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우리당 합당, '도로 열우당'으로

총 의원 143명 중 열린우리당 출신 138명

민주신당.우리당 합당, 총 143명 중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 138명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10일 최고위원회 합동회의를 열고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지리멸렬하게 진행된 범여권의 대통합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게 됐으나, 그 결과물이 '도로 열린우리당' 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합당으로 이들은 129석의 한나라당을 제치고 원내 제1당의 자리를 꿰차게 됐다. 이들이 확보한 의석수는 143석으로 민주신당 85석에 열린우리당 58석이 더해졌다.

그러나 민주신당이 열린우리당의 탈당세력 중심으로 급조된 정당이라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 때문에 총 143명의 의원들 중 민주당을 탈당해 결합한 김홍업,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등 5명을 제외하면, 열린우리당 출신의원은 138명에 달한다. "'말짱 도루묵당'으로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의 말조차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권, 한목소리로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노무현당' 맹비난

민주신당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양당의 합당을 '신당'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결국 잡탕도 아닌 도로 열린우리당이 될 것을 대통합이라 우기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온갖 쇼를 했다"며 "열린우리당에다 간판만 민주신당이라 새로 달면 될 것을 당적을 수차례 바꾸고 창당이다, 통합이다 법석을 떨면서 결국 국민의 혈세만 낭비했다"고 양당 합당을 맹비난했다.

한나라당뿐이 아니다. 민주노동당도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은 또 한 번의 기만극"이라고 비판했다.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한동안 부산한 듯 하더니 결국 제자리 뜀뛰기로 먼지만 풀풀 날렸을 뿐"이라며 "오직 대선 하나만을 목표로 급조된 정당이며, 대선까지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를 정당"이라고 말했다.

한편,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 과정에서 한축을 차지하다 마지막에 따돌림을 당한 중도통합민주당(민주당)의 분노는 남다르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양당 합당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순도 98%의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노무현당'을 완성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또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열린우리당을 복원하는 것은 '화려한 사기극'일 뿐 아무 의미도 없다"고 지적한 뒤 민주신당에 결합한 민주당 출신 의원들을 향해 "사기극에 부화뇌동하여 민주당을 배신하고 참여한 인사들은 늦기 전에 원대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오충일 대표, "열린우리당, '반한나라'에 나서는 것 자체가 회개"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는 비판에 대해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는 '반한나라당'과 '민족'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반론을 폈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열린 민주신당 최고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은 민족문제를 남북대결 구도로 가자고 한다. 이런 위험한 세력에게 우리 민족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며 "대통합민주신당은 반한나라당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과거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실정 책임과 관련해서도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열린우리당이 잘못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정희 군사정권도 마찬가지"라며 "열린우리당이 간판을 내리고 반한나라당 전선을 위해 나서는 것 자체가 큰 회개"라고 이제는 한 몸이 된 열린우리당을 적극 엄호했다.

정균환 민주신당 최고위원은 '잡탕정당'이라는 한나라당의 비판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잡탕정당이 아니라 레인보우파티(무지개정당)"라며 "대선 4개월을 앞두고 만든 정당이고, 목적이 없는 정당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무지개정당? 어떠한 지향도 가지지 않겠다는 뜻"

정 최고위원의 '레인보우파티' 주장에 대해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그 말이야말로 정체성 상실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며, 정치포기선언"이라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반영하는 사회라는 의미에서 무지개 연대는 좋은 의미이지만 정당이 온갖 색깔이 다 들어있다는 것은 어떠한 지향도 가지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민주신당은 19일 양당 통합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개최한뒤, 오는 20일까지 합당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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