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비정규법 패기! 폐기!](2) - [인터뷰] 최호섭 뉴코아노조 사무국장

비정규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못한다

비정규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못한다. 오히려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정규직을 전환배치하고 또 다시 그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또 다시 해고하는 악순환만 존재할 뿐이다. 그저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법일 뿐이다.

이는 비정규법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부터 예상되었던 일이다. 법의 취지 자체가 비정규직의 확산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미명하에 사용주의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을 합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법안의 시작부터 비정규직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비정규법 때문에 아웃소싱한다”

결국 비정규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비정규직의 대량해고는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뉴코아다. 김연배 뉴코아 관리담당이사는 당당하게 “비정규직 보호법에 차별시정과 관련한 부분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회사는 7월 1일부터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비정규법에 대해 정부가 기간제, 파견직 노동자가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보호법이라고 한 말은 거짓임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 계열인 뉴코아는 5월 초 직접고용 비정규직이었던 킴스클럽 계산원 전원을 해고하고 용역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달 1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뉴코아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을 받아 “사용자는 배치전환과 비정규직의 용역전환을 잠정 보류한다”라고 3주간의 조정기간을 지시했으나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지난 4일 저녁 아웃소싱 업체 직원을 강제 투입하려 해 이에 반발하는 뉴코아노조 조합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아웃소싱 업체 직원은 오는 10일 이후에 다시 투입될 예정이다.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이 타겟이다”

  최호섭 뉴코아노조 사무국장/이정원 기자

이런 가운데 최호섭 뉴코아노조 사무국장을 만났다. 뉴코아노조는 원래 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적극 조합원으로 조직하고 투쟁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정규직들이 그동안 비정규직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비정규법은 비정규직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으며, 다시 정규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비정규직을 용역화하고 그 자리를 정규직으로 채우며 정규직을 비정규직화 하는 상황이 뉴코아에서 드러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뉴코아 사측 관리자들은 비정규직을 모아 놓고 노골적으로 “비정규직이 타겟이 아니라 정규직이 타겟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뉴코아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이 비정규직‘만’의 싸움이 될 수 없는 이유 또한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노위의 조정도, 노동부의 근로감독도 통하지 않는

사측의 행동은 철저히 준비되어 왔던 것이었다. 지노위의 중재도, 노동부의 근로감독도 소용이 없었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뉴코아는 비정규법이 통과된 직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뉴코아는 380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모두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 그리고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비정규직에게는 하루, 일주일, 한 달, 심지어 기간을 표시하지 않은 계약서까지 강요했다.

이런 사례를 모아 뉴코아노조는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도 소용이 없었다. 노동부가 내린 시정조치가 사측의 귀에 들릴 리가 없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사측은 노동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라며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데 누가 이것을 지키겠는가. 노동부와 회사가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악법은 없애야 한다”


뉴코아노조의 싸움은 이랜드 그룹 소속 유통업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대량해고의 일면이다. 그리고 한국의 자본이 하고 있는 행태, 그리고 앞으로 할 행태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는 공동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는 오는 10일 공동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악질 이랜드 자본은 여론의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정규직 차별과 해고를 계속하고 있으며, 오히려 비정규직 차별을 고착화시키기 위해 용역전환과 직무급제 등의 악랄하고 얄팍한 술책만 거듭하고 있다”라며 “이랜드 자본은 비정규 악법이라는 독약을 봉지째 삼치고 죽기 전 발광하는 미친개처럼 개거품을 문채 노동자들을 물어뜯고 있다”라고 이랜드 그룹을 강력히 비난했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라고 말을 했다. 비정규법 시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호섭 사무국장이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 늦지 않은 것이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전면적인 투쟁을 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경험으로 남았다”라며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함께 하는 투쟁이라면 반드시 승리한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최호섭 사무국장은 비정규법에 대해 개정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호섭 사무국장은 “악법은 없애야 한다”라며 “새롭게 비정규직을 진짜 보호할 수 있는 비정규직 권리 보장법을 입법하자.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호섭 사무국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노동자에게 거짓말만 일삼고 있는 정치인들에게도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비정규직이 900만이다. 이 사람들 버리고 정치할 수 있는가. 당장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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