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제17대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20일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이 전 시장은 8만1천84표(49.56%)를 얻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이명박, "나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가 하나"
이 전 시장은 이날 7만8천632표(48.06%)를 얻은 2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2천452표(1.5%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원희룡 의원은 2천398표, 홍준표 의원은 1천503표를 얻었다.
경선의 승부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갈렸다. 개표결과 총13만1천84명의 당원과 대의원 등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에게 432표 뒤지며 박빙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8.5%포인트(표 환산시 2884표) 가량 앞서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개표결과가 발표된 뒤 이 전 시장은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이 순간부터 나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가 하나"라고 '패자'들을 추스른 뒤 "정권을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패배 인정한다. 경선과정 이제 잊자"
박 전 대표는 이에 "패배를 인정한다. 깨끗하게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 전 시장에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추스르며, 당의 화합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개표결과 발표를 앞두고 올림픽체조경기장 주변에서는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점치는 전언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에 박 전 대표 측 지지자 일부가 한 때 '경선무효' 등을 외치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지지자들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표는 "경선과정의 모든 일들을 이제 잊어버리자"며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이 걸리더라도 잊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나를 도와줬던 마음으로 이제 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힘을 합해 달라"며 "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의 승리로 1년여 간의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경선전쟁'은 일단락됐다. 우려와는 달리 일단은 두 후보 모두 '정권창출'과 '당 화합'을 강조하며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들 뒤에 길게 줄 지었던 이들이 두 후보의 바람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화합'의 길로 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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