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동시간을 사회로부터 쟁취해야

[맑스코뮤날레](개막강연) - 안드레아스 아른트(Andreas Arndt) 시간의 경제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의 모든 행위는 '시간'이라는 유한 자원 안에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제 3회 맑스 코뮤날레에서 강연을 한 안드레아스 아른트 교수는 노동시간 외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일반적 상식'에 대해, 내가 가진 '나의 시간'이 얼마나 자본주의 안에 상품화 돼 있는가를 지적한다. 그리고 '비노동시간'에 대한 사용법을 익히고, 노동사회로부터 쟁취함으로 진정한 '자유'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경제'에 대한 비노동시간의 사회적 쟁취가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의 요구로, 일자리 확보의 방편이라는 인식에서 나아가, 자본주의 가치 증식의 과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동의 욕구를 새롭게 구성하는 투쟁의 과정으로, 사고의 확장을 주문했다.

노동사회에서 벗어난 비노동의 나의 시간
  비노동의 '여유 시간'에 대해 발제를 한, 안드레아스 아른트(Andreas Arndt)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


안드레아스 아른트(Andreas Arndt) 교수는 맑스가 주장한 '인간 사회의 자연법'인 '시간 경제'에 근거해 이날 강연을 시작했다.

아른트 교수는 "자본 아래 노동이 실질적으로 포섭되고,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을 통해 잉여가치증식이 지배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생산성을 높여 합리화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이 확립됐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자본주의 구도는 "사회적 노동시간은 이윤 극대화의 욕구를 매개로, 노동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합리화를 통한 노동강도의 증대로 인해 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점차 강력한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며 "시간 경제가 이윤 극대화의 욕구 아래 시간을 복속시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른트 교수는 '시간의 경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비노동시간의 '여유를 가져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른트 교수는 "인간의 생물학적 재생산 및 제반 욕구의 충족을 위해 자연과의 대상에 노동하는 시간인 '노동시간'과 일치하지 않는 '비노동시간'으로 구분된다"며, "비노동은 최소한 개인들의 물리적 심리적 재생산을 위해 요구되는 만큼의 시간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맑스가 자유의 왕국을 확립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일일 노동시간의 일반적 단축을 든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여유를 가져라'는 것으로 시간의 경제를 점차 사회적인 이해의 통제 아래 두자는 것"이라고 해설을 덧붙이며 "노동생산성을 더 이상 물신화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과 생산성을 비노동을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은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이란 쳇바퀴에서 굴러가는 '물레의 변증법'에 종속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런 사회 체제 내에서 '비노동'은 노동에 의해 '평가 절하' 되기도 한다.

  안드레아스 아른트(Andreas Arndt) 베를린 자유대학교수의 강연 모습

이에 아른트 교수는 "비노동 시간의 사용 역시 산업자본주의적 조건들에 의해 구조화된 노동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그래서 시간의 경제는 먼저 '사회적 통제' 아래 최대의 비노동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자유시간도 진정, 자유롭지 않다. 비노동 시간의 대부분은 여가산업 및 문화산업 그리고 소비산업에 의해 도배되고 이 산업들을 통해 재생산돼,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시간의 성격이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른트 교수는 "비노동시간을 순수하게 사용한 법을 사회적으로 습득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인간의 활동일반이 자본의 가치 증식 요구로부터 해방되어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비노동시간을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한편, 무엇보다도 이를 노동사회로부터 쟁취하는 것, 그것은 자유의 실제 가능한 왕국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정환 <자율평론> 기고가는 "지금 사회는 전체가 노동시간으로 엄밀히 말하면 자유시간이 존재하지 않다"고 전제하며 "자유시간에 기초한 시간의 경제학, 시간 배분을 통한 방법이 우리에게 유효한 전략일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아른트 교수는 "비노동이라는 자체도 자본주의 노동과 구별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현실적 가능성을 보고 대안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맥락에서, 자본의 논리를 벗어난 논리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라며 고유한 테제라기보다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실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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