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경선 파행... 일정 잠정 중단

당 지도부, 손·이 요구 받아들여 "경선 잠정 중단"

'대통령 명의도용', '조직.동원선거 논란' 등으로 내홍을 겪던 대통합민주신당의 국민경선이 결국 잠정 중단됐다.

오충일 대표, "이 시각 이후 후보자 합동연설회 등 잠정 중단"

오충일 당대표는 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 명의도용'과 '동원경선' 등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 뒤 향후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동원경선, 유사 콜센터, 대통령 명의도용, 부산의 사태 등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선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경선 파행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 명의를 도용한 당소속 지방의원은 당 윤리위 회부해 엄중징계하겠다"며 "선거운동 위반 행위에 대해 경선위가 강력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향후 경선일정과 관련해 "이대로는 정상적으로 국민경선을 치르기엔 무리라고 판단된다"며 "후보자 간의 만남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고, 아름다운 경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 시각 이후 후보자 합동연설회 등을 잠정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후보자 간의 합의가 되지 않고 국민과 당원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한다면 당 지도부는 대선승리를 위해 중대 결단을 할 수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학규·이해찬, 당 지도부에 "경선 잠정 중단" 요구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전북지역 합동연설회와 3일 인천지역 합동연설회 일정은 취소됐다.

이 같은 당 지도부의 결정은 이해찬, 손학규 후보 측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으로 향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손학규·이해찬 두 후보는 전날 심야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에 부정선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경선 일정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두 후보는 "총제적 불법.부정선거에 대한 진상규명과 구체적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 정상적 국민경선이 이뤄지고 제반대책 마련될 때까지 경선을 잠정 중단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패배 고통스럽겠지만, 경선 못하게 한다면 국민과의 약속위반"

사실상 손학규-이해찬 후보가 연대하고, 당 지도부가 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형국이 전개되자 정동영 후보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 후보 캠프의 김현미 대변인은 전날 손·이 두 후보의 심야 회동에 대해 "게임을 하고 있는 와중에 지고 있는 두 사람이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어제 한밤중에 일어난 일들을 보면 손-이 연대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임을 확인해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손·이 후보를 향해 "국민경선 완주는 패배한 후보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며 "그렇다고 해서 경선을 못하게 한다든지 일정을 바꾸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국민과의 약속 위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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