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남북경제공동체 이면에 가려진 것 드러내야"

한국언론재단 토론회, '남북정상회담 보도 이렇게 하자'

"(남북정상회담 보도에 있어) 2007년 대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그 긍정적인 표제어들이 놓치고 있는 것, 누락하고 있는 것, 배제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한겨레나 경향신문 또한 무의식적으로 동승하고 있는 남북경제공동체의 수사학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이영주 한국종합예술학교 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언론재단,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이 27일 주최한 '남북정상회담 보도 이렇게 하자' 언론토론회에서 언론의 자율성과 공적 이성을 강조하며 보수-자유주의 언론이 공히 놓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영주 연구원은 발제글 '남북정상회담 보도 어떻게 할 것인가 - 언론장의 변환적 계기의 사유'를 통해 한 집단이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다룰 것인지를 문제제기했다.

이영주 연구원은 "보수 정치집단과 보수 언론 대 자유주의 정치집단과 자유주의 언론의 대립의 틀이 아닌" 언론보도의 분석적, 제언적 틀을 과거와 달리 조금 이동시킨 지점에서 출발할 것을 제안했다. 기존까지의 언론보도의 대립적 틀을 벗어나 언론의 진정한 정치성에 대해 사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영주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 발표 전과 발표 이후 언론의 보도 양태와 문제점, 그리고 토론할 수 있는 문제들을 짚었다. 분석 대상 언론으로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4개 신문사와 MBC, SBS 등 2개 방송사를 선정했다. 이영주 연구원은 여섯 개 언론이 8월 8일부터 한 달 간 사용한 주요 표제어와 프레임 분석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이유와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한 내용을 비교 설명했다.

이로부터 이영주 연구원은 "남북문제 더 나아가 향후 전개될 예측할 수 없는 사안들에 대해 열린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동안 특정 이념과 사상, 주장과 의견들에 대해 폭력적인 배제의 정치를 수행했던 반민주주의적 언론 역사의 전환점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언론(인)은 정치적 차이와 적대를 인정하고 노출할 수 있어야 하며, 특정 정치 이념과 주장의 신봉자이자 다른 이념과 주장의 배제와 억압자가 아니라 이들이 서로 공개되고 토론될 수 있도록 열린 공론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영주 연구원은 열린 공론장의 형성을 강조한 데 이어 남북정상회담 보도와 관련 "어느 정당이나 정치집단의 대변인이 아니라, 맹목적인 환호와 비난의 환상의 정치가 아니라, '생산적인 자기 의심'과 '사회적 의식'의 한 주체로서 끊임없이 중얼거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언론의 중얼거림에 대한 동의와 지지는 언론(인)의 판단 영역이 아니라 대중의 판단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주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 시기 중얼거림의 대표적인 사안으로 '남북경제공동체' 담론을 들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전망 중 가장 각광받는 용어가 '남북경제공동체'이고, 이 단어만 놓고 보면 한국의 주요 정치세력의 입장은 이미 통일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부터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주로 화려한 표제어로 구성되고 있는 긍정적 보도 프레임이 가리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진다.

이영주 연구원은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사안들에 대한 어느 정도 정착된 취재와 보도, 관점의 코드와 습관에서 벗어나 "이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난 언론(인)을 우리는 유능하다거나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경제공동체론과 같은 담론을 다루는 언론의 관점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한편 이철기 동국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 발제를 통해 △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부풀리는 안보상업주의 △메이저 신문의 사주와 간부들의 편견과 고정관념 △외신에 대한 맹종과 미국적 시각에의 매몰 △국내 정치상황과 연관한 왜곡.편파보도 등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이철기 교수는 남북정상회담 보도 관련 언론의 역할에 대해 △남북관계와 북에 대한 객관적 보도 △냉전시대의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의 해소 △남북 화해와 협력에 기여 △민족화해의 관점 △평화지향적 보도 △남한 내 여론 수렴과 남북 갈등 해소 등을 꼽았다.

이철기 교수는 특히 1995년 8월 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 등이 만든 '북한 관련 보도.제작준칙'을 소개하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 시점에서 보도준칙이나 윤리준칙을 보강하거나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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