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9.11 5주년, 미 제국주의의 테러 잔혹사는 계속된다

미 제국주의의 도발에 맞서는 세계 민중의 투쟁

9.11 사태 5주년을 맞아 뉴욕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는 정부와 유족 등이 참여하는 추모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추모일 하루 전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해 헌화와 묵념을 하고, 성 바오로 성당에서 당시 숨진 2천749명을 추모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 현장에서는 추모 사진전을 비롯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9.11 사태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9.11 사태의 진상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큐멘터리 '루스체인지'는 9.11의 진실에 대한 강력한 의문의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인 1천만 명 이상과 전 세계 7500만 명이 인터넷 등을 통해 관람했고, 관람한 대다수가 '음모론'에 동조하며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음모론은 비단 '루스체인지'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프랑스와 독일 합작 TV 채널 '아르테',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 '알 자지라' 등 전 세계 유력 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미국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물량을 쏟아 부었고, 부시 대통령은 전쟁대통령으로 자리잡았다. 대량살상무기를 척결하고 테러로부터 미국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전쟁 의지는 곧바로 '악의 축'을 향했다. 9.11 테러 발생 이후 배후를 알카에다로 지목한 미국은 즉각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연이어 대량살상무기 사찰을 이유로 이라크를 괴롭혔고, 2003년 결국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테러와의 전쟁 5년 동안 6만2천여 명이 숨지고, 4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라크 전쟁을 포함하면 18만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와의 전쟁'을 앞세운 미 제국주의의 살육과 약탈 만행은 지금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미 제국주의의 세계 질서 재편과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만행은 전쟁 도발, 전략적 유연성, 자유무역협정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 5년을 맞는 지금 미 제국주의는 세계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의 중동정책은 분명 역풍을 맞았다. 이라크에서는 다시 강력한 내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목한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아내며 아랍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라크 침략에 이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패권 장악을 노려온 미국의 구도는 크게 좌초되고 있다.

미국의 남미정책도 무기력한 양상을 띠고 있다. 3억6,500만 남미 인구 중 3억 명 가량이 좌파 정권 아래 있다. 브라질과 칠레 등 일부 국가들이 미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등은 미국과 직접적인 대결 구도를 그리고 있다. 나프타 등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남미에서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노동 착취와 이윤 수탈을 기도했지만, 지난 20년간 미국이 남미에 제안한 무역정책은 수백만 명의 도시 빈민과 농민들에게 아무런 이득을 주지 못했다. 전미자유무역협정은 중단되었으며,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반발은 대안적 무역협정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동북아 정책은 악의 미소를 띤 채 지속되고 있다. 북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대북 봉쇄정책은 북의 저항을 추동하고 있다. 경제 제재에 이은 금융 제재는 북의 반발과 저항력만 높일 뿐 한반도 평화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미국은 한미일간 군사적, 정치적 동맹을 기초로 노무현정권을 압박, 전략적 유연성을 유도함으로써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착시켰다. 또한 평택 주한미군기지 확장 이전과 자주국방론에 근거한 작통권 환수 추진은 한반도를 사실상 전쟁실험장화 하는 것이며, 한미FTA는 정치,군사적 동맹의 기초 위에서 초국적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절대 다수 인민의 삶과 생존의 파탄을 예고한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가장 강력하게 관철되는 곳이 한국이란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시기 미국의 세계 질서 재편과 동북아 정책, 그리고 한미동맹의 역사적 맥락을 볼 때, 그리고 노골적인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한미FTA 추진 과정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9.11 5주년, 미 제국주의의 도발의 진실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밝혀진 유일한 진실이라면 오늘날 미국이 가장 강력한 테러국가로 자리잡았다는 것 뿐이다. 그들이 9.11 5주년을 맞아 그라운드 제로에서 묵념을 하며 세계 재패를 다짐하는 지금, 테러국가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 민중의 분노와 저항의 물결이 드세지고 있다는 것만이 진실이다. 중동과 남미와 유럽의 도처에서. 씨애틀과 서울에서, 그리고 평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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