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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외측, 누런 거품으로 뒤덮여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28) - 방조제 안에서 죽은 적조생물이 정체



지난 14일과 15일, 찾아간 새만금 방조제 외측에선 누런 거품이 바다를 뒤덮었다. 썰물 때는 새만금 방조제에 설치된 두개의 배수갑문을 통해서 내측에서 나온 엄청난 누런 거품이 갑문폭 정도로 일직선 방향으로 하섬 뒷편을 지나 독섬까지 다다랐다. 가력배수갑문에선 갑문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누런거품이 쏜살같이 밀려나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더니 밀물때가 되자, 일직선이 깨지면서 고사포와 변산해수욕장앞바다는 물론 대항리 전 해변까지 넓게 퍼져 밀려왔다.



한 주민은 “생전 처음 보는 일이다. 바다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다.”며 놀란 표정을 한다. 변산 해수욕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일주일 전부터 이렇다. 장마가 끝나고 나서 생겼다.”며 “새만금 방조제 배수갑문을 통해서 엄청나게 흘러나왔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 후 처음 생기는 일이여서 한국농촌공사에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 사진을 찍어 자료로 확보해 두었다.”고 말한다. 다른 상인은 “가뜩이나 장마가 늦게 까지 있어 별 재미를 못 보다가,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본격적으로 해수욕객을 받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바다가 이렇게 누렇게 변해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한다. 배를 타고 현장을 둘러보니, 누런 거품이 바다를 가득 뒤 덮었고 해수욕장까지 밀려와 해수욕객들이 거품을 밀어내며 물놀이를 한다. 해수욕을 나온 어린이는 바닷가로 밀려온 거품을 손으로 오물딱조물딱 하며 가지고 논다. 옆에 있던 어머니는 “더러우니 만지지 말라!”고 아이 손을 바닷물에 씻는다.

낚싯배를 운영하는 한 선장은 “누런 거품이 밀려오고 나서는 그동안 잘 나오던 우럭도 안나와 낚시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어떤 선장은 물고기가 나오지 않자 돈을 지불한 낚시손님과 싸운 적도 있다.”고 하소연 한다. 그렇지만 누런 거품의 정체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환경단체와 함께 새만금 방조제 내외 측의 생태계와 수질의 변화상을 조사해 오고 있는 나기환 박사(한국유해조류(藻類)연구회장)는 “방조제 내측에서 죽은 생물들의 썩은 액체와 특히 증가하던 적조생물들이 죽어서 생긴 것이다. 정확한 생물종 명(이름)은 아직 분석 중에 있다.”면서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생태계가 균형이 깨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이 방조제 내측에서 배수갑문을 통해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새만금 방조제 내측뿐만 아니라 외측까지도 생태계에 악영향을 줘 물고기가 살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비가 많이 오고 나서 강한 햇빛이 내릴 쬘 때 증가한다.”며 “생물이 마지막으로 죽어가면서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박사는 “가을철이 되면 바닷물의 상∙하층이 뒤집어지면서 방조제 내측에서 적조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이런 거품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진 것인지, 직접 만져도 사람에게 어떤 큰 피해가 없을 것인지를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어민도 “누런거품이 뒤덮인 자리엔 물고기도 없고, 비위가 상해 바다에 나갈 맛이 안 난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같은 현상으로 새만금 방조제 완공 후 새만금 방조제 내측은 물론 외측에도 생태계 변화가 더 심각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이는 어민들의 생계는 물론 아름다운 관광 부안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을까 우려되어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제라도 다시금 새만금사업으로 발생할 문제점들에 대해 파악하고 해수유통 확대 등 해양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같이 그릇된 어른들의 판단으로 발생한 사실도 모르고 해수욕장에서 누런 거품으로 놀이를 하고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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