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헌, "비동맹중립남북연합으로 한미동맹 깨야"

'질라라비' 기고, 통일의 주체는 노동자계급 강조

"통일의 주체는 노동자계급이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의 전망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노동자가 통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통일방안을 가져야 할 지를 주장한 글이 '질라라비' 8월호에 실려 눈길을 끌었다.

양규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노동자는 통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통일은 매우 중요한 민족적 과제인 동시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말하고 "통일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체세력 형성'이며 주체의 입장이 반영되고 관철되는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통일"이라고 짚었다. 여기서 주체는 노동자계급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규헌 대표는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흐름에 기초한 동북아 단일시장 형성을 바탕"으로 한 "사실상의 대북흡수전략 기조를 의미하는데, 북을 동북아 단일시장으로 재편한다는 정치,경제적 구상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화번영정책이 핵 문제, 평화체제 등 남북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한반도 금융, 물류허브 형성을 통해 초국적자본의 이해를 전면화하는 반동적 측면도 동시에 담겨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노동절 때 역사적인 남북노동자 축구경기가 펼쳐진 데 대해 양규헌 대표는 "체제와 이념에 차이가 있지만 세계노동절을 계기로 평화정착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노동자의 목소리가 실종되었다"고 지적했다. 북측 노동자가 60달러 정도의 저임금인데 비해 수십 배가 넘는 임금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북 노동자 조직의 대표를 자임하는 두 노총과 직총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말았다는 것.

또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남북정상회담 환영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양규헌 대표는 이랜드-뉴코아, 기륭전자, KTX 승무원 등이 노무현정권의 반노동자성과 일전을 치루고 있는 상태에서 노동자 탄압에 대해, 인권 유린에 대해, 노동자계급의 분노에 대해 한마디 언급없이 환영성명을 낸 것은 노동자 조직의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양규헌 대표는 "노사모보다 더 충성스런 민주노총"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통일운동 진영은 "통일된 국가의 상과 개념을 정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공동체에 대한 고민도, 노동자 민중의 해방에 대한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흡수통일을 기본으로 하는 시장중심론적 통일과 별다른 이견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양규헌 대표는 "신자유주의 공세가, 초국적자본의 횡포가 북측 노동자까지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로의 통일은, 통일이 아니기에 오히려 반대하는 게 진정한 통일의 의미이며 민족의 자긍심"이라고 주장했다.

주체형성을 거론한 대목에서는 "남북 노동자는 무엇으로 만나는가? - 불평등이라는 모순을 해결하는 주체로 만난다. 노동해방을 향한 전망으로 만난다"라고 쓰고 "가령 개성공단에 북측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에 맞서 연대전선을 만들어 함께 싸우는 과정 그 자체가 통일운동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실 체제상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가칭)개성공단 노동자 저임금 해소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가동시켜 통일운동의 공동주체를 형성"하고 "남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불안정노동 문제를 북측 노동자와 공유하고 함께 논의하는 과제도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제기했다.

양규헌 대표는 경제공동체 논의와 관련 비동맹중립남북연합을 제기했다. "비동맹에 대한 정치적 판단은 남북문제에 대한 노동자,민중적 강령 수립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며 경제와 정치적 성격을 포괄한다"고 밝히고, "여기에서 남측의 비동맹중립 선언의 의미는 한미동맹을 깨는 것"으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전망, 그리고 제국주의의 패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선택되어야 할 노동자의 과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다가오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노동자 대표의 참여를 촉구하고, "노동자 불평등에 대한 치열한 문제제기와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주성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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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 남북정상회담 , 비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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