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대선 대응, 민주노총의 역할은?

[사무총장 후보 정책질의](4) - 한국진보연대(준), 민주노동당 태도 달라

네 번째 질문은 07년 앞두고 있는 대선에 대한 입장이다. 07년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의 준비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질서재편의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진보연대(준)이 출범하기도 했는데, 민주노총은 그동안 다양한 투쟁에서 규모 면이나 영향력 면에서 연대투쟁의 가장 큰 힘을 가자고 있기도 하다. 이후 민주노총의 연대전략은 어떻게 세워져야 할 것인가.

또한 대선시기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가 주목 받을 것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에 대해 배타적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답변의 양은 A4 반으로 규정했으나, 각 선본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사무총장 후보가 보내준 그대로를 싣는다.)


기호 1번 김창근 사무총장 후보

“통일전선체 반대, 민주노동당 사회연대방안 민주노총 주도해야”

애초 나는 통일전선체 조직을 건설하기 위해 시도됐던 각종 제안과 방침에 상당히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 내부에 대의원대회 체계까지 갖추는 완결적 구조의 연대체에 대해서 말이다. 특히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그런 식의 질서재편을 하려는 시도는 한편에서는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이미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차이가 없어져버린 상황에서 반 한나라당 전선으로 대선투쟁을 끌고 가려는 일부 운동 내부 세력에 의해 위로부터 폭력적으로 진행되는 질서재편일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현장토론과 의견수렴과정에서 이 전선체 조직의 이름이 한국진보연대(준)으로 결정됐으며, 사실상 현재의 민중연대조직의 확대강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민중연대 구성단체의 일원인 민주노총으로서 노-농-빈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앞서 제기한 의구심만 해소된다면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러나 민주노총에게는 노동계급 외의 계급계층과의 연대보다 해결해야할 계급 내 연대를 위한 과제가 더 산적해 있다. 정규직-비정규직간의 연대, 업종 간 연대, 그리고 남성과 여성노동자간의 연대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민주노동당에서 밝힌 사회연대방안 제출과 그 논쟁이 시작된 것을 환영하는 바이며, 그것이 내용상 우려의 지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국민연금에 그치는 주제가 아니라 소득연대전략까지 제출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주도성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강조할 것은, 우리 노동자는 생산현장에 출근해 생산영역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퇴근 뒤 주택 의료 소비 등을 통해 자신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며 산다. 자신의 노동력재생산 영역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산영역인 것이 살아가는 이치다. 바로 이 대목에서, 자신의 재생산영역이 누군가에게는 생산영역일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바로 연대의 근원적인 뜻이다. 서구유럽에서 지하철과 비행기 등을 운영하는 노동자가 파업하더라도 다른 노동자들이 불만이 없고 연대해주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 같은 훈련이 몇 십 년 넘게 체득됐기 때문일 것이다. 업종과 고용형태를 넘어 대산별 체계로 이 같은 훈련이 지속되게 기획하고 추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노총이 가져야할 연대전략의 출발이어야 한다.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입장 여전히 유효“

또한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단언컨대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이 만든 정당이다. 그것도 세상을 바꾸고 96~97년 대투쟁을 이끈 노동자계급이 지긋지긋한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대안사회를 이끌어 보겠다고 만든 정치적 결사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현재의 민주노동당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느냐에 대한 지적일 것인데, 10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했을 때 전망했던 ‘당 운동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의 시대’는 사실상 거품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특히 이 시대의 화두인 비정규직 투쟁에 있어서 민주노동당 차원의 접근은 의정활동으로 한정됐으며, 그마저 사실상 실패했다. 이는 누구라도 쉽게 가입할 수 없는 폐쇄적인 기업별 노조에 근간을 두고 있어 전체 계급을 실질적으로 대표하지 못하는 지금까지의 민주노총이 가진 한계를 민주노동당이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민주노총당’으로 인식돼 대공장 정규직만을 대변하는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셈이며,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미조직 노동자를 향한 당 운동은 앞서 얘기했듯이 법안 제출 등의 의정활동으로만 국한해 왔다. 이것이야 말로 의회주의에 치우쳐왔던 당 운동이었다고 평가내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각 노동조합들이 산별노조로 질서를 재편하고, 그래서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형 노동조합으로 미조직비정규 노동자를 담을 그릇으로 체질개선을 하게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현재의 ‘민주노총당’에서 ‘산별노조당’으로 민주노동당이 혁신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고, 그 주도적 역할을 바로 민주노총이 해야 한다. 그렇게 혁신이 되었을 때의 민주노동당이 가지는 파괴력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니, 아직 민주노동당이 가지는 운동적 가치를 버릴 때가 아니다.


기호 2번 이용식 사무총장 후보

“통일단결 강화위해 한국진보연대(준) 결성”

민주노총의 연대전략은 단결이다. 노동계급성을 기본에 두되, 진보적인 제 세력이 총 단결해서 사회변혁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진보연대(준)를 결성하는 것이 갖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다양한 진보적 의제가 사회변혁의 밑거름이 되고 원동력이 되듯이, 통일단결을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의제와 주장을 존중하고 함께 하는 폭넓은 연대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또한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이 목적의식적으로 건설하고 강화하고 있는 진보정당이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은 배타적 지지이며, 조직적인 지원이다. 민주노동당이 노동계급성을 견지하면서도 다양한 진보세력이 총망라되는 진보적 대중정당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과 동일시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기반을 비약적으로 확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도 계급적 지향성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될 이다. 가장 노동계급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기호 3번 임두혁 사무총장 후보

"한국진보연대(준), 반신자유주의 투쟁전선 약화시키고 있어“

남한 변혁운동은 분단 상황으로 인한 자주평화통일의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그런데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을 축으로 한 연대전선과 반전평화통일을 축으로 한 연대전선은 차이가 있다. 후자가 계급계층 구성으로 보면 훨씬 폭이 넓다. 그런 연유로 이 연대전선에 포괄 수 있는 계급계층 중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지지 또는 비판적 지지의 경향도 포함되어 있다. 신자유주의 첨병 역할을 하는 노무현정권에 대해서도 반수구(한나라당)의 입장에서 연대 제휴하는 입장에 있다. 나아가 자주민주정부수립을 현 단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한국진보연대는 민중연대와 통일연대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고 여기에 시민사회단체까지 포괄한다는 입장이다. 조직이 통합되면 동의되는 노선을 중심으로 운동이 전개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한국진보연대는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전선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국면의 노동자계급 연대전략은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민중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로 다양한 고민 막으면 안 돼“

또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는 결정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다. 정치사상의 자유를 구속하는 원칙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서 노동자 당파성은 비민주적인 형식적 구속에 의해서 강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변혁운동에서 민주노동당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있다. 합법 의회전술당의 역할을 할 것인지, 변혁을 이끌 전략당의 역할을 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노동자 내부에서는 다양한 고민과 모색이 있다. 이런 노력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결정으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우리의 이런 입장에 대해 “기호3번 후보진영은 민주노동당 반대세력”이라고 한다. 이는 악의적인 왜곡이며 기호3번 후보단과 지지하는 동지들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다. 합법 의회 전술 당으로서 노동자 중심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부터 현재의 민주노동당의 행태로 보면 그런 역할도 하기 어렵다는 입장까지 다양하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기호3번 진영을 ‘반민주노동당 세력’으로 호도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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