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지난 달 30일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폐지하는 대신 국민의견을 모아 맹세 문안을 새롭게 바꾼다고 발표했다. 현행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1972년 8월 문교부에서 학생교육의 하나로 시작되었고, 1982년 10월 국무총리의 지시로 시행되었으며, 1984년 2월에는 대통령령으로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에 포함됐다. 전두환이 대통령을 하고 있을 때이다.
'국기에대한맹세문검토위원회'가 구성되고 이 위원회는 국민의견을 수렴해 맹세문 수정 문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새로운 맹세문을 담은 국기법 시행령은 오는 7월 중에 제정, 공포된다. 시행이 된다 함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규정'에서 법적 지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행자부는 다음과 같이 예시문을 내놓았다.
1.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2.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사랑과 자유와 평등의 이름으로 국민의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3.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써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인권운동사랑방,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 90여 개 인권사회단체들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폐지하라며 크게 반발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고등학교 입학을 거부당한 박준규 씨, 역시 경례를 하지 않아 공무원으로서의 책무 방기를 이류로 3개월 정직을 받았던 이용석 교사의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반세기, 국가와 국기가 우리 사회구성원들에게 무엇이었는지, 사회구성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볼 일이다. 지금 시점에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수정하겠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출처와 배경도 뒤집어 볼 일이다.
맹세문을 수정하겠다며 의기양양해 하는 현 정부의 관료들, 그리고 맹세문검토위원들에게 묻고싶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 대신 '인민에 대한 국가의 맹세문'을 같은 걸 써볼 용의는 없는지.
나(국가)는 자랑스러운 사회구성원들 앞에 인민의 노동권,건강권,교육권,주거권 등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ㅋㅋ
민중언론참세상은 '국기에 대한 맹세와 경례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집중이슈 '맹세야, 경례야 안녕∼'을 릴레이기고 형식으로 다룬다. 취지에 공감하는 독자 여러분의 글의 형식과 분량에 얽매이지 않는 투고를 기다린다. (보내올 곳 : newscha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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