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부문 종사자들, '노동자'라 할 수 있을까

[사회운동포럼] 비공식노동자 조직화 모색 워크샵

정부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유사노동자'라 표현하며 법적 규정 대상이 아닌 것처럼 분리시키며, 노동자 개념의 재구성을 기도한다. 비정규직의 확대와 더불어 그 경계를 오고가는 비공식노동이 확대되고, 비공식부문 종사자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노동자 계급 구성에 대한 원론적인 확인도 필요할 수 있지만, 시작은 '비공식 부문 종사자'들에 대한 '노동자'의 의제를 던지고, 고민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부터였다. 비정규노동 및 비공식노동의 비율 증가에 따라 노동조합운동을 비롯한 사회운동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진행된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 '비공식노동자 조직화 모색을 위한 워크샵'은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강동진 빈곤사회연대(준) 집행위원장이 주 발제를, 조승화(전국노점상총연합), 신희철(사회당 서울시당 빈곤특별위원회) 활동가가 노점상과 재활용수집노동자의 사례 발표를 했다.

기획단은 이번 워크샵을 1차 토론으로 정하고, 추가 사례 분석을 통해 비공식노동자 조직화 전략안을 마련 할 계획이다.

  2일 진행된 사회운동포럼, 비공식노동자 조직화 모색을 위한 워크샵의 모습

보편적인 노동자로, 조직화와 주체 형성의 경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

발제를 한 강동진 활동가는 비공식 노동의 사례로 '가사도우미'의 예를 들었다. 특정 기업에 대해 고용 계약에 의한 관리, 통제를 받지 않으나 일의 수행을 위해서는 전속적인 지시, 감독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관계를 설명했다. 이런 노동의 유형이 다양한 특수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이 확산되면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동진 활동가는 "중요한 것은 공식노동자, 비공식노동자로 나누고 이들이 어떠한 노동자인가를 규정하기보다 노동자의 개념을 확장하고, 이들을 보편적인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의 테두리로 묶어세우는, 조직화와 주체 형성의 경로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성'을 설명할 때, 근로기준법은 종속성을 기본으로 업무지시 관계와 공간 개념을 기본으로 한다. 특수고용은 공간과 업무지시가 동일하다. 예를 들어 학습지 노동자의 경우 그 회사에서 고용돼 업무지시 받는 단일한 구조인데 고용형태가 은폐되고 위장된 형태인 셈이다. '비공식노동자'로 예를 든 가사도우미나 간병인들의 경우 공간도 동일하지않고, 단일한 사용자로 묶여 있지도 않다는 차이가 있다.

워크숍에서는 노점상과 재활용수집 노동자들이 비공식부문노동자들의 사례가 발표됐다. 이들이 자영업자냐 노동자냐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했다.

조승화 활동가는 "당사자 주체로서의 목소리가 분명히 드러나는 비공식 부문의 조직화가 돼야 한다는 점과 당사자들의 중요한 사안이 드러나야 한다"고 전제하고, "전노련이 단순히 생존권을 요구하는 것 보다, 구체적인 권리로 요구, 호명 돼야 한다"라며, "생존권으로 노점 합법화를 주장하기보다 전기, 가스 등 안정적인 노동권의 확보 등을 주장해야 하지 않겠는가"의 고민을 던졌다.

'노동권' 확대해석의 필요성..'노동자' 호명이 절대적인가

1차 토론인 만큼 비공식부문 종사자들에게 '노동권'과 '노동자' 중 어떤 무게 비중으로 접근할 것인가가 주요 토론 내용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으면 권리 자체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라는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는, "'노동자'라는 호명이 목적의식적이기 보다 노동권의 확장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전제로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노동자'로 규정됐을 때 갖게 되는 법적인 노동자의 3권, 이것을 제한된다고 볼 수 도 있고 이 권리를 최소한 보장 받는다고 볼 수도 있다.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을 때 사회에서 부여되는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게 되니 사후적이기도 하고, 조직화를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노동자'라는 개념에 집착하면 노동권의 범주로, 권리 획득의 측면으로 한정돼 '노동권'을 확장해 사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지점도 있다.

전체 토론과정에서 비공식 부문의 사람들에게 '노동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점에는 참가자들 대다수가 동의했다. 아울러 노동권 자체를 확대하고 폭을 확대할 것인지, 노동자 개념을 유연하게 사고해서 폭을 넓혀 갈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추가 토론의 과제로 남겼다.
태그

노동권 , 사회운동포럼 , 비공식 부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신희철

    저는 이 자리에 전국노점상총연합 조직2국장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정정해주세요~

  • dogtank

    조승화 화이팅~~!!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