청와대 인사개편과 이번 행정대집행을 통해 집권 후반기 노무현 정부의 정국운영기조를 엿볼 수 있다. 비정규 법안 처리, 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동계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미FTA 협상으로 노동계는 물론이고 농민, 보건의료, 교육 등 대다수 시민사회의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측근 중심의 청와대 인사개편과 군경을 동원한 강제집행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반추해 볼 때이다.

집권 하반기 레임덕을 우려한 노대통령이 정실인사로 눈과 귀를 막고 듣기에 좋은 소리만 들어가면서 다수 국민의 반발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돌파하려 한다면, 임기 말의 노대통령의 뒤가 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