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재정경제부의 시대착오적인 언론탄압

재경부는 지정기부금단체 취소 결정의 내부 기준을 밝혀라

시중에 이런 이야기가 하나 있다. 누군가가 “1 더하기 1은 몇이냐?”고 물으면 수학을 전공한 이는 “2다”고 대답하고, 통계학을 전공한 이는 “2가 될 확률이 99%”라고 대답하는데, 경제학을 전공한 이는 그 사람에게 조용히 다가가 귓속말로 이렇게 속삭인다는 것이다. “몇으로 만들어 드릴까요?”

이런 이야기는 경제학을 비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제학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일 수 있다는 경구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국가의 경제를 주관하는 재정경제부가 이 같은 정치논리에 꿰맞춘 활동을 하고, 그것도 언론을 탄압하기 위해서라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12월 19일 참세상은 문화관광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사단법인참세상이 특정정당을 지지할 목적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니, 이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재정경제부로부터 왔다는 것이다. 사단법인참세상은 인터넷신문인 민중언론참세상의 법적 등록주체이다. 그런 사단법인참세상이 올해 공익성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이 되었는데, 재정경제부에서 조사해 보니 사단법인참세상이 특정정당이나 선출직 정치인을 지지할 목적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어 주무관청인 문화관광부가 이를 확인해 주면 지정기부금 단체를 취소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단법인의 설립 취소사유가 된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재정경제부가 근거로 든 것은 “문제의 핵심은 국가보안법이다”, “사무실을 사수하는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단 두 편의 논평이었다. 각각 올해 10월과 9월에 작성된 논평으로, 하나는 이른바 일심회 사건 직후 국가보안법이 다시 준동하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의 조속한 철폐를 요구한 내용이고, 하나는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폐쇄 조치한 정부의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것이었다.

사단법인참세상으로서는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단체인 민중언론참세상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내용과 노조를 지지하는 논평을 냈다는 이유로 지정기부금 단체를 취소하고 나아가 사단법인 설립을 취소하며 결국, 민중언론 참세상의 문을 닫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의 ‘머릿속’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국가보안법은 이미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폐지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보안법을 특정사안에 적용하려는 공안기관을 비판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주장한 논평은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 중 하나이다. 당시 대다수 언론이 국가보안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각각 내었고 민중언론참세상의 논평도 그런 일상적인 언론활동의 일부였다. 또한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유엔과 ILO에서도 권고한 공무원노조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고 한 논평을 냈다고 해서 이를 특정정당이나 선출직 정치인을 지지할 목적의 정치활동이라고 본 재정경제부의 시각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었다.

언론기관이 특정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정당한 언론활동이다. 만약 이를 빌미로 언론기관의 정상적인 활동을 정치활동으로 규정한다면, 이는 모든 언론사가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어떤 언론이든 기사나 논평을 통해 특정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공당(公黨)과 공인(公人)의 공적 활동에 대한 비판이나 지지인 것이지, 특정인이나 사당(私黨)에 대한 일상적이고 일방적인 지지활동을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재정경제부의 행위는 비상식적인 월권행위이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다. 나아가, 국가보안법 폐지와 공무원 노조 지지를 빌미로 지정기부금 단체지정을 취소시킨다면 우리는 이를 명백한 언론탄압으로 규정할 것이다.

따라서 재경부는 그 논평의 어떤 내용들이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이라고 보았는지 그 근거를 밝히고, 이번 지정기부금단체 취소와 관련된 재정경제부의 내부 기준이 무엇이었는가를 공개해야 한다.

사단법인참세상은 가진 자들의 목소리보다는 우리 사회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것을 표방하고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다. 민중언론참세상의 기사와 논평 역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우리 언론 지형이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에 편중되었던 불균형적인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민중언론참세상의 보도는 매우 중요한 공익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민중언론참세상은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노동자 민중, 서민의 입장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민중언론이 필요한 절대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